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연일 집중 유세에서 ‘정권심판’을 내세우며 표심을 구했다. 첫 TV토론을 마친 다음날인 30일 유세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정책 위주의 토론회가 되지 않아 아쉽다”라고 말했으나, 정작 유세 현장에서 공약과 관련한 발언은 듣기 어려웠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정책 질의에도 제대로 된 답변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오 후보가 현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이라고 꼬집는 상황이지만, 정작 본인도 내곡동 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데다 거짓말 논란까지 보태진 상황에서 정권심판 자격론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용산참사의 원인을 두고, “임차인들의 폭력 때문”이라고 한 발언은 파문을 일으켰고, 과거 시장재임 시절 전시행정으로 비판받았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재현할 뜻을 밝히면서 친정집과도 같은 환경운동연합의 비판에도 직면했다. '규제완화'로 점철된 공약은 곳곳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의혹과 거짓말 논란을 압박 카드로 쓰면서 ‘21분 컴팩트 서울’과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평당1천마원 반값 아파트 분양 등의 공약을 내걸고 표심을 구해왔다. 박 후보의 공약에는 좋은 공약도 존재하지만, 대규모 개발 사업을 부르는 데다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면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무엇을 가장 중시하고 있을까. 양측 모두 ‘청렴’과 ‘정직’을 꼽은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 오세훈 후보가 집중유세를 펼친 영등포구에서 만난 시민 A씨는 ‘오세훈 후보지지 이유’를 ‘청렴해서’라고 답했다. 이어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건 부모에게서 재산을 딸이 받은건데,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할 수가 없다”며 “LH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 정책에 만족하셨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사람에게 만족하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오 후보지지 이유’를 “정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들 급식 때문에 과거 사퇴해서 너무 속상했다. 이번에 꼭 시장이 돼서 용산이라든지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고 못했던 거를 다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영선 후보 지지자들은 서울시장을 뽑는데, 정권심판을 내세우는 건 서울시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만들뿐이라는 입장을 내고 있다. 

박 후보 유세현장에서 만난 동작구민 C씨는 ‘박영선 후보지지 이유’에 대해 “중기부장관 할때도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위해서 너무 열심히 해주셨다”며 “우리 동작구의 경우는 성대시장을 최초로 디지털화해서 코로나로 매출이 하락하긴 했으나 매출 하락폭이 낮았다”라고 말했다. 

‘오 후보측에서는 정권심판을 내세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지금은 서울시를 위해 정책과 정견을 발표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정권심판 어쩌고 하면 서울시민은 더 살기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H사태는 전 정부부터 이어오던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에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누가 누굴 심판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민 D씨는 “그분(박영선) 후보가 살아온 과정 중에서 논란이 될만한 게 뭐가 있었느냐”라며지지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박영훈 후보의 도쿄집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묻자, “그러면 도쿄에 가서 산 사람인데, 거기서 살 집을 구한 것을 가지고 부동산 투기로 몰고 가는 건 억지”라며 “게다가 남편이 도쿄에 왜 가게 됐나. BBK 공격수였던 박영선 후보의 남편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회사에서 쫓겨나 일본으로 가지 않았나. 온 국민이 알고 있는데 그걸 그렇게 마타도어 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투표일까지 이틀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 전까지 후보자의 공약과 과거 행적을 검증하는 건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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