전도사닷컴, 1월 31일 ‘기독교 대안학교, 그 해법은’ 긴급 토론회 개최

전도사닷컴은 지난달 31일 ‘기독교 대안학교, 그 해법은’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전도사닷컴 영상 갈무리)
전도사닷컴은 지난달 31일 ‘기독교 대안학교, 그 해법은’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차영희 사무국장(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배상식 교장(인투비전스쿨), 장한섭 교장(이야기학교), 박종현 목사(전도사닷컴 편집장). (사진=전도사닷컴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기독교대안학교 관계자들이 ‘IM선교회 사태’에 사과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설사 부정적인 사건이 계기가 됐더라도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늘었으면 하는 자조 섞인 바람을 전했다. 비인가 교육시설이란 이유로 제도권에서 벗어나 지자체나 교육청의 지원도 받을 수 없었던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전도사닷컴은 지난달 31일 ‘기독교 대안학교, 그 해법은’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주범이 된 IM선교회로 인해 애꿎은 기독교대안학교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한 취지다. 토론회에는 차영희 사무국장(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배상식 교장(인투비전스쿨), 장한섭 교장(이야기학교)이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IM선교회로 인한 코로나19 확산과 그로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차영희 사무국장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기도 송구하다. 코로나 정국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IM선교회 사태가 벌어져서 국민들에게도 얼굴을 들 수가 없고, 대안학교 진영 전체에도 누가 됐다”고 토로했다.

장한섭 교장도 “해명하기도 어렵고, 설명하기도, 사과하기도 어려웠다.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일으킨 부분, 대안학교 진영이 힘들게 된 부분은 우리가 자성하고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기독교대안학교 관계자들에게도 IM선교회는 미지의 존재였다고 했다. 20년 가까이 기독교대안학교 운동을 해왔지만 IM선교회나 대표인 마이클 조 선교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었다고 했다.

특히 기독교대안학교를 프랜차이즈처럼 운영하는 방식에 기함했다고 했다. 차 사무국장은 “대안학교를 프랜차이즈처럼 운영한다는 발상, 접근 자체가 놀라웠고 의아했다”는 심정을 전했다.

IM선교회가 운영하는 교육기관과 일반적인 기독교대안학교는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장 교장은 “대안학교라고 한다면 본질적이고, 대안적인 교육을 위한 운동이지 외국 커리큘럼을 가진 국제학교를 대안학교라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IM선교회는) 학원 형태로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장 교장은 ‘비인가’라거나 ‘교회 부설’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기독교대안학교와 IM선교회가 운영한 교육기관과 유사한 면이 있을지 몰라도 “교육의 목표, 내용은 분명히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짧은 시간 안에 IM선교회가 크게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배 교장은 “입시 위주의 학업을 지향하는 그릇된 모습들이 IM선교회 사태로 드러났다고 본다”고 했다. 장 교장도 “신앙으로 잘 포장해놓고 속 내용은 자녀의 성공을 담보한 콘텐츠를 해놓은 것이다. 그것들이 잘 맞아떨어져서 설명회를 하고 홍보를 했을 때 잘 반응하지 않았나 싶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어느 교회든 이런 설명회를 했다면 누구나 반응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독교대안학교 관계자들은 IM선교회 사태를 거울로 삼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장은 “국제학교냐 대안학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 내에서 건강하지 않은 모습이 드러난 것은 인정하고 자성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성적, 지성적이어야 할 기독교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면서 정당화하는 모습이 지탄받는 이유”라며 “과연 그런 행위들이 어른으로서, 교육자로서, 기독교인으로서 옳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대안교육이 ‘기독교인 엘리트 교육’으로 비춰지는 현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배 교장은 “공교육에서 부적응하는 아이들이 오는 곳이 아니라 이 아이들을 사회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기독교대안교육”라며 “비닐하우스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키워서 이원론적 사고를 가진 아이로 키우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공교육에 비해 학비가 비싸 보이는 이유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장 교장은 “대안교육 현장은 정부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그 이상의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배 교장도 “복지 차원에서는 대안학교 학생들도 지원을 받는 것이 맞다”며 “대안교육을 귀족학교라고 오해하시는데 이 정도로 귀족학교라고 불리기에는 굉장히 열악한 편이다. 교사들이나 학부모들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부정적인 계기로라도 대안학교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등의 관심이 많아지길 기대했다.

장 교장은 “(IM선교회 사태 전까진) 방역을 위해서 교육청에 연락을 해도 관할 소관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배 교장은 “일반 학교는 국가에서 지원을 해줬다. (방역을) 철저하게 했었는데,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자체 예산으로 했어야 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배 교장은 “교사들이 대중음식시설을 이용하지 않도록 조치한 곳도 있었다. 비상식적인 학교의 행태가 부각되면서 나머지 학교들이 비난받으면서 힘들어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세속적인 성공 이후 남을 돕겠다는 경박한 논리가 퇴출되길”

황병구 이사장(복음과상황)은 지난달 30일 평화나무와 이메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IM선교회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으로는 번영신학과 성공주의 목회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진단했다. 황 이사장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 1년의 자율방학을 갖는 ‘청소년 갭이어(Gap year)’ 꽃다운친구들(대표 이수진)을 통해 대안교육을 고민해 왔다. 

황 이사장은 “기독교신앙을 가지면 세속적인 복도 겸해서 얻을 수 있다는 기복주의의 한국적인 측면은 주로 부동산과 입시를 통해 나타나는데, 보통 조직적으로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고 개인적인 차원으로만 추구되어 왔지만, 교회의 양적성장이 한계에 다다르고 교인들의 욕구를 이용한 목회전략으로 오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IM선교회 사태로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인성·영성 교육의 실패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황 이사장은 “가장 성경적이고 건강한 관점은 성육신과 대속이라는 예수의 사역을 따라가는 접근인데, 이는 어느 정도의 과정적인 손해와 희생을 전제한 전생애적 접근”이라며 “그런데 한국적 상황에서 부동산과 입시에서 손해와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개신교 그룹이 얼마나 있을지 따진다면 이 역시 난감할 것 같다. 모두가 성찰해보아야 문제”라고 했다.

‘IM선교회 사태’를 계기로 기독교대안교육이 추구해야할 방향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교육의 대전제에 대한 신학적 고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황 이사장은 “전인격적 변화와 성장이라는 건강한 목표는 이내 뒷전이 되고, 고급지식의 선제적 습득이나 경재에서의 승리, 상류문화와의 네트워크 형성 또는 신분상승의 사다리라는 교육에 대한 수단적 시각이 아직도 득세하고 있다”며 “또 다소 극단적인 기독교윤리를 강조하면서 세상의 상식적 문화들과는 유리된 면역력 없는 아이들이 길러질 위험성도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지나친 입시위주의 경쟁을 장려하는 교육을 벗어나 성경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안식과 희년의 개념을 학업노동의 현장에도 적용해 아이들의 놀 권리와 쉴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이사장은 “공동체의식과 소통, 협력과 시너지, 상호의존과 공공선 등 경쟁주의, 약육강식, 승자독식 등과는 확연하게 대별되는 가치가 교육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며 “특별히 수단을 가리지 않더라도 세속적인 성공을 이룬 이후 번듯하게 남을 돕겠다는 경박한 논리가 어서 퇴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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