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뉴타운 광풍으로 돌아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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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뉴타운 광풍으로 돌아가자고?"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1.04.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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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인터뷰
“대규모 개발 통한 주택공급, 집값 잡기보다 투기적 수요 발생시켜”
참사 책임 희생자에 떠넘긴 ‘오세훈 망언’에 “용산참사 본질은 무리하고 성급한 재개발 사업”
지난 3월 31일 평화나무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지난 3월 31일 평화나무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2일 시작됐다. 모든 후보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들이 집값 안정은커녕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평화나무는 지난달 31일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을 만나 서울시장 후보들의 부동산·주거 관련 공약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이 집행위원장은 재개발·재건축 공약을 대거 내세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낙제점을 줬다. 서울시장으로서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어떻게 해쳐나갈 것인지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고 도리어 개발광풍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잔여임기만 놓고 보면 코로나 대책 극복에 집중해야 되는 게 맞다. 이제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미래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한데, 미래보다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나 박영선 후보 모두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공교롭게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용산참사에 대해 “과도한 그리고 부주의한 폭력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부터 생겼던 사건”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던 날이기도 하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오 후보의 망언에 대해 “참사의 책임을 희생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2009년 당시에도 용산참사의 본질은 무리하고 성급한 재개발 사업에 있었다는 사회적 성찰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오세훈 후보가 다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다는 것도 무척 참담한 심정이었는데, 그가 내세운 공약들도 다시 10여년 전 뉴타운 광풍 시대로 되돌리겠다는 공약들이어서 더욱 끔찍했다”며 “더군다나 용산과 관련해서도 대규모 개발 공약들을 막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일말의 반성도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용산참사 당시 서울시장인 오세훈 후보 역시 참사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다. 이에 대해 이 집행위원장은 “용산참사 직전에 오세훈 시장이 용산 부도심 개발 프로젝트라는 걸 발표했다. 서울역에서부터 한강대로를 따라서 용산 일대와 한강르네상스와 연결시킨 용산역세권 개발 계획사업”이라며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용산참사가 발생했던 용산4구역도 집값이 갑자기 상승하고 빠르게 개발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참사가 발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저러고 있으니 정말 치가 떨린다”고 했다.

용사참사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3월 31일 한 토론회에서 용산참사를 두고 “과도한 그리고 부주의한 폭력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부터 생겼던 사건”이라는 발언을 규탄하며 서울시장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평화나무)
용사참사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1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망언을 규탄하며 서울시장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평화나무)

향후 서울시장이 집중해야 될 과제로는 ‘공정임대료 도입’, ‘공공임대주택 공급 비율 확대’, ‘재건축 시에도 공공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 적용’, ‘공공주도 순환재개발’ 등을 제시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서울시는 세입자들의 도시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6:4로 세입자 비율이 높은 곳이다. 전국에서 주거빈곤율이 가장 높은 도시가 서울시이고, 최대의 쪽방촌들과 지하방이 존재하는 곳이다. 또 주택 이외의 대표적인 기타 거처인 고시원이 있는 가장 많은 곳도 서울시”라며 “서울시의 주거 빈곤 문제가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외면한다면 과연 서울시장으로서의 자질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음은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의 일문일답 

Q.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개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하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완화를 분명히 공약하고 있지만, 정확히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너무 불분명하다. 이명박-오세훈 시절의 뉴타운 재개발의 폭정에 대한 반성으로 박원순 시정에서 도시재생으로 전환이 있었다. 물론 도시재생도 문제가 많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도시재생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개선하고 보완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지 다시 그 전면철거형 재개발로 돌아가자는 게 답은 아니지 않나. 도시재생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공약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여당의 모습일 텐데, 오히려 우리도 재개발·재건축 완화 하겠다는 건 정말 무책임하다고 본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그야말로 깨알같이 규제완화 공약을 냈을 뿐만 아니라 ‘민간이 만능이다’라는 기조다. 민간이 개발할 수 있게 공공은 지원해주고 방해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민간 주도의 재개발·재건축이 용산참사를 불러왔던 것인데, 전혀 반성 없이 다시 민간에게, 조합에게 맡기면 된다는 식이다. “시장이 되면 일주일 안에 규제를 풀겠다”고 이렇게 말하는 건 다시 서울을 십년 전 뉴타운 광풍 시절로 돌려보내려고 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Q. 지난 3월 17일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정책 요구안 발표대회’에서 오세훈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면서 용산참사 재현될까 걱정된다는 지적을 했다.

 여러 가지 규제를 완화해주겠다는 공약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려스러운 것은 정비지수제 폐지다. 개발구역을 지정하는 방식이 법적으로는 호수밀도접도율, 노후도 등 물리적 기준만 충족하면 지정할 수 있다.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그 구역 내에 아무리 좋은 건물, 새 건물이 있어도 전면철거하고 개발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과도한 정비구역 지정이 일어나게 되는데 뉴타운 시절을 떠올려보면 된다.

