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주년 광복절, ‘문재인 대통령 하야로 일치단결한 극우단체

광복의미 퇴색종북몰이·가짜뉴스가득

 

74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극우 단체들이 총출동해 서울 일대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이들은 철 지난 색깔론을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를 종북·빨갱이·주사파로 몰아세우며 물어뜯기에 급급했다.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광복의 기쁨과 의미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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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와 극우 단체들은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하야하라! 8.15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하다 보니 사람들이 몰리자 광화문 일대는 길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혼잡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대회에서는 온갖 원색적이고 선동적인 구호가 가득했다. “문재인은 빨갱이”, “빨갱이는 물러가라”, “문재인을 죽여야 한다”, “문재인은 나쁜 놈”, “북한으로 꺼져라”, “미친놈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 “1천만 서명으로 죽이자”, “대한민국은 문재인과 같이 살 수 없다”, “2의 건국이 이뤄져야 한다”, “2의 종교개혁이 시작됐다등 참가자들은 극우인사들의 발언에 할렐루야’, ‘아멘으로 화답하며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1부 기도회는 전광훈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한기총이 개최한 행사에서 늘 빠지지 않는 길자연·이용규·지덕 목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송영선 전 의원 등이 발언에 나섰다. 최근 아베에 사죄를 주장해 물의를 일으킨 주옥순 대표도 평신도 권사 자격으로 단상에 올랐다.

 

길자연 목사는 전쟁의 위험때문에 우리는 지금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여있다해방 이후 좌우이념의 갈등이 우리 사회를 분열로 치닫게 했다고 했다.

 

가짜뉴스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길 목사는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도자에 대한 불신과 민심의 이반으로 말미암아서 해외 이민의 행렬이 줄을 잇고, 증오범죄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후에 설교에서도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길 목사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살아가야할 줄로 믿는다청와대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낮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 오도된 민족주의로 가고 있는 현실의 지도자들이 다 변하여 새로워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용규 목사는 우리나라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은 미국이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혈맹이다. 피로 맺은 것을 기억해야 한다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깨고 있다. 통탄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어떤 정책들이 한미동맹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을 깨고 있다는 수사만이 전부였다.

이 목사는 한기총처럼 강력하게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단체가 어디 있나. 전광훈 목사는 한경직 목사의 사상을 이어받아 목숨 걸고 나라를 구하고자 애국운동을 하고 있다며 교계 안팎에서 일고 있는 전 목사의 비판 여론을 일부의 주장이라고 치부하며 참가자들에게 미혹되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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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은 전광훈 목사가 이어받았다. 전 목사는 촛불시위보다 배로 모였다. 끝났다 끝났어라며 지금 모임 숫자로 보면 주사파는 끝났다. 문재인은 끌어내려졌다. 우리는 이제 제2의 건국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이가 지금 바지가 다 젖었다. 여기에 이야기를 다 듣고 오줌을 쌌다겁먹어서 천안으로 도망가서 기념식 하는데, 거기서 또 사고를 쳤다. 평화경제라고 개지랄 떨었다. 문재인 이 나쁜 놈이라고 모욕적인 언사를 쉴 새 없이 쏟아냈다.

 

평신도 자격으로 발언에 나선 주옥순 대표는 오늘의 이 비는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 지하에서 문재인 정권을 보고 한탄하는 눈물이라며 문재인 정권을 하야시켜야 한다. 문재인은 하야하라고 했다. 또 일본에게 청구권을 받아냈듯 6.25전쟁을 일으킨 책임을 물어 북한에게도 청구권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선 전 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지금 이 비는 대한민국 국민의 눈물이라며 나라의 대통령이 건국일로 국민들을 속인다면, 국민들이 대통령을 끌어내리라는 명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단상에 올라서자마자 원색적인 막말로 운을 뗐다. 김 전 지사는 저 청와대에 뻘건 게 보이지 않나. 청와대에 뻘건 용이 한 마리 들어와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뻘건 용으로 지칭했다.

 

김 전 지사는 문재인이가 대통령이 되니깐 간덩이가 부었다며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신영복 교수를 언급한 일을 두고 나 빨갱이야라고 커밍아웃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영복은 빨갱이 중에 왕 빨갱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빨갱이 사상을 존경한다니 빨갱이 맞지 않나라며 빨갱이는 사상이 빨갛다. 지금 저 청와대를 전부 빨갱이가 꽉 채웠다고 했다.

 

전광훈 문 대통령, 서명하면 기어 내려온다

서명 참가해서 제2의 건국·종교개혁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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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와중에서도 헌금 순서는 철저히 지켰다. 전광훈 목사는 할렐루야! 여러분들이 가장 기뻐하는 순간이 돌아왔다. 그 순서는 다름 아닌 헌금하는 순간이라며 갑자기 아멘이 쏙 들어갔다. 여러분들은 앞에서 은혜받는데, 나는 뒤에서 울었다. 부도나게 생겼으니 큰일 났다. 정성껏 헌금해달라고 했다.

 

다음 순서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청교도영성훈련원 모자를 쓴 진행요원들이 대회가 열리는 장소 곳곳을 돌아다니며 헌금을 받아갔다.

 

문재인 대통령 하야 1천만 서명에 적극적인 참가도 요청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서명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전광훈 목사는 이 서명운동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소리 질러도 문재인은 안 내려온다. 서명하면 기어 내려온다고 했다.

 

서명운동 참가를 2의 건국종교개혁에 비견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성령의 능력이 광화문을 지금 덮고 있다. 하나님의 신이 지금 광화문을 운행하고 있다2의 건국과 독일의 종교개혁을 능가하는 종교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다 서명을 모아온 참가자들의 간증도 이어졌다. 전 목사는 이들을 소개하며 목숨을 건 용사들이라고 추어올렸다. 하지만 우리하고 똑같은 인간인데, 별로 예쁘지도 않아. 그런데 어떻게 6만명을 서명했을까. 1분만 들어보자라며 성차별적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

 

6만명의 서명을 모았다는 한 목사는 지금껏 3시간 이상을 잔 적이 없다.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대한민국을 살리고 싶고, 염려가 된다면 문재인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

 

주최 측은 815일부로 360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서명에는 16일 기준으로 636,413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행요원들은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에게 서명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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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여론 왜곡 앞장서는 극우단체들

대통령 비하·비난하는 국민대회에 총출동

 

이날 국민대회에 참여한 단체만 살펴봐도 왜곡된 여론을 만들어내고 있는 현 극우세력의 지형도를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총망라되다시피 했다. 전광훈 목사가 잊을만하면 언급하는 가짜뉴스 중에 현 정부가 보수까지 포함된 모든 시민단체를 장악했다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각 종교계를 대표해 참여한 곳 중에는 국민대회를 주도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외에도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도 참여단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전광훈 목사의 유관단체들도 빠지지 않았다. 청교도영성훈련원,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ANI선교회 등이다. 너알아TV, 대안TV, 너만몰라TV는 집회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극우 유튜버들도 총출동했다. 조갑제TV, 손상대TV, 김문수TV, 엄마방송 등은 순서자로 나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며 온갖 욕설과 원색적인 구호도 서슴지 않았다.

 

이외에도 전군구국동지연합회,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국가원로회의, 대한민국세력축출연대, 애국단체총협의회, 4대강보해체저지범국민연합, 자유대한민국지키기국민운동본부, 뉴라이트전국학부모연합 등 1460개 단체가 참여했다고 주최 측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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