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출범
“기후위기, 하나님 은총 만족 못한 우리의 죄악에서 비롯된 일”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은 9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출범식과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평화나무)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은 9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출범식과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개신교 시민사회단체들과 교회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이 기후위기로부터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생명을 지키는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변화’라는 위기 앞에 지구촌의 일원인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더군다나 한국은 석탄발전소의 비중이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 중인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게으르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 실제 한국은 지난 2016년 국제 기후변화 대응행동 연구기관들로부터 ‘기후악당’ 국가로 지목됐고, 최근 발표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에서도 61개국 중 53위를 차지해 여전히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은 9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출범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인 위기 앞에 교단과 교파를 넘어 대응해나갈 것을 천명했다.

민정희 공동운영위원장(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기후재난을 대비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인식 제고와 사회 전반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민, 노동자, 취약계층, 미래세대 등의 희생에 기대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민 운영위원장은 “이번 겨울에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기후재난을 보면서 정말 기후위기 우리 앞에 더 가까이 왔다는 걸 실감하게 됐다”며 “정치, 사회, 경제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고 삶의 방식도 그렇다. 기독교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진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했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기대가 크다”고 했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은 출범선언문에서 “기후위기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총에 만족하지 못하고 풍요에 눈이 멀었던 우리의 어리석음과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악한 세력들로부터 온전히 지키고 돌보지 못한 우리의 죄악에서 비롯된 일이었음을 고백한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행동에 참여 독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구 조직 ▲정부와 국회에 정의·평화·생명에 바탕을 둔 기후위기 대응 법안 제안 등의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은 “미래세대에 책임을 떠넘기는 정책이 아닌 지금 당장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임시적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를 지향하는 정의와 평화와 생명에 기반한 기후위기 대응 법안을 국회가 만드는 일에 지혜를 보탤 것”이라며 “아울러 정부가 2050년에 앞서 실제적인 탄소제로 사회를 계획하고 만들어 나가도록,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모범이 되는 정부가 되도록 기독교 교회의 힘을 보을 것”이라고 했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에는 9일 기준으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성서한국, 한국YW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교회개혁실천연대, 녹색교회네트워크 등 25개 단체, 38개 교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출범식을 시작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교계 연합기관과 교단들과도 협력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방문했다.

이진형 공동집행위원장(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문제는 한국교회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고 교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된다는 점에서는 다들 공감을 하고 있다”며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고민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교단들과 여러 기구들도 기후위기 대응에 앞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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