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격 없음 인정하고 후보직에서 즉시 사퇴하라”

동아대·부산대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등 10개 단체가 1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제공)
동아대·부산대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등 10개 단체가 1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제공)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교수·연구자단체가 이명박 정권에서 청와대 홍보기획관 재직 시 ‘불법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동아대·부산대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등 10개 단체는 1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부산시장의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고 후보직에서 즉시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성대, 부울경, 공주대 민교협, 경남민주교수연대, 광주전남 교수연구자연합, 전북미래교육연구소, 포럼지식공감,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박형준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홍보기획관이었다. 그러한 그가 당시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에 관여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그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사찰 문건을 본적도 없고 심지어 보고받은 적도 없다 강변하고 있다. 과연 박형준 후보에게 부산시장의 자격이 있나?”고 꼬집었다.

또 “박형준 후보는 지난 30년간 동아대학교의 교수였다. 하지만 교수로 임용된 이후 기록적인 장기 휴직을 통해 정치판에 몸을 담았다. 그에게 대학은 자기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는 여관방이었을 뿐”이라며 “그가 국회의원, 청와대 비서관, 국회사무총장, 정당 선거본부장 등 화려한 꽃길을 걷는 동안 제자들은 수업권을 박탈당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에게 ▲국정원 민간인 불법사찰 주도 의혹 해명 ▲스승으로서 책임을 망각하고 대학을 출세의 발판으로 삼은 행태 사죄 ▲불법 비리 의혹 소명 ▲ 후보직에서 즉시 사퇴 등을 촉구했다.

이명박 정권의 불법사찰 피해를 입었던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등 4개 시민·환경단체도 17일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형준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문건에 담긴 내용은 정부 차원의 불법적인 획책으로 가득하다”며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어용단체에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국정원의 제안은 4대강 재자연화를 방해하고 있는 세력들의 민낯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불법사찰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박형준 후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국가 권력이 총동원돼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았지만, 어떤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며 “박 후보가 국정원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하는 등 민주주의를 말살하려고 공작했는지에 대해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17일 부산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불법 사찰 의혹을 비롯한 각종 의혹 백화점으로 지탄받는 박 후보는 부산 발전에 짐이 될 뿐”이라며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에 100여 명의 부산 유력인사 진정서가 접수됐다. 엘시티 특혜분양 관계자를 낱낱이 밝혀 일벌백계해야 한다. 엘시티 특검 도입을 야당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투기 의혹을 받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를 찾아 '공직자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투기 의혹을 받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를 찾아 '공직자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박형준 “어떤 불법이나 비리, 특혜도 없었다”

거듭된 해명 요구와 고발이 잇따르자 박형준 후보는 SNS를 통해 “흑색선전으로 민심을 도둑질 할 수는 없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박 후보는 “제 개인적으로 엘시티라는 고가 아파트에 사는 것이 어렵게 사시는 시민들에게 민망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좀 더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이 송구스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엘시티 분양과 관련해 어떤 특혜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이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어떤 불법이나 비리, 특혜도 없었다는 점이다. 저희 부부는 지난 30년 간 부산 외에는 집을 갖지 않았고, 한동안 무주택으로 있다가 아내 명의로 이 집을 작년에 구입했다. 여러 가지로 망설였지만 불가피한 사연도 있고 해서 10억 원의 융자를 끼고 샀다”며 “저와 아내는 평생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고, 주택 구입 자금은 사업을 해온 아내가 주로 마련했다. 앞으로 평생 살겠다고 생각하고 산 집”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지금 민주당은 네거티브 흑색선전으로 부산 민심을 도둑질 하려 하고 있다”며 “마치 뭘 해도 성적 안 오르는 사람이 일등을 두들겨 패서라도 일등의 자리를 빼앗아 보겠다는 심산이다. 어리석은 짓이다. 수준 높은 부산시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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