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무산되자 조국 후보자는 9월 2일 오후 3시부터 기자 간담회를 열어 그간의 의혹에 답했다. 다음 날 새벽까지 12시간 가까이 이어진 마라톤 기자간담회에서는 조 후보자 가족 등에 대해 그간 쏟아진 의혹을 재차 제기하는 수준의 질문이 무한 반복됐다. 기자 간담회 자체를 두고도 허위 정보와 해프닝이 벌어졌다.

기자간담회 참석 기자, 언론사 자율로 정해져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2일 오후 7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출입기자 중 민주당 출입기자를 질문자로 했다면 앞으로 민주당 소속 취재원을 대상으로 취재해야 하는 기자에게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선호하고 방어 쳐주려는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을 하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적었다. 언론사들이 민주당 출입 기자를 기자회견에 보내 쇼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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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이 최고위원과 같은 주장을 편 곳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였다. 김세의 전 기자, 김용호 전 기자, 강용석 변호사는 같은 날 ‘[조국 기자회견] 쇼, 셀프 청문회 이유 민주당 출입 기자만 참석’이라는 제목으로 방송하면서 “(이날 기자회견에) 민주당 출입 기자들만 참석” 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도 이날 “민주당 출입기자들만 들어오게 해놓고”라고 쓴 글도 올라왔다. 해당 글은 ‘좋아요’와 ‘최고예요’ 등 긍정 반응이 500개 가까이 줄을 이었고, “조국 측에서 법무부 출입기자 배제하고 민주당 출입기자들에게 2시간 전에 문자 보내서 급히 만든 자리”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무소속 손혜원 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성회 정치연구소 ThinkWHY 소장은 이준석 최고위원의 게시 글을 캡처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출입 기자가 아니라) 민주당 등록 언론사 기자”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김 소장은 또 “민주당이 당에 불리한 언론사라고 출입을 금하는 경우는 없다”며, “펜앤드마이크도 민주당 등록 언론사”라고 덧붙였다. 펜앤드마이크는 보수 인사로 알려진 정규재 씨가 발행인이자 주필로 있는 곳이다.

김 소장은 “(언론사들이) 소속 기자를 자유롭게 보냈다. 법조팀장이 오기도 하고 정치부가 들어가기도 하고. 번갈아가면서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이날 참석 기자들은 실제로 각 언론사의 판단에 의해 결정됐다. 민주당은 당일 기자간담회 장소 규모를 감안해 등록된 매체 당 1인으로 제한했으나 이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TV조선 소속 기자는 신준명, 서준민 두 명이 연속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민주당에 호의적인 기자들로 채워졌다는 주장은 이날 참석한 기자들의 면면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일요신문 김명일 기자는 이날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이준석 의원의 페이스북에 “어떤 질문을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는 이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기자간담회에서 꼭 짚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주변에 자문을 구한 것이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느냐”라고 반문하며 “문자폭탄으로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이 위축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올렸다.

한편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는 기자 간담회에서 퇴장 당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등록 언론사를 확인하고 신의한수에 비표를 나눠주었으나, 이내 퇴거 조치됐다. 신의한수 측은 이날 출입 정지 통보에 고성을 지르고 “언론 탄압”이라고 항의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신의한수가 퇴거조치 된 이유에 대해 “생각의 다름 때문이 아니라, 지난 4월 30일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켜 국회 차원에서 6개월 출입 정지를 당한 사실을 국회 사무처에서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또 다른 보수 유튜브 방송인 정규재TV는 국회 출입이 무난히 허용됐다.

비디오머그 실시간 채팅창 욕설 논란 SBS NEWS의 뉴미디어 브랜드 비디오머그는 2일 오후 11시 30분 조국 후보자 기자 간담회 영상을 유튜브 생중계로 송출하던 중, 실시간 채팅창에 ‘병신이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1분 뒤 ‘이런 욕설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올렸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비디오머그의 유튜브 영상 ‘[풀영상 1부]"실망 안겨 죄송"...각종 의혹은 부인, 조국 후보자 기자간담회 / 비디오머그’에서 한 이용자는 ‘‘욕설 자제해주세요’라고 하지 누가 욕을 하냐’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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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비디오머그)

다음날 비디오머그 관리자는 ‘실시간 댓글창 내 욕설과 비방 표현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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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기자가 기자 간담회 브리핑 도중 ‘일베’ 인증을 했다? SBS의 ‘[LIVE]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 SBS 모바일24’ 생중계 중 누군가의 손이 화면에 잡혔다. 이 손 모양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사인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현재 이 영상은 ‘다시보는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9/2(월)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 SBS’에 여전히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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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SBS 방송 화면 캡쳐)

일각에서는 ‘일베’의 표식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왔다. 일베의 손 모양은 약지를 접어서 일베의 초성 ‘ㅇㅂ’을 만들어야 하는데, 화면에 나온 손 모양은 그렇지 않아 단순히 ‘O.K.’ 사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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