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감사... 우리를 기억해 달라"

지난 3월 군경에 맞서며 항의한 승려가 3년 구속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에딕미디어)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미얀마 군경의 시민들에 대한 폭력진압 수위가 날이 날수록 더해지는 양상이다. 미얀마 경찰이 미얀마 시위대를 향해 박격포와 유탄발사 등 대량 살상무기까지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인근의 바고에서는 지난 8일 밤 박격포와 유탄발사기 등 포탄 발포로 인해 하룻밤 사이에만 최소 82명이 숨졌다. 지금까지 총 70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는 9일 군사법원에 체포된 시위대 23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형법 396조와 397조의 특수강도죄, 살인죄 등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의 사형집행은 항소없이 단심제로 15일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미얀마 군부는 9일 군사법원에 체포된 시위대 23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출처 에딕미디어)

미얀마 민주항쟁에 영향을 미친 유명인사들에게도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이들 중에는 지난달 한 국제 미인대회에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던 미스 미얀마 '한 레이'씨와 국민배우로 추앙받는 뻬이띠우, 에인드라쩐진 부부도 포함됐다. 또 지난 3월초 북부 모곡지역에서 군경의 발포에 항의하며, '차라리 나를 쏘라'며 막아선 승려도 시위대와 함께 구속돼 3년형을 선고받았다. 

현지 소식통은 에딕미디어와 협업하고 있는 평화나무를 통해 "미얀마 현지의 대부분의 사업체들은 정상적인 업무를 보기가 힘든 상황에 처했고, 군경은 시민들의 출퇴근길 등에도 수시로 검문하며 SNS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체포 후 주검으로 돌아온 이들을 보면서 밖에 나가는 것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불안을 호소했다. 그는 "은행업무도 여의치 않아 돈을 인출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대형 마트도 한시적으로 시간을 제한해 영업하고 유통망은 붕괴직전"이라며 "택시와 버스는 운행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4월에 새해를 맞이하는 미안먀는 4월 중순 '띤잔(Thingyan)'이라고 축제기간을 보낸다. 미얀마인들은 이 기간에 고향을 찾거나 가족을 만날 뿐만 아니라 지난해 잘못과 액운을 씻는 의미로 '물 축제'를 열어 서로에게 물을 뿌리고 행복을 비는 의식을 갖는다. 

이 소식통은 "현재 띤잔 주간에 군부가 주관하는 행사 참석을 거부하고 집에서 시위를 이어가자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잘 알지 못했던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사하다"며 "그저 잘사는 여느 유럽과 미국, 일본 같은줄 알았는데  오직 대한민국만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왔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소리가 작아진다는 건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미얀마를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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