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새로운 한기총 직무대행에 관하여 [Web발신] 존경하는 한기총 동역자 여러분!

저는 문재인을 끌어내는 것이 만 가지 악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인 것으로 알고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대표회장이 되어 한기총을 이끌어오면서, 이병순 목사의 그룹에 모든 권한을 다 부여했으나, 이번에 그들의 반란적 행위가 드러났으므로, 기회를 박중선 목사님 그룹에게 드리겠습니다.

박중선 목사님을 오늘부로 저의 직무권한 대행으로 임명하겠습니다.

이제 저의 남은 기간동안 제가 밖의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한기총 내부의 일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한기총 여러분들 중에 저를 돕기를 원하시는 분은, 직책을 써서 저에게 가져오시면 될 수 있는 대로 원하시는 직책에 임명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주안에서 승리하십시오.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드림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이 7월 31일 한기총 임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한기총 내부 정관과 절차를 무시한 채 임원들의 해임·임명을 남발하고 있다. 한기총이 전광훈 씨의 사조직화 됐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전광훈 씨는 지난달 31일 한기총 임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병순 목사 그룹에 모든 권한을 다 부여했으나, 이번에 그들의 반란적 행위가 드러났으므로, 기회를 박중선 목사님 그룹에게 드리겠다”고 통보했다. 아울러 “여러분 중 저를 돕기를 원하시는 분은 직책을 써서 가져오면 가능한 원하는 직책에 임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광훈, 문자 한 통으로 “해고되셨습니다”

앞서 지난달 29일 한기총 조사위원회 위원장 이병순 목사 등은 전 씨를 횡령·사기·공금착복 및 유용 혐의로 서울 혜화경찰서에 고발했다. 이들은 전 씨가 대표회장이 된 이후로 한기총 주관 행사를 18차례나 치르면서도 전 씨 본인 또는 본인이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통장으로 입금한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한기총은 법인 단체로 정관에 따라 임원을 임명하거나 제명, 자격정지 또는 해임할 경우, 반드시 임원회 결의를 통해 과반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전 씨는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자신의 뜻을 거역하는 인사들을 문자 한 통으로 해임·임명하면서 또 한 번 논란을 자처한 것이다. 

전광훈 씨의 비서실장인 이은재 목사는 <평화나무> 취재진에게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면서 해임·임명 통보를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내일(2일) 오전 11시 임원회를 열고 처리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평화나무> 취재진이 ‘이미 문자로 통보를 한 것처럼 보인다. 내일 임원회의 참석자 명단을 알려달라’고 요구하자, “내일 와서 확인해보라”면서도 “그러나 평화나무는 출입금지 당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은재 목사조차도 한기총 임원의 해임과 임명은 대표회장의 권한이 아니라 임원회의 결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했으나, 30일 한기총 블로그에 올라온 전 씨의 글에서도 김운복 목사와 이병순 목사 등 조사위원들은 한기총에서 제명했으며, 소속 교단 목사직 해임을 권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 씨는 “이는 30-13차 임원회를 통해 자신에게 징계와 행정보류를 위임해 준 권한으로 징계 조치를 결의했다”고 통보하면서 “만일 교단 해임을 권고한 한기총의 조치에 따르지 않을 경우, 행정조치 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인 김인기 목사는 문재인 정부 하야를 외치는 전 씨에 대해 “정말 공산주의 정부 같으면 수십 여일 동안 청와대 앞에서 천막까지 치고 난리를 치도록 가만히 뒀겠냐”고 반문한 뒤, “불법을 지적하고 성명서 발표했다고 당일로 문자로 해임하고 자격정지, 제명한 전광훈 목사야말로 김정은보다 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사위, 박중선 목사 올 초 재정 횡령으로 고발

전광훈 씨가 새 직무대행으로 임명한 박중선 목사는 지난해 한기총 조사위원회가 조직된 원인 제공자로 꼽힌다. 

한기총 내부관계자에 따르면 한기총 조사위원회는 2017년 조직됐다. 조사위는 “2016년-2018년 박 목사 등이 우월적 지휘를 이용해 여러 위원회에 배석자로 참석해 회의비를 부당하게 지급 받았다”고 밝히고 올해 1월 8일 박 목사 등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박 목사는 하루에도 두세 차례 회의에 참석하며 1회당 수십만원씩 총 2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목사는 2011년 한기총 사무총장을 지낼 당시에도 성락교회 김기동 측으로부터 1억 7000만 원을 받고 김기동 목사에게 이단 혐의가 없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급기야 2015년 한기총 이단대책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주요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인물들을 한기총에 무분별하게 영입시켜 빈축을 샀던 인물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을 지낸 이진오 목사(세나무교회)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리고 “한기총이 얼마나 한심한지는 이런 문자 한 통으로 충분히 인식될 것 같다. 해체가 답”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전 씨의 최측근인 이은재 목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박 목사가 이단 영입에 앞장섰던 장본인임을 지적하는 <평화나무> 취재진에 “당시 정상적인 일을 한 것이고 이단으로 따지면 벙커1교회도 이단이다”라고 막말했다.

 

전광훈, 통장 내역 공개하나?

한기총 조사위에 따르면 전 씨가 대표회장에 취임한 이래로 한기총으로 개설된 통장에 들어온 재정은 '이승만 대통령 대학 설립기금' 60만원뿐이다. 통상적으로 한기총 대표회장이 되려면 기탁금 1억5천만을 내게 되어 있다. 이 돈은 한기총 살림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조사위 주장대로라면 전 씨는 한기총 기탁금마저 내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 목사는 한기총 사무실 임대료 5개월치(5000만원)와 직원 6명 임금 2개월(3000-4000만원)치도 체납한 상태다.

조사위가 29일 혜화경찰서에 전 씨를 고발하자, 전 씨 측도 같은 날 ‘임기 시작부터 한기총 재정이 바닥이었다. 한기총 주최 행사에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없다' 등의 내용으로 반박 자료를 혜화경찰서에 제출했다.

그러나 전 씨는 청와대에 천막까지 치며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외칠 때마다 자신이 '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사실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으며, 천막에까지 헌금함을 비치했다. 

김인기 목사는 “한기총에 재정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직원월급과 임대료까지 밀려가면서 정치행보만 일삼은 전임 회장은 없었다”며 “한기총 이름으로 각종 정치 행사를 치르면서 받은 후원금은 한기총과 무관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씨는 앞서 기자들 앞에서 관련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은행 계좌를 공개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전 씨의 공언대로 은행 계좌를 언제 공개할 것인지를 묻는 <평화나무> 취재진의 질의에 이은재 목사는 “대표회장이 변호사와 상의해 계좌내역을 공개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가 언제인지) 내가 다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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