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옹호장로·목사, 서울동남노회 총대로 선출

예장통합정체성과교회수호연대 소속 목사 14·명성교회 장로 6명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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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 무효 판결이 내려진 이후 처음 열린 서울동남노회 임시노회에서 제104회 총회에 파송될 총대가 가려졌다. 개회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임시노회가 무산될 뻔 했으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노회장인 최관섭 목사를 비롯해 대다수가 명성교회 세습을 찬성하는 이들이 총대로 선출됐다.

 

서울동남노회(노회장 최관섭 목사)14일 오전 9시 올림픽파크텔에서 임시노회를 개최했다. 명성교회는 45인승 버스 2대를 동원하며 임시노회에 총력을 기울였다. 명성교회 측은 개회예배가 시작하기 전부터 접수처와 회의장에서 노회원들에게 접촉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던 임시노회는 사무처리에 들어가자마자 개회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 목사 총대 247명 중 출석 120, 장로 총대 126명 중 출석 70명으로, 목사 총대 과반수에 4명이 부족해 개회되지 못했다.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보이콧이 결정적이었다.

 

최관섭 목사는 개회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서인지 1시간 정회를 선포했다. 비대위에서는 개회 및 예배가 9시다. 사무처리에 들어가기 전에 1시간 동안 참석한 인원을 이미 체크한 것이라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자) 10시부터 다시 시작해 11시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문제다. 그 사이에 다 전화해서 (총대들을) 다 오라고 하는 것이지 않나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노회 임원들은 비대위의 주장을 묵살한 채 정회를 강행했다. 서기 김성곤 목사(열린교회)입장할 때 출석체크를 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 출석체크를 하지 않으면 퇴장해달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임시노회는 한 차례 정회한 끝에 목사 총대 247명 중 출석 127, 장로 총대 126명 중 출석 70명으로 전체 과반수가 출석해 개회됐다. 이후 예장통합 교단지인 한국기독공보만이 입장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주요 안건인 총대 선출에서는 특별한 이의제기 없이 무기명 투표로 목사 17, 장로 17명의 총대를 선출했다.

 

목사 총대는 최관섭(진광교회), 김성곤(열린교회), 이대희(우산교회), 손왕재(갈릴리교회) 고대근(축복교회), 김용석(남부광성교회), 기공서(성광교회), 신근영(광주광성교회), 김광선(마천중앙교회), 김성철(송파광성교회) 박순희(미래교회), 강인국(목동성원교회), 남삼욱(이천광성교회), 남광현(광성교회), 장헌민(임마누엘교회), 유희선(은혜교회), 윤호식(광주제일명성교회) 등이다.

 

장로 총대는 이종순(명성교회), 정창석(상일교회), 김재복(명성교회), 홍성인(명성교회), 박신현(축복교회), 이대길(마천세계로교회), 정진화(명성교회), 이강오(명성교회), 홍성욱(마천세계로교회), 김주안(광성교회), 이준삼(성내동교회), 황일영(성내동교회), 노국진(마천세계로교회), 현정민(신창교회), 김훈(광성교회), 윤형준(한빛교회), 최광화(명성교회) 등이다.

 

문제는 선출된 총대 대다수가 명성교회 세습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예장통합정체성과교회수호연대 소속 목사가 14, 전체 17명의 장로 총대 중에서 명성교회 장로가 무려 6명이나 총대로 선출됐다. 이들이 다가올 제104회 총회에서 무엇을 위해 노력할 것인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정치부 보고 시간에는 부목사 청원 건을 다뤘다. 김하나 목사(명성교회)가 제출한 부목사 청원 건은 문제없이 통과됐지만 비대위 측 인사들이 낸 부목사 청원 건은 모두 통과되지 않았다. 지금여기교회 대리당회장 장원기 목사가 청원한 장병기 목사의 담임목사 연임 청원 건 태봉교회 김수원 목사가 청원한 부목사 최규희 씨 청빙 건 등이다.

 

한국기독공보가 14일 보도한 <서울동남노회 임시노회 총대 선출 등 안건 처리> 기사에 따르면, 비대위 측 인사들이 낸 청원을 두고 총대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비대위에 대한 괘씸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총대는 장병기 목사에 대해 시위 현장에 다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왜 청빙하나?”라고 발언했고, 김수원 목사가 낸 청원에 대해서는 최규희 목사는 NCCK 직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경우에도 부목사 청빙 가능한지 묻고 싶다는 질의가 나왔다.

 

한국기독공보는 총대들이 장병기·최규희 목사 청원과 관련해 문제가 제기되자 별다른 논의 없이 이 두 청원안을 통과시키지 않기로 했다반면, 명성교회 당회장으로서 김하나 목사가 낸 부목사 청빙 청원안의 경우는 현장에서 아무 문제없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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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노회가 폐회된 직후 취재진들과 만난 최관섭 목사는 서울동남노회는 67개 노회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노회로 아무 잡음 없이 왔는데, 최근 2~3년 동안 어려움이 있었다우리는 기본적으로 건강한 노회였기 때문에 어려움을 통해서 앞으로 더 좋은 노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쉽게도 이날 열린 서울동남노회 임시노회에서는 명성교회 세습으로 인해 둘로 쪼개진 노회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명성교회 세습을 옹호하는 인사들이 노회를 장악한 탓이다. 그저 명성교회 세습을 다시 인정받기 위해 결의를 다지고 총회로 가는 단계를 밟는 과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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