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상가 분석도 기사화 한 헤럴드경제 “정치적인 의미는 없어”
조선희 팀장,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면 편향성 일부러 보여준 것”

헤럴드경제 기자가 쓴 기사
헤럴드경제 기자가 쓴 기사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얼굴을 AI 관상앱(APP)으로 분석해 내놓은 기사가 연일 화재다. 지난 8일 헤럴드경제 김 모 기자가 쓴 ‘“누가 왕이 될 상?” AI 관상가가 본 윤석열·이재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기자는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3위를 차지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3명의 관상을 분석해 봤다”며 세 인물의 관상 결과를 올렸다.

해당 기사는 데이무드의 ‘내가 왕이 될 상인가’와 한다소프트의 ‘점’이라는 앱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얼굴을 분석한 내용으로, 전혀 신빙성 없는, 전형적인 재미 위주의 글이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30일 채상우 기자가 쓴 ‘“누가 왕이 될 상인가”..AI 관상가가 본 “이재명부터 윤석열까지..”’라는 기사에는 윤 전 총장을 양반의 상이라고 소개한다. 사진마다 다른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다.

 

알릴만한 가치 있는 사건이나 사실 전달해야

김 기자는 “해당 AI 관상 앱은 사진을 바탕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실제 관상풀이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AI 관상가의 단순한 견해일 뿐이므로, 재미 정도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사진에 따라 바뀌는 앱의 결과를 기사화했다는 것도 의문이 남는다. 보통 기사란 ‘알릴만한 가치가 있는 사건이나 사실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글’을 말한다. 그러나 해당 기사는 그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해당 글은 기사 형태로 올라왔고, 여러 포털에 올라갔다.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이게 무슨 기사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어떤 정치적인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졌다.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의 김언경 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과잉 보도들이 많다. 가십성 보도, 일종의 ‘대통령 만들기 놀이’같은 느낌의 보도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흥미 위주의 보도, 수준 낮은 보도들이 많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조선희 미디어교육팀장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상 보도가 재미를 준다고 하지만, 이를 단순히 재미로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며 “그러한 보도는 누군가의 편을 들고자 하는 지지자나 정치권 일부에서 2차, 3차 가공돼 계속해서 회자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기사를 냈다면 편향성을 일부러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어떤 하찮은 언론사가 ‘누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기사를 냈다”며 “왕이 될 상으로 뽑힌 사람은 속히 ‘왕국’으로 귀화해야 관상 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AI 관상가 관련 기사가 문제시되자 헤럴드경제는 AI 관상가 관련 기사를 모두 내렸다. 헤럴드경제 IT 관련 담당자는 “요즘 AI 기술이 많이 발달해 기술적인 면을 소개하려고 했다. 이 부분을 좀 재미있게 소개하려다 보니 요즘 화제성 있는 인물을 사용한 것”이라며 정치적인 부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부서는 정치와 관련된 부서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할 이유도 없다”고 말하며 “저희가 너무 가볍게 생각한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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