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철저한 지도받겠다”면서 구체적 내용은 없어
지난 7일 마이클 조 선교사 인터뷰 게재한 국민일보…‘검증’보단 마이클 조 선교사 ‘입장 대변’ 충실

지난 4월 7일자 국민일보 31면. IM선교회 대표 마이클 조 선교사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사진=평화나무)
지난 4월 7일자 국민일보 31면. IM선교회 대표 마이클 조 선교사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IM선교회 대표 마이클 조 선교사가 지난 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 나서며 “저와 선교회를 향한 질책과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다수의 확진자 발생으로 피해를 본 한국교회와 기독교 대안학교, 한국사회에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IM선교회발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마이클 조 선교사가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신천지,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 인터콥에 이어 IM선교회발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련 확진자만 400여명에 달했다. 마이클 조 선교사는 사태 직후 불거진 ‘허위 경력’과 ‘목사 자격’ 논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목사 안수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제명당해도 상관없다”는 식의 입장을 고수했다.

평화나무도 지난 1월 IM선교회가 필리핀에서 운영 중인 TCS국제학교 관련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을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마이클 조 선교사 본인의 입장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심지어 마이클 조 선교사의 측근들조차 “카톡으로만 연락을 해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가까스로 연락이 닿은 한 관계자는 “마이클 조 선교사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나도 현재 치료 중이라 통화가 어렵다”고 했다. 이후 평화나무는 마이클 조 선교사가 제보자를 색출하겠다며 특정인에게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이클 조 선교사는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는  IM선교회와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납작 엎드린 모습이다. 그는 방역수칙을 소홀히 여겼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청소년 사역을 향한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마이클 조 선교사는 “다수의 감염자가 나온 것은 예배 감격에 못 이겨 아이들이 열정적으로 뛰면서 찬양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출과 자살 시도자, 미디어 중독, 왕따, 동성애 청소년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그만 방역수칙을 소홀히 하고 말았다”며 “사건이 터지고 ‘그때 왜 그렇게 부실하게 대응했을까’ 수백 번도 자책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묻기보다 마이클 조 선교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일에 충실했다. 그가 ‘불우한 환경’을 딛고 ‘청소년 사역’에 대한 소명에 따라 ‘청소년 치유사역’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일보는 마이클 조 선교사를 소개하며 “충남 서산 출신인 그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며 “2006년 기도 중 ‘다음세대 사역에 힘쓰라’는 소명을 받고 청소년 사역에 뛰어들었으며, 2013년 필리핀 선교사로 헌신했다. 2018년 귀국 후 현재의 건물을 빌려 청소년 치유사역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마이클 조 선교사는 “문제아들을 모아놓으니 매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정말 병원 응급실 같은 사역을 펼쳤다”며 “그렇게 아이들과 부딪히다 보니 그들을 변화시키는 주체는 어른이 아니라 성령충만한 또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천명의 영혼이 변화되는 그 맛을 체험하니 코로나19 상황에서 청소년 사역을 중단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인터뷰의 마무리는 마이클 조 선교사의 ‘사과’와 ‘약속’이었다. 그는 “작은교회의 청소년 사역을 돕고 위기 청소년을 복음으로 살려내는 것이 속죄의 길이라 생각하고 한국교회의 철저한 지도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한국교회의 철저한 지도’를 받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IM선교회발 코로나19가 확산된 배경에는 안일한 인식 속에서 최소한의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집회를 강행한 것도 있지만, 밀집·밀폐·밀접 등 3밀 조건을 갖춘 비인가 교육시설에서 다수의 학생이 숙식 생활을 했다는 점을 무시할 없다.

당시 대전시 발표에 따르면, IM선교회는 기숙사 1실당 학생을 7명에서 20명까지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도 좌석별 칸막이 없이 운영했고, 일부 층에서는 샤워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동사용했다. 또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에게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일보가 IM선교회발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3개월만에 언론과 접촉한 마이클 조 선교사의 인터뷰를 실을 생각이었다면, 그의 입장만을 적극 대변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로 지적됐던 미인가 교육시설을 향후 어떻게 운영할지, 재발 방지 대책은 무엇인지도 함께 물어야 하지 않았을까. 언론을 이용한 ‘값싼 회개’가 행여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인식으로 또다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한편,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은 IM선교회 산하 교육시설 IEM국제학교가 비대면 예배만 허용된 기간에 교내 예배실에서 대면예배를 진행하고, 좌석 수의 20% 이내 예배 시행 수칙을 어긴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마이클 조 선교사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 2월 15일 IM선교회 본부 등 3곳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확보한 경찰은 3월 16일 마이클 조 선교사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들에게는 감염병예방법, 학원법 및 초·중등교육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경찰에 출석한 마이클 조 선교사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받고 있는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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