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교회협 교단장, 기관장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세 손가락을 들고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교회협 교단장, 기관장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세 손가락을 들고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소속 교단들이 그리스도인들에게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한 기도와 모금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이경호 의장주교, 총무 이홍정 목사)는 지난 1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교회협 교단장, 기관장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서는 군부의 쿠데타로 고통 받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의 가치 존중과 미얀마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연대를 선언했다.

이들은 “날로 심각해지는 미얀마 상황을 목격하며, 우리는 이제 미얀마에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을 결단하였다”며 “우리는 다시 한 번 결연한 의지를 모아, 아래와 같이 한국의 교회와 정부, 세계종교시민사회에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도와 연대를 호소한다”고 했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호소에서는 “사순절 동안 매일 정오에, 미얀마에서 살인적 시위진압이 즉각 중단되고, 민정이양이 이루어지며, 민주주의와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건설되도록 1분간 함께 기도하자”며 “사순절에 한 끼를 금식하여 구속자와 난민, 소수민족과 어린아이들을 위해 헌금하는 모금 운동에 적극 동참하자”고 했다.

한국 정부에게는 국회가 지난달 26일 채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민주주의 회복과 구금자 석방촉구 결의안’을 존중해 자국민을 실탄으로 위협하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실효적 조치를 주문했다. 아울러 미얀마 군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일부 기업들에게도 “지금 한국기업의 선의의 투자와 협력이 미얀마 국민들에게 군부의 총칼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정착될 때까지 군부에 대한 협력과 투자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UN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는 자국민들을 학살하는 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 대해, 유엔의 ‘보호책임(R2P, Responsibility to Protect)’ 원칙의 정신에 따라 무기 수출금지, 경제제재, 여행금지를 결의할 것을 촉구한다”며 “유엔인권이사회는 인권유린조사단을 급파하여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고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호소문에는 교회협 회원 교단 총회장인 신정호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이철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이건희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장만희 사령관(구세군한국군국), 이경호 의장주교(대한성공회), 장미선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한국정교회), 유영희 목사(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김은섭 목사(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와 회원연합기관 대표 손달익 이사장(CBS), 서진한 사장(대한기독교서회), 채수일 이사장(한국기독학생총연맹), 송인동 이사장(한국YMCA전국연맹), 원영희 회장(한국YWCA연합회)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 회복을 위한 대한민국 국회의원-재한 미얀마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 회복을 위한 대한민국 국회의원-재한 미얀마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정부, 국제사회와 함께 미얀마 민주화 위해 실질적인 노력해야”

정치권에서도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면서 미얀마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명은 재한 미얀마 시민사회단체(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재한 미얀마 청년연대·재한 미얀마 봄 혁명 지지자들)와 함께 지난 10일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군부가 미얀마 국민들에게 자행하고 있는 폭력 진압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이재정·김용민·민형배·신현영·유정주·이소영·이탄희·전용기·최혜영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민형배 의원은 “조금 더 빨리 미얀마 시민들과 함께 했어야 했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80년 5월 광주와 오늘의 미얀마는 여러모로 닮았다. 군부의 야만적인 총알이 10대 청소년부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날아든다. 무자비한 폭력과 탄압에 시민들의 눈물과 피가 넘친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바위를 뚫듯, 우리가 보태는 작은 힘이 미얀마 시민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서예은 회장(재한 미얀마 청년연대)은 “어려울 때 서로 도와야 진정한 벗이라 하는데 미얀마와 한국이 진정한 벗이 되는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며 “인권탄압을 당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미얀마 국민들을 대신해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이 즉시 중단될 수 있도록, UN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은 즉각 유효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국제사회와 함께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미얀마 군부의 폭력적인 탄압으로는 들불을 꺼뜨릴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미얀마 군사정부가 구시대적인 군사 쿠테타를 멈추고,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미얀마 시민의 뜻을 받들기를 촉구한다”며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가능케 했던 4.19 혁명,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정신으로, 민주주의와 평화의 꽃을 피우려는 미얀마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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