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로 뭉친 보수집회, 광복절에 반일감정 경계주장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태극기를 손에 든 대규모 인파가 오후 1시 전부터 서울역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일파만파 등 보수 우파단체가 집결한 것이다. 서울역 4번출구 앞에서 남대문까지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오후 230분경에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8·15 태극기 연합 집회’(주최측 추산 10만명)를 개최했고, 오후 530분 동아일보사 앞 집회, 오후 8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집회로 이어갔다. 이들은 온종일 박근혜(대통령), 대통령(박근혜)를 연호하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쳤다. 아울러 좌파독재정권을 물리치자는 구호 아래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반일감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강점에서 해방된 제74주년 광복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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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15일 남대문 앞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박근혜 탄핵은 사기탄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라 찾은 날 문재인 퇴진만 외친 이들 반일감정 경계해야 해

박근혜 탄핵은 사기 탄핵주장...‘박근혜 연호

김세의 후지TV에 이 열기 보여주도록 하자

강용석 교회·성당·사찰 보수의 전초기지로 삼아야

문재인 퇴진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두른 참석자들은 집회 초반 대형 스크린에 뜬 이승만·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경례를 했다. 곳곳에는 ‘(박근혜) 탄핵을 주도한 역적 배신자 년놈들이라고 쓰인 현수막에는 김무성 전 의원을 비롯 65명의 얼굴과 명단이 걸렸다. 우리공화당 전세버스 외, 문짝에 성경 문구와 함께 단결하자 멸공 사상 하나님 보호로 승리라고 새겨진 개인 승합차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어김없이 태극기 집회 때마다 울려퍼지는 충정가가 빗소리에 섞여 울려퍼졌고, 때때로 참석자들은 큰 소리를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인생의 목숨은 초로와 같고 조국의 앞날은 양양하도다.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 ~ 이슬같이 기꺼이 죽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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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현장에 내걸린 현수막)

이날 집회에는 조원진·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와 조대환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 이규택 전 의원, 서석구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 강용석 변호사 등이 단상에 올라 문재인 정권을 끌어내야 한다”, “싸우자, 물리치자와 같은 구호로 참석자들을 선동하기에 바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오늘은 광복 74주년이고 건국 71주년이지만 좌빨들은 아직 거짓말을 하고 있다이승만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었음에도 건국절을 부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사기 탄핵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우리가 만들어 갈 것이라고 외쳤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마지막 보루라는 소개와 함께 단상에 오른 조원진 공동대표는 태극기를 들고 있는 애국 우파만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결코 저들에게 무릎 꿇어서는 안 된다. 목숨을 걸고 문재인 정권과 투쟁해야 한다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는 완전히 망했다. 좌파독재정권을 태극기로 끌어내자고 선동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우리만이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투쟁하자, 동지들이여 두려워말라며 참석자들을 부추기기도 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가짜뉴스로 인한 사기 탄핵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나라를 빼앗겨도 목숨을 걸고 나라를 되찾와 왔는데 이깟 비가 무슨 문제가 되겠냐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1등 브랜드는 삼성전자가 아닌 임대가 됐다. 상가와 점포가 모두 문을 닫게 된 건, 좌파가 경제를 망쳐놨기 때문이라고 경제폭망 주장을 했다.

 

MBC기자이자 가로세로연구소 대표인 김세의 씨는 단상에 올라 며칠 전부터 후지TV가 우리를 취재하고 있다는 말로 포문을 열더니 단상에 모셔 이 뜨거운 열기를 보여줘도 괜찮겠냐며 참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참석자들은 큰 소리를 라고 화답했다. 일제강점에서 벗어나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에 문재인 퇴진을 외치는 모습을 일본 언론에 소개하고 싶다는 것이다.

 

김 씨는 또 문재인 반일 선동에 휘둘리지 말고 함께 올바른 우파 정신으로 뭉쳐 싸워야 한다고 핏대를 올렸다.

 

김 씨는 오늘은 아주 역사적인 날이다. 대한문에서 태극기 집회하는 분들과 동아면세점 앞에서 태극기 집회 하시는 분들이 모두 합치는 날이라며 감격스러워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배제한 우파는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잠시 잊자는 사람들 그쪽으로 가면 안 된다면서 나는 자유한국당의 혁신위원(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이다. 진정한 자유한국당의 혁신이 되려면 박근혜 대통령 등 뒤에서 칼 꽂고 등 뒤에서 총질하고 나 혼자 살겠다고 등 돌렸던 사람들이 뻔뻔하게 반문연대라고 해도 그 말은 듣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과 함께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에는 미래가 없다는 말을 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판하면서 아무리 배가 고파도 똥 먹으면 안 된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양잿물 먹으면 안 된다문재인 xxx라고 외친다고 다 우파 되는 것 아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강용석 씨(법부법인 넥스트로 대표변호사)오늘은 이승만 대통령과 제헌의회가 대한민국을 건국한 지 71년 된 날이다.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부녀께서 일생을 바쳐서 여기까지 만들어 온 대한민국을 좌파에게 빼앗겨 버렸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님을 하루빨리 (503호에서)나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좌파들은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을 장악한 것이 아니라면서 민주노총, 언론노조, 전교조, 전국공무원노조 같은 좌파운동세력들, 참여연대, 민변, 환경운동연합, 여성단체 등의 시민단체들, 5·18, 세월호 같은 단체들 이런 3대 세력이 똘똘 뭉쳐서 대한민국을 탈취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제 우파 대통합이 시작됐다면서 참여연대보다 더 투쟁력 있는 우파 시민단체 설립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좌파들이 아직 제대로 침투하지 못한 교회, 성당, 사찰을 우파의 기본과 중심으로 지켜야 한다고 했다. 종교를 본인들의 정치적 실현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아야 한다는 발언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내뱉은 것이다.

 

가짜뉴스에 현혹된 참가자들... 유튜브만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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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석자들은 대부분이 어르신들이었으나, 사생결단으로 나섰다는 듯 빗속 행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인천에서부터 집회에 참석했다는 한 어르신은 나는 일제강점기에 열두 살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일본에 맞서면 손해는 한국이 본다. 한국이 약자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죄가 없다고 주장해야 빨리 나올 수 있다는 괴변도 늘어놓았다. 이 어르신은 박근혜 씨의 석방 주장에 대한 근거로 형평성을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전임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이미 오래 감옥에서 살았다고 했다.

 

대구에서 온 한 어르신은 문재인(대통령)이 독재적으로 나라를 끌어가고 있다촛불은 민주노총을 내세워서 일으킨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이 어르신은 언론은 믿지 않기 때문에 뉴스를 보지 않고 우리공화당에서 제공하는 소식만 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년 반 동안 태극기 집회가 열렸지만 언론이 제대로 보도해 주지 않았다면서 광화문에 텐트 친 후로 그나마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20173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던 태극기 집회에서 발생한 사망자 소식을 언론이 보도하지 않았다. 친구들 모임에 가서 그날 상황에 대해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일을 시작으로 419일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때까지 방송3사는 물론 YTN, 연합뉴스, TV조선, 중앙일보, 국민일보, 한겨례, 노컷뉴스, 민종의 소리, 이데일리, 매일경제 등이 앞다퉈 보도했으나 조원진 공동대표가 지난 726일 국회질의에서 했던 주장을 그대로 믿은 것이다.

 

취재진이 해당 사건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많이 됐었다고 재차 묻자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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