 서울시가 2015년부터 정비지수제를 도입했다. 법적으로는 재개발 기준을 충족해도 거기에 거주민들의 의향, 문화유산, 세입자 동의 등을 반영해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도시구역을 지정하도록 했다. 그래서 2015년 이후에는 신규 지역이 지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세훈 후보는) 정비지수제를 폐지한다고 공약하고 있다. 그 뜻은 다시 웬만한 지역은 다 개발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거다. 무리한 구역 지정은 단순히 원주민들이 쫓겨난다는 문제뿐만 아니라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역의 전월세를 폭등시킨다.

 잔여임기만 놓고 보면 코로나 대책 극복에 집중해야 되는 게 맞다. 이제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미래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한데, 미래보다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나 박영선 후보 모두 마찬가지다.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반대’, ‘강제퇴거 없는 서울’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지난 3월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반대’, ‘강제퇴거 없는 서울’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빈곤사회연대는 신지혜(기본소득당)·김진아(여성의당)·송명숙(진보당)·신지예(무소속) 후보만이 정책질의서에 답변을 보내왔을 뿐, 박영선 후보, 오세훈 후보는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평화나무)

Q. ‘차별과 배제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정책’ 질의서에 답변서를 보내온 후보는 소수정당 후보들뿐이었다. 박영선 후보나 오세훈 후보의 대응에 실망이 컸을 것 같다.

 도시빈민정책 질의서는 서울시의 가난한 사람들의 요구였다. 결국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외면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와 관련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약들이 전혀 없다는 걸 반증하는 일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울시는 세입자들의 도시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6:4로 세입자 비율이 높은 곳이다. 전국에서 주거빈곤율이 가장 높은 도시가 서울시이고, 최대의 쪽방촌들과 지하방이 존재하는 곳이다. 또 주택 이외의 대표적인 기타 거처인 고시원이 있는 가장 많은 곳도 서울시다. 서울시의 주거 빈곤 문제가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외면한다면 과연 서울시장으로서의 자질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Q. 소수정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 중에서 주목할 만한 공약을 짚어주신다면.

 소수정당 후보들의 공약 중에서 의미 있는 공약들이 있다. 무소속 신지예 후보의 경우 서울시 자치구별 임대주택 비율 할당제가 있다. 서울시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이 특정 지역에 몰려 해당 지역에서는 우리 지역에만 공공임대주택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공공임대주택 기피 현상과 갈등이 발생했다. 종로구, 용산구, 관악구 같은 경우에는 현격하게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떨어지는 편이다. 필요 수요가 많은 지역임에도 공공임대주택이 적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치구별 할당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Q. 향후 서울시장이 집중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주신다면.

 베를린 시는 2020년 2월 팬데믹 선언 전에 향후 5년간 임대료 동결한다는 법안을 시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서울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생겼다. 서울시는 과도한 임대료 인상이 있었고, 코로나 시기에 월세 상인, 세입자들의 퇴거 문제가 심각하다.

 외국에서 도입 중인 공정임대료 제도가 있다. 표준임대료, 기준임대료라는 표현도 쓰는데, 집의 위치, 형태에 따라 어느 정도가 적정임대료인지를 비교를 통해 데이터화하고 그걸 기준으로 임대료 인상률을 정하거나 임대료 협상을 하게 한다. 서울시도 ‘서울시 공정임대료’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

 후보들이 지역 관련 공약을 내면 벌써부터 들썩거린다. 주택공급을 통해서 집값을 잡겠다고 명분을 내세우지만 대규모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은 집값을 잡는 게 아니라 오히려 투기적 수요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그동안 공급된 주택의 60% 이상은 다주택자들이 가져갔다. 이 구조를 끊지 않으면 주택공급은 투기적 목적의 소유자들의 수요를 채워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Q. 재개발, 재건축 과정에서 기존에 거주하던 주민들이나 세입자, 상인 등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작동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제도적으로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라는 게 자기 집 하나 부수고 새로 짓는 사업이 아니다. 규모도 크고, 이 지역을 개발한다고 해서 이 안에서만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라 주변으로도 확장된다. 이주 수요 때문에 전월세 값이 폭등하고 주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도시계획 차원에서 접근해야 된다. 그런 측면에서 공공이 주도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지금은 민간에게 공공의 권한을 넘겨줘서 민간이 알아서 하는 구조다. 하지만 민간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사업을 하지 않겠나.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동력은 외지가옥주들이다. 외지가옥주들이 개발을 좌지우지 하는데 이들의 목적은 당연히 이윤 추구다. 이윤 추구 중심의 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공공 주도의 개발도 한계가 있다. 원주민들의 이주대책 수립도 신경 써야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 비율을 높여야 하는 문제도 있다. 서울시의 경우 10~20% 사이에서 정할 수 있고, 시장의 권한으로 최대 30%까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재건축의 경우 임대주택공급 의무비율이 없는데 재건축 역시 임대주택을 세우게 해야 한다. 최근 쪽방촌 개발처럼 공공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원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라면 공공주도 순환재개발 방식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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