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우리들교회 전도사로 부임한 전재용 씨
김양재 목사 “유명한 사람이라고 전도 안해야 되나? 우리는 다 100% 죄인”

지난 7일 설교를 전하고 있는 김양재 목사. (사진=우리들교회 영상 갈무리)
지난 7일 설교를 전하고 있는 김양재 목사. (사진=우리들교회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두환 씨의 아들 전재용 씨가 지난 7일부로 우리들교회 전도사로 부임했다. 우리들교회 담임목사인 김양재 목사는 “우리들교회가 감당할 만하니까 보내셨다고 생각하지 않나?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우리 (전재용·박상아) 부부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란다”고 교인들에게도 당부했다.

김양재 목사는 지난 7일 ‘성령의 환상(행16:6~10)’을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사도 바울의 동역자로 활동한 디모데와 실라를 언급하며 신학을 배우고 나서도 사역할 곳을 찾기가 어려웠던 자신의 전도사 시절도 이야기했다.

김 목사는 “너무 늙어서 목사가 됐다. 행정도 몰라서 ‘내가 어떻게 목회를 하겠어?’ 싶어 큐티 (사역)을 하는 교회에 들어가서 나는 오직 큐티 사역만 하고 교회는 다른 모두가 해주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것도 막혔다”며 “내 인생은 막힘의 연속이었다. 결혼 생활도 막히고, 모든 게 막히고 막혔다”고 했다.

교회라는 공동체가 감당해야 할 역할은 ‘한 사람의 구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감추어진 하나님의 경륜의 마지막 결론은 우리 공동체가 한 사람의 구원을 돕는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의 결론, 삼위 하나님의 결론은 한 사람의 구원을 돕는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또 “항상 길이 없다는 사람에게 우리들교회에 오면 길을 내시고 살아나게 하시는 걸 보게 하시지 않나? 정말 길이 없는 사람들이 와서 다들 살아나신다”고 했다.

전재용 씨의 전도사 부임 소식은 설교 막바지에 나왔다. 김 목사는 ‘황제 노역’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수감 생활 이후 전재용 씨가 우리들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한 계기도 전했다. 먼저 우리들교회에 다녔던 박상아 씨의 회개가 전재용 씨의 전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우리들교회 한 성도님이 학부형 모임에서 박상아 집사한테 큐티인(우리들교회 큐티집)을 준거다. 그리고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 박상아 집사에게 죄를 보라고 그랬다는 거다”며 “그래서 이 분(박상아 집사)이 (우리들교회) 왔는데, 이 화려했던 분이 와서 말씀을 듣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상아 집사가) 2년 8개월 동안 옥바라지를 너무 열심히 하고 남편에게 큐티인 넣어줬다. 그런데 감옥에서 (전재용 씨가) 땅 끝까지 내려가니까 말씀이 또 들려서 30권의 제 책을 몽땅 다 읽어가지고 그냥 너무 은혜를 받으셔서 출소한 날이 수요일이었는데, 그때 그냥 그 채로 우리들교회 수요예배를 왔다”고 했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봐주지 않아 우리들교회 출석하기가 편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목사는 “이제 날마다 눈물로 자타가 공인하는 죄인이라고 하시니까. 뭘 해도 지금 다 할 수가 없다. 다 막힌다. 이 분(전재용 씨)이 하는 것은 다 막히고 막혀서 이젠 먹고 살 것도 없는 지경이 되니까 이제야 권력의 무상함, 허무함을 전하시겠다고, 예수의 증인으로 사시겠다고 극동방송 나가서 인터뷰를 했다”며 “나이도 환갑을 바라보시는데 THINK 양육을 받으시면서 한 가지 소원을 말하라고 했을 때 부모님(전두환·이순자)의 구원이라고 그렇게 말한 것을 기억한다. 그것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유명한 사람이라고 전도를 안해야 되나? 우리는 다 100% 죄인 아니겠나? 이제 (목회자로) 나서기로 결단을 해서 극동방송에 가서 인터뷰까지 하셨다”며 “여기에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우리가 ‘난 저런 사람 싫어’ 이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교회 감당할 만하니까 보내셨다고 생각하지 않나? 우리가 되어서 우리가 기도함으로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재용·박상아) 부부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평화나무는 전재용 씨의 우리들교회 전도사 부임과 관련해 김양재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11일 연락을 시도했다. 평화나무는 김 목사에게 ‘전재용 씨를 우리들교회 전도사로 사역하게 하는데 부담은 없었는지’, ‘굳이 목회자가 되지 않더라도 복음을 전할 수도 있을 텐데, 전재용 씨가 목회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는 김양재 목사님의 영향이 있던 것인지’, ‘전재용 씨의 전도사 부임과 관련해 교인들의 반응은 어떠신지’, ‘전두환 씨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 사과나 입장 표명 없는 가운데 전재용 씨가 부모님의 구원이 소원이라고 언급한 것은 성급한 게 아닌지’ 등을 질문하고자 했다.

김양재 목사는 평화나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말씀드릴게 없다. 교회로 연락하시면 된다”며 “제가 설교 끝에 이야기한 것이 전부”라고 짧게 언급하고 통화를 마무리했다.

지난 7일 우리들교회 주보. 전재용 전도사의 부임 소식을 교인들에게 알렸다. (사진=우리들교회 주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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