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부인 김정숙 여사 등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비공식 방문한 것을 두고 보수 유튜버와 정치인, 언론까지 가세해 물고 뜯었다. 진성호 씨를 비롯한 보수 유튜버들과 몇몇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로 예정됐던 여름 휴가를 반납하는 척해놓고 실제로 휴가를 즐겼다”면서 비난에 열을 올렸다.

유송화 청와대 춘추관장은 28일 저녁 청와대 출입기자 단체 SNS메신저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예정된 하계 휴가를 취소했다”며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관장은 “‘직원들의 예정된 하계휴가에 영향이 없도록 하라’는 당부 말씀 있었다”며 “그래서 월요일 수보회의는 없다”고 전했다. 문대통령이 휴가를 취소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후 주말을 이용해 제주도에 깜짝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자 평소 현 정권 비난에 촉각을 세우던 보수 유튜버와 언론들이 벌떼처럼 몰려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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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국회의원이자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진성호 씨는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단한 결단을 내린 것처럼 휴가를 취소했다고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뒤늦게 2박 3일동안 제주도를 다녀왔다”고 주장하며 문 대통령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진성호 씨는 “문 대통령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몰래 다녀왔는데 이 사실이 제주도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통해 알려졌다”면서 마치 문 대통령이 숨기려던 것을 들켰다는 듯 말했다. 유튜브 영상은 29일 저녁11시55분 현재 23만5266뷰를 기록하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민 의원은 여름휴가를 취소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가족들과 제주도를 찾았다고 비판하며, "역시 그럼 그렇다. 그러니까 국민이 대통령을 못 믿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휴가까지 반납한 대통령이 주말을 이용해 잠시 제주도를 방문한 것을 두고 비난을 퍼붓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싶지만, 이들의 주장은 SNS를 통해 블로그를 통해 마구잡이로 유통됐다.
 

문화일보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알려졌다’... 주어 없음 문장

 문화일보는 29일 '알고보니...문 대통령 지난 주말 제주도 방문'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28일 2박3일간 비공식 일정으로 제주도를 방문한 사실이 29일 뒤늦게 알려졌다.

청와대는 산적한 외교 현안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번 주 닷새간 하계휴가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휴가를 다녀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제주도 방문 일정은 쏙 빼고 휴가 취소 사실만 알리면서 그 설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문화일보는 보수 유튜버들과 정치인의 주장을 고스란히 받아준 셈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휴가 취소’ 문 대통령 지난 주말 2박3일 제주도 방문‘이란 제목의 보도를 냈다가 오후에 소리없이 기사를 고쳤다. 조선일보는 4시6분께 제목을 ‘제주도 1박 2일 文대통령 머문 곳은 '멘토' 송기인 신부 집’이라고 수정했고, “당초 문 대통령이 금요일 오후 늦은 시간에 제주도에 도착해 2박 3일간 머문 것으로 잘못 알려졌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문 대통령 출발은) 토요일 오전"이라며 문 대통령이 제주도에 머문 것은 1박 2일이라고 정정했다>라고 고쳐 썼다.

그러나 현재 이 기사는 삭제됐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퍼 나른 블로거의 블로그에 그 흔적이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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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수정 전 기사는 어땠나?

다만 오전 10시19분 송고됐다가 오후5시 29분 수정된 ‘휴가 취소 文대통령, 지난 주말 1박 2일 제주도 방문’이란 제목의 기사만이 남아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출입 기자들과 만나 설명하면서 기사가 두번이나 수정하고 삭제됐으나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게다가 청와대가 문대통령 제주방문 일정을 2박3일에서 1박2일로 정정했다는 듯 썼다.

조선일보의 수정 전 기사에서는 ”~한 것으로 알려졌다또는 “~한 것으로 전해졌다라는 표현이 무려 4번이나 등장했다. 조선일보가 애초에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서술이 했다’, ‘확인됐다등이 아닌, ‘전해졌다’, ‘알려졌다로 끝나는 기사는 반쯤 접고 보는 것이 좋다.

 

-조선일보 기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후부터 28일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제주지역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부터 23일간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지인의 집에 머물렀다면서 김정숙 여사와 손자, 조한기 제1부속실장과 주영훈 경호처장 등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실은 인근 식당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오전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한 사진에서 문 대통령은 밝은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식당에서 지역 주민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식당에서 한치, 물회, 갈치조림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금요일인 지난 26일 오후 늦은 시간 제주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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