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가족 신상털기에 추측성 보도 남발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방향 제시 못하고 혼란만 가중시키는 언론 자제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보도가 검증이 아닌, ‘신상털기식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특히 조국 후보의 딸을 둘러싼 입시부정 의혹, 아들의 이중국적과 병역문제,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한국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자녀교육’, ‘병역’, ‘문제가 모두 거론됐다.

 

이러한 까닭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빨리 청문회를 열어 철저히 검증하고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자"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퍼붓기만 할 뿐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자리에 앉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분노한 민심을 직시해 즉각 지명을 철회하고, 상처받은 국민께 직접 사죄하라"고 말했다

 

어느 편의 주장에 힘을 싣지 않더라도 가족 신상털기식으로 몰아가거나 일방적인 비방과 가짜뉴스를 최소의 팩트체크도 없이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의 행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1) 조국 딸 포르쉐 몰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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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가로세로연구소)

조국 후보자의 딸이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주장은 가로세로연구소에서 가장 먼저 나왔다.

 

김세의 전 MBC기자가 운영하는 가로세로연구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우파의 가치와 이념을 정립하기 위해 설립된 순수 민간 씽크탱크라고 소개하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가 제작·송출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김용호 전 기자는 저는 조국 딸이 무슨 차를 타고 다니는지 안다면서 제보를 받았는데 빨간색 외제차를 탄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후 실시간 채팅창에 시청자가 포르쉐라고 댓글을 달자, 김 전 기자는 아시는 분이 있다면서 인터넷 채팅창에서 언급된 포르쉐가 확실하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이 내용이 담긴 영상은 11재산 55억 조국, 아반떼 탄다고요?’라는 제목으로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다.

 

가로세로연구소는 19일에도 조국 의혹 총정리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해당 방송에는 김세의·김용호 전 기자와 강용석 변호사가 출연해 역시 조국 후보자 딸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부산대 의전녀 포르쉐녀라는 문구를 자막으로 띄웠다.

 

이 주장은 각종 SNS와 카카오톡에서 퍼져나갔고, 자유한국당 의원들 역시 이를 십분 활용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조국 후보자 딸의 장학금 수혜 논란 등을 언급하면서 포르쉐를 몰고 다닌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인 민경욱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르쉐 타고 다닌다는 낙제생 딸이 6학기 연속 의전원 장학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 해명해 보라며 조롱하듯 올렸다.

 

여기에 일부 언론까지 가세했다. 매일경제와 MBN은  21조국 딸 오피스텔..거주자 주차장엔 차 10대 중 2대가 포르쉐’, ‘조국 딸 산다는 양산 오피스텔 가보니라는 제목의 보도를 냈다.

 

취재진이 조 씨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의 주차장을 찾았더니, ‘10대 중 2대가 포르쉐'라며 이 중 한 대가 조국 후보 딸이 타고 다니는 차일 수 있다는 추측성 보도를 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 보도는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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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에 21 올라온 해당 보도는 삭제됐다. 출처=매일경제=블로그)

오마이뉴스는 21조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서류를 살펴보면 관련 사항이 명시돼 있다며 팩트체크에 나섰다.

 

오마이뉴스는 공직자윤리법(4조 등록대상재산)에 의거해 공개된 인사청문요청안 '공직 후보자 재산신고사항'에 따르면, 후보자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재산 내역 역시 공개돼 있다조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자동차 세 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825일 관보, 2018329일 관보, 2019328일 관보 내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 공개, 그리고 20198월 인사청문요청안 내 재산신고사항 내역에 따르면, QM3(2016년식)와 아반떼(2013년식)가 조 후보자와 배우자 각각 1/2 지분으로 신고돼 있다. 배우자의 자동차로는 SM6(2016년식)가 등록돼 있다. 장녀()과 장남(아들)의 자동차 소유는 신고돼 있지 않았다. 인사청문요청 서류 속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2014~2019)를 살펴보면 조국 후보자와 배우자는 QM3, 아반떼, SM6에 대한 자동차세 등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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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는 21일 ' 국회의원도 말한 "조국 딸 포르쉐"가 '벤츠'로 바뀐 이유' 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 모씨가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했다. (출처=오마이뉴스)

결국, 조 후보자의 딸은 최근 조씨가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 '대학에서 꼴찌를 했다'는 등의 가짜뉴스 유포자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했다.

 

2) 조국 딸 사진 공개한 미디어워치

 

조국 후보자의 딸 사진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해 비판받은 매체도 있다. 바로 변희재 씨가 대표고문으로 있는 미디어워치다.

 

미디어워치는 21‘[단독] 조국 딸, 일반학생들보다 3배 낮은 경쟁률로 한영외고 입학보도에서 조아무개 씨는 고위공직자 자녀로서 이제 특혜, 편법 의혹을 넘어 범죄 의혹까지 받고 있다고 비판하며 조 씨의 실명 공개에 추가로 사진을 실었다.

 

언론이 추가적인 비위 혐의 제보도 받아야 하는 주요 시사적 인물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가로세로연구소 역시 조국 후보자의 딸 사진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공개했다. 

 

3) 조국 아들 이중국적강조

 

조 후보자가 19948월부터 199712월까지 미국 UC버클리에서 유학할 당시 태어난 조 후보자의 아들은 미국의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이중국적자가 됐다.

 

언론들은 한결같이 조 후보자의 아들이 이중국적을 지니고 있으며 2015년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된 후 5차례에 걸쳐 입영을 연기해 온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대학원 등 학업 문제로 입대가 늦어졌을 뿐, 내년에 입대 예정이라고 해명하면서 입대를 위해 201711월 외국국적불이행 확인서를 제출했다고도 밝혔으나 언론 보도의 제목만 보면 마치 병역 기피 정황이 포착된 것처럼 보인다.

 

연합뉴스 20'이중국적' 조국 아들 5차례 입영연기.."내년엔 입대"

JTBC 21이중국적조국 아들, 5차례 입영연기...“내년 입대 예정

채널A 21이중국적조국 아들, 병역 다섯 번 연기내년 입대 예정

국민일보 21이중국적조국 아들 5차례 입영연기조국 내년 이후 입대

 

4) 조국 때리기에 열 올리는 유튜버들... 대안제시 못하는 언론

카카오톡에서도 온종일 조국 후보자와 관련한 소식이 가장 많이 전파되는 중이다.

 

진성호 방송이 19일 올린 조국 장관?끝났다! 결국 증여세 탈루 시인! 한겨례도 버렸나라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을 올렸고, 같은 날 공병호TV조국일가의 빚테크주제로 방송하면서 조국 후보자의 비판에 열을 올렸다. 신의한수도 빠지지 않았다. 신의한수가 20일 올린 조국 딸 대박사건! 대학입시 부정 의혹! 결국 낙마!’라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은 카톡방을 떠돌며 소문을 확산해 갔다.

 

그러나 언론 역시 이에 편승해 의혹만을 제기할 뿐, 제대로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이태봉 사무처장은 <평화나무>를 통해  조국 후보자 관련 보도가 너무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혼란을 정리하며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오히려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이 사무처장은 정신없이 쏟아져나오는 보도는 대부분 추측성이 대부분이라며 사실과 추측을 섞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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