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당하는 친구편 되어주던 따뜻한 내 딸"
상태바
"왕따 당하는 친구편 되어주던 따뜻한 내 딸"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1.03.31 0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장총회, 세월호 진상규명 위한 기도회
세월호 가족과 맞는 고난주간‥ 올해로 7년째
3월 30일 저녁 7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주최로 세월호 참사 7주기 진상규명을 위한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우리 부모들은 봄을 싫어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딸을 잃은 단원고 2학년 1반 문지성 양의 어머니 안영미 씨의 말이다. 

안 씨는 30일 저녁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 주최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기도회에 참석해 딸 지성 양을 떠올렸다. 평소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안영미 씨지만, 지성이를 잃은 후에는 의무감으로 사람들 앞에 서곤 했다고 했다. 

안영미 씨는 이날 넷째 딸 지성 양에 대해 “지성이는 스스로 ‘나는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주신 딸’이라고 언니들에게 자랑할 만큼 자존감이 높은 아이였다”고 말하며 딸을 보고픈 마음을 달랬다. 

엄마 안영미 씨가 기억하는 지성양은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는 친구의 편이 되어줄 정도로 따뜻했던 소녀였다. 울 때는 입이 땅콩처럼 됐고, 다른 아이들이 교복에 흰 양말을 신고 등교를 할 때 당당하게 초록색 양말을 신을 정도로 개성도 강한 학생이었다. 지성이를 임신 후, 담벼락에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리는 태몽을 꾸었다는 안영미 씨에게 지성이는 그야말로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딸이었다. 지금도 아이의 유품으로 남은 장식품을 눈 뜨면 볼 수 있는 곳에 두고 아이를 떠올린다는 엄마 안영미 씨다. 

이처럼 세월호 가족들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 그날에 머물러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탓이다. 

검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은 지난 1월 19일 1년2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수사외압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급기야 법원은 지난 2월 15일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양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전원에 무죄를 선고했다. 

안영미 씨는 “7년간 외친 것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며,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기도회 설교자로 나선 이건희 기장 총회장은 이날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남겨진 이들의 통곡과 울음만 깊어지고 있다”며, “오히려 일상을 내려놓고 생계조차 잊은 채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기다리거나 억울한 죽음을 알리는 애타는 모습이 익숙한 오늘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그날 아침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날의 참상은 대한민국의 실상을 그대로 드러냈고 온 국민의 진지한 성찰과 깊은 생각을 가지게 했다. 참사 이전과 이후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더불어 인간 존엄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공동체성을 외면하고 소홀히 했던 가치들을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맘모니즘에 사로잡혀 방향을 잃은 우리에게 큰 물음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의 깨달음과 동시에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국민보다 먼저 자성과 밝은 미래를 제시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거듭 주문했다. 기장 총회는 이날 유가족들에게 연대의 마음과 함께 성금을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지난 15일부터 한 달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개신교인들의 릴레이 금식 기도회도 이어지는 중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생태탕 제보자 "언론 성향 이제 알았다"
  • "오세훈 구두 흰색이라 말한 적 없어"
  • TBS, 진중권 칼럼에 정정ㆍ사과 요구
  • [기고] '신천지 의혹' 인사, 부산시장 선거 도전장
  • 박형준 때 초대박 난 지인
  • 미얀마 반중정서 확산에 CNN도 믿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