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68개 교단·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주최 부활절 연합예배 찾아간 박영선·오세훈 후보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개신교인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절기인 부활절을 맞아 지난 4일 전국 곳곳에서 부활절 예배가 진행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세월호참사 유가족, 미얀마 민주화 등 고난받는 이웃들과 기후위기, 남북문제를 위해 기도했다. ‘2021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는 투쟁에 최전선에 선 LG트윈타워·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의 곁을 지켰다. ‘2021 부활절 인천 연합예배’는 군부의 탄압에도 민주화를 위해 피흘림도 주저하지 않는 미얀마인들과의 연대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교회 68개 교단과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가 모였다는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는 교계 내에서 한가락 한다는 목사들과 정치인들이 주인공이 됐다. ‘소금과 빛으로 살지 못했다’, ‘사랑으로 섬기지 못했다’는 구호만이 메아리쳤다.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대법원에서 “도로점용 허가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고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진행됐다. 오정현 목사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저희 교회가 공공성을 가지고 영적 공공재로 쓰임 받게 된 것이 너무나 너무나도 감사하다”며 “한국 민족의 미래는 한국교회의 미래와 그대로 같이 간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잘돼야 이 민족이 잘된다고 확신한다”고 예배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는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였다. 한국교회의 연합을 기치로 내걸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연합을 초청해 부활절 연합예배를 함께 드린 것이다.

한기채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는 대표기도에서 “우리는 부활의 능력으로 새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운동, 생명운동, 회개운동을 왕성하게 일으키지 못했다. 우리들의 삶은 터전은 자살, 낙태, 살인, 성폭력, 동성애, 아동과 노인학대로 사회 생명력이 급속히 약화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우, 노약자, 노숙인, 미혼모, 새터민, 이주노동자, 난민들을 정성을 다해 돌보게 하옵소서”, “한국교회를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한국교회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워 주시옵소서. 이 땅에서 영적 지도력을 회복하도록 도와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설교에 나선 신정호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는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자며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께 돌아서자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서 만물을 회복하시는 은총을 누리자고 권면했다.

신 목사는 “코로나19는 21세기 인류에게 문명사적인 전환을 요청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기를 바라던 인간의 노력이 코로나19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리 시대의 기독교 신앙도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세계교회가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할 처지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변화로 인해서 교세 감소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구절벽으로 인한 저출산·고령화, 다문화, 동성애로 대표되는 세속화를 한국사회의 변화로 지목했다.

그는 “참된 회복은 오직 부활하신 예수그리스도에게서 오는 줄 믿는다. 하나님께서 회복하시는 권능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며 “2021 부활절을 맞으며 우리는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께 돌아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고 했다.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대회사를 전하고 있는 소강석 목사.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대회사를 전하고 있는 소강석 목사.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예배 참석한 박지원 국정원장 추켜세운 소강석 목사

“부활절 역사상 대한민국 국정원장님께서 처음으로 참석 하셨다”

이날 예배에선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 ‘이웃을 사랑하며 섬겨야 한다’,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해와 치유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등의 구호만이 사랑의교회의 넓은 예배당에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정작 고난받는 이웃들을 초청해 그들의 삶을 들어보고 기도한다거나 연대에 나서겠다는 일말의 시늉조차 없었던 것이다. 도리어 서울시장 후보들과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조찬기도회장), 황희 문화체육부장관, 박지원 국정원장의 방문이 주목받았을 뿐이다. 이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김회재 의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서정숙 의원, 박진 의원, 윤희숙 의원, 박성중 의원, 안상수 전 의원 등이 예배에 참석했다.

대회장 소강석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는 “제가 알기로는 부활절 역사상 대한민국 국정원장님께서 처음으로 참석을 하셨다. 오라고도 안 했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박지원 원장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소 목사의 감사 인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예배에 참석한 김진표 의원을 향해서도 “우리 교계가 모두 자랑하고 응원하고 있는 김진표 국회조찬기도회장님, 지난날 많은 오해를 받으시면서도 종교인 과세 대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변을 해주시고 수고해주신 점 진심으로 대회장으로서 감사의 말씀 올린다”고 했다.

이어 “여러 크리스천 의원님들께서 오셨지만, 야당을 대표로 해서 우리 송석준 의원님이 오셔서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도 감사의 말은 전한 소 목사는 “다시 한번 여러분 모두를 환영하며 부활하신 주님께 영광의 박수를 올려드리겠다”고 했다.

변창배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사무총장)는 광고 시간에도 이날 예배에 참석한 국회의원들과 청와대 비서관, 문체부장관 등의 이름을 언급하며 인사를 시켰다. 변 목사는 “오늘 현장에서 드린 헌금과 온라인 헌금은 코로나19 피해 회복을 위해서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셨을 예배는 서초구에 우뚝 솟은 예배당에서 진행된 예배였을까, 아니면 고난받는 이웃들을 초청해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연대에 나선 예배였을까. 주류 한국교회는 ‘헌금’을 전달하는 방법 외, 이웃을 섬기는 방법을 상상해볼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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