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홈쇼핑에서 팔리고 있는 K신문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최근 뜯지도 않은 채 해외로 팔려나가는 한국 신문에 대한 조롱 섞인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홈쇼핑에서도 K신문이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작물 농장을 운영하는 한 교민은 "인도네시아 홈쇼핑 상품으로 나온 한국산 신문"이라며 화면을 캡처해 보내왔다. 이 교민이 보내온 인도네시아 홈쇼핑 화면 캡처본에는 '새신문 같은 상태'라고 적혀 있다. 

이 교민은 "가격은 1킬로그램당 천원(1만2천루피아), 배송비는 500원 정도(6천루피아)"라며, "과거 한국신문은 KG당 100원 정도였는데 어느날 1000원이 되었다. 식품포장부터 광범위하게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평화나무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포장을 뜯지도 않은 신문이 인도네시아 작물 농장에서 사용되는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을 작물 사이에 넣어 수분을 조절하고 포장하는 용도로 활용하는데 한국 신문이 인기가 좋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작물 농장에서 쓰이는 한국 신문 (제보자 제공)&nbsp;<br>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작물 농장에서 쓰이는 한국 신문 (제보자 제공)

당시 파지 신문 등을 수출하는 폐지 수거업자들은 평화나무를 통해 "신문보급소에서 돌리고 남은 신문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등에 수출한다. 포장을 뜯지 않은 신문도 많다", "외국에 수출하는 팀이 있어서 여러 지역에서 매입해 중국, 파키스탄, 아프리카, 이슬람권까지 팔았다. 이슬람권에서 한국 신문이 좋은 이유는 선정성 있는 사진이 없기 때문이다. 이슬람권에서 사용용도는 밥상용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MBC 뉴스데스크도 지난 9일 "찍자마자 전 세계로 수출?…부끄러운 'K-신문' 열풍"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태국 방콕 이케아 매장에서 가구나 소품 포장에 쓰라고 쌓아놓은 한국 신문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꽃을 감싸고 있는 한국 신문의 활용 실태를 보도했다.

MBC는 "한국 신문은 콩기름으로 인쇄해 친환경적이고 기름기도 잘 흡수해 좋다는 게 현지 평"이라며 “다른 나라 신문지도 팔리고는 있지만, 한국 신문은 포장도 안 뜯은 새 것인 데다, 한 번에 몇십 톤까지 대량 주문이 가능해 인기가 많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년 100~200톤 수준이던 신문 수출량은 2018년 1000톤을 넘기더니, 2019년엔 4500톤, 지난해엔 1만8000톤으로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출처 MBC 뉴스데스크)

그러나 같은 기간 신문 발행 부수는 거의 줄지 않았다. 최근 ABC협회의 부수조작 의혹에 무게를 싣는 정황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선일보 지국 9곳을 조사한 결과 유료부수 비율은 60%대 불과했다. 조선일보 유료부수가 96%라는 ABC협회의 공시 결과에 크게 미달하는 셈이다. 김승원·민형배·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부수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와 ABC협회를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이들은 “유료부수는 해당 신문의 영향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민간·정부기관의 광고비 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지표"라며, "신문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유료부수 조작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면 이것은 광고주와 정부 그리고 국민들을 속인 것으로 형법 347조 사기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이슈가 재점화하면서 ABC협회가 공시한 유료부스를 기준으로 정부광고 단가뿐 아니라 국가 보조금을 책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도 덩달아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개한 ‘정권별 매체별 정부광고 집행내역’을 살펴보면 지금껏 가장 많은 정부광고를 받아온 매체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다.

2020년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기자협회보가 2017년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실에 의뢰해 단독 입수한 ‘주요 언론사 정부광고 집행 현황 자료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