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 박영선·오세훈 정책 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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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 박영선·오세훈 정책 점수는?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1.03.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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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임기 내 실현할 수 있는 정책공약 거의 없어”
빈곤사회연대 “가난하고 쫓겨나는 사람들의 의견이 시정에 반영돼야”
빈곤사회연대는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평화나무)
빈곤사회연대는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도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부동산 관련 공약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핵심공약 대부분은 부동산 이슈에 쏠려있다. 하지만 잔여임기가 불과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서울시장 후보들의 약속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현실성 없는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는 29일 공개한 서울시장 후보자 공개질의서 회신 내용에서 “임기 내 실현할 수 있는 정책공약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며 “부실한 공약가계부가 보여주듯 정책공약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보이고, 선물 보따리처럼 풀어놓고 있는 후보들의 정책공약이 임기 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두 후보에게 ▲도시구상 및 비전과 목표 ▲10대 핵심공약과 우선순위, 사업 주체 및 재원 성격 ▲10대 핵심공약의 추진 일정(임기 내, 임기 후) ▲총 공약수와 공약 가계부 ▲정책의 지속성 등을 질의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박영선 후보의 총 공약은 59개로 국책사업 8개와 자체사업 51개로 구성됐다. 핵심공약인 ‘21분 컴팩트 도시 서울’, ‘글로벌 디지털 경제수도 서울’, ‘2045년 탄소 중립도시 서울’ 등을 이행하는데 4조483억원의 재원이 소모될 것이라고 분석됐다.

이에 반해 오세훈 후보는 최종 공약 미확정을 이유로 총 공약수와 그에 따른 소요재원을 밝히지 못했다. 다만 핵심공약인 ‘재개발, 재건축 정상화로 18.5만호 추진’, ‘상생주택(7만호)+모아주택(3만호) 공급’, ‘주택공급을 가로막는 규제 혁파’ 등 2개 국책사업과 4개 자체사업 등 신규 사업에만 필요한 재원이 올 한 해에만 5,52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 서울시의 정책공약의 지속성을 묻는 질문에 박영선 후보는 보류하거나 폐기하는 공약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 창업지원과 주거 편의’, ‘해외인재 영입 인센티브 제공’ 등 65개 정책공약에 대해서는 수정 보안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공약 중 ‘서울 424개 동(洞) 주민자치제도 혁신’ 등 171개(74.67%)는 폐기하거나 수정·보완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광재 사무총장(한국매니페스토본부)은 이날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핵심공약에 대해 “1년 3개월짜리 시장을 고용하려고 했는데 고용계약서(공약)를 보니깐 5년짜리 청구서를 내밀었다”고 총평했다.

이 사무총장은 “오세훈 후보는 단일화 국면에 힘을 쏟아서 그런지 예상한 것과 다르게 총 공약도 스스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공약이 몇 개인지도 모른다고 하는 건 무능력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후보에 대해서도 “핵심공약에 대해 굉장히 구체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25개 구마다 5개 이상의 공약을 하고 있는데, 여기 (재원마련)에 대해선 이야기 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공약을 남발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본다”고 했다.

박영선 후보나 오세훈 후보 모두 서울시장으로서 시민들을 위한 종합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부동산과 개발 이슈에 치중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 사무총장은 “부동산이나 개발 위주의 공약이 몰려있다. 서울시장인지 ‘개발시장’인지 모르겠다. 성장, 개발 이런 이야기만 하는데 사실 그것만이 시장의 임무는 아니지 않나? 서울시가 가진 자산을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어떻게 배분하는가를 기대하고 있는데, ‘개발로비스트’를 뽑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일단 후보들이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거에서 공약은 선물보따리가 아니라 고용계약서다. 그리고 서울시민이 고용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와 부산시는 대한민국의 1, 2위 도시다. 서울시만, 부산시만 잘 살겠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는 건 무책임하다. 서울시장은 국무회의도 참석한다.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을 위해 서울시가 무슨 역할을 하겠다, 앞으로 미래를 위해 서울시는 이런 도시구상을 가지고 가겠다 같은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선 많이 안타깝다”고 했다.

빈곤사회연대는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반대’, ‘강제퇴거 없는 서울’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평화나무)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반대’, ‘강제퇴거 없는 서울’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시민들의 주거권·생존권 지켜야 한다는 공약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공약(公約)이 아닌 공약(空約)’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박영선 후보, 오세훈 후보는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시를 만들어달라는 목소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빈곤사회연대는 지난 17일 ‘도시빈민 정책 요구안 발표대회’를 진행한 이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재개발·재건축으로 고통 받고 있는 철거민, 쪽방촌 주민, 노점상,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 차별의 대상이 되어버린 노숙인, 장애인의 목소리를 담은 정책질의서를 발송했다. 하지만 신지혜(기본소득당)·김진아(여성의당)·송명숙(진보당)·신지예(무소속) 후보만이 답변을 보내왔을 뿐, 박영선 후보, 오세훈 후보는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한 빈곤사회연대는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후보들은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개발할 수 있느냐’를 다투며 땅 값 겨루기만 하고 있다"며 "이는 2009년 용산참사라는 참혹한 결과로 나타났던 뉴타운 광풍을 떠올리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난한 사람들, 쫓겨나는 사람들, 차별과 폭력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시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성훈 총무(전국철거민연합 미아3구역철거민대책위원회)는 “미아3구역에서 쫓겨나 강북구청에 의해 이슬을 피할 파라솔마저 철거당했다"며 "2019년 신고도 되지 않은 용역깡패가 불법 철거를 자행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 시민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는 공약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하며, "포크레인과 크레인, 물대포를 동원한 살인적인 강제철거는 없어져야 한다. 철거민을 해당자와 비해당자로 나누는 현재의 개발악법도 개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강문원 위원장(청계천 생존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은 “살려달라는 청계천 상인들의 메아리를 들어봐 달라. 우리들은 이 곳, 이 자리에서 삶을 영위하고 싶을 뿐이다. 이것이 큰 욕심인가?”라며 “일부 개발업자들만 배불리고 후세에 부담을 주는 작금의 재개발 정책은 당장 중지함이 마땅하다. 우리 상인들은 가업승계를 꿈꾸며, 오래 장수하는 기업으로 살아남고 싶다. 말 뿐인 백년가게 지정은 그만하고 청계천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명학 교장(노들야학)은 “수십 년을 살아온 터전에서 하루아침에 재개발이란 이유로 쫓겨나는 사람들이 있다. 갈 곳도 없고 아무런 안정망이 없이 내쫓는 것은 살인이고 폭력이다. 재개발로 중요하고 좋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고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외쳤다. 또 “개발 공약을 겨루고 땅값만을 부추기는 서울이 아닌 차별과 배제 없는 도시 서울을 위해 도시 빈민의 요구들이 잘 반영이 될 수 있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서울시장 후보자들에게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반대 ▲강제퇴거 없는 서울 ▲난개발이 아닌 원주민의 삶 존중하는 도시계획 수립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공공주도 순환형 개발 ▲노점 단속 중단 및 노점가이드라인 전면 폐기 ▲주거가 중심이 된 홈리스 정책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서울, 장애인 권리보장 등을 촉구했다.

한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과 서울 생활권 집값 안정 묘안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데, 서울은 그렇게 공급을 할 만한 택지가 없다. 재건축, 재개발 외에는 답이 없다. 인허가 속도를 높이고, 환수금액을 낮춰 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며 “취임 100일 안에 이런 규제들을 빠르게 정리해 부동산 문제를 풀겠다”고 했다.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에서 노량진시장 상인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에서 노량진시장 상인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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