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50명 이상 출입 예배 정황 포착…조치 취할 예정”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인한 대면예배 금지에도 지난 18일 주일예배를 대면예배로 강행한 전광훈 씨의 사랑제일교회.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인한 대면예배 금지에도 지난 18일 주일예배를 대면예배로 강행한 전광훈 씨의 사랑제일교회.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정부의 방역지침을 ‘사기 방역’이라고 주장하며 수시로 불복할 의사를 밝혀온 전광훈 씨가 종교시설의 대면활동을 금지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 주말에 기어코 대면예배를 강행했다. 

전 씨는 이미 지난 14일에도 정부의 대면예배 금지 방침에 굴복하지 말라며 “각 교회별로 판단해서 모든 교회가 대면예배 실시할 것”이라는 선동도 주저하지 않았다.

전광훈 씨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8일 주일예배를 대면예배로 진행했다. 교회 변호인단이 현장 확인을 위해 교회에 진입하려는 서울시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설교를 시작하면서부터 정부의 방역지침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막말이 쉼 없이 이어졌다. “사람 명령보다 하나님 명령 존중”한다며 대면예배 금지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는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인생이 70이라고 성경에 정해놨다. 강건하면 80이다. 그래서 이번에 코로나를 보니까 하나님이 다 나이에 맞춰서 데려가더라. 코로나 걸려봤자 70살 이하 걸린 사람들은 잘 안 죽는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생명을 경시하는 전 씨의 발언이나 주장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14일 ‘국민혁명당 및 국민특검전국변호사단 긴급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그대로 펼쳤다. 당시 전 씨는 “저도 내일모레 70인데, 70살이면 살 만큼 살았다. 앞으로 100살 살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아서 죽는다면 그렇게 억울할 게 있겠나?”라고 했다.

이날 예배에서도 ‘순교’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전 씨는 “나는 여기서 순교할 거다. 나의 조국을 버리고 어딜 가겠나”라고 했다. ‘순교’를 운운하는 전 씨의 발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이야기가 순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병원에서 퇴원한 전 씨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목숨을 던지겠다. 순교할 각오가 되어있다”거나 재수감을 앞둔 지난해 9월 6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에서도 “저도 앞으로 생각해보면 10년 이상은 살 수 없을 것”이라며 “순교가 사람의 힘으로 되지 않지만 저는 순교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살아왔고 순교는 타협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내 신앙관을 가지고 왔다”고 하는 등 수시로 순교를 약속해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면예배 금지’를 ‘신사참배’에 빗대기까지 했다. 또 예장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에 대한 비난은 급기야 특정 지역 비하로 이어졌다.

전 씨는 “코로나 때문에 예배드리지 말라고 하는 건 신사참배보다 더 한 거다. 근데 멍청한 목사들이 정신 나가서 죄 없는 성도 데리고 지옥 가려고 떠들고 난리”라며 “이번에 이 사건을 통하여 소강석인지 X강석인지 자식아, 너희들 심판받았다. 지금도 그 XX들은 좌파 대통령 만들려고 발광 떨고 앉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라도 목사들 잘 들어라. 전라도 천국이 따로 있나. XX XX들이 떠들고 난리다. 문재인이 누군지 아직도 모르나. 너희들 죽으면 내가 천당 문 앞에 서 있다가 다 쫓아낼 것”이라며 “나는 절대 고향 따라 (투표를) 안 한다. 나는 진리 따라 산다. 전라도 목사들, 전광훈을 본받아라. 김대중이가 하나님이냐. 김대중 천당 못 갔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대면예배 강행 방침을 앞으로도 고수하겠다고 했다. 심지어 병원을 인수해 대면예배를 참석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무료로 치료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전 씨는 “앞으로 병원을 빨리 하나 인수를 하려고 한다. 돈이 한 4~500억 드는 거 같은데. 빨리 헌금해라”며 “전국에서 예배 시간에 걸린 놈들은 다 와라. 국가 필요 없다. 우리가 공짜로 다 고쳐주겠다. 고칠 것도 없이 열흘 동안 가둬만 놓으면 된다”고 자신했다.

정부가 교회를 핍박하고 있다는 주장도 여전했다. 이승만의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한미동맹·기독교입국론이 칼빈주의에서 나왔고, 칼빈주의는 바울서신에서 나왔다며 대한민국은 바울서신 때문에 존재했다는 기적의 논리를 펼치며 교회를 핍박해선 안 된다고 했다.

헌금은 목사가 다 가져가도 괜찮다며 “헌금이 생긴 첫 동기가 제사장들 때문에 생겼다. 헌금한 거는 전광훈 목사 혼자 다 가져도 괜찮다. 아멘 안 하기만 해봐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세계기독청 헌금이 줄었다며 교인들과 지지자들에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전 씨는 “요즘은 또 말씀을 안 드렸더니 세계기독청 짓는 헌금에 대해서 조금 뜸하다. 하나님이 여러분을 통해 헌금을 할 뿐이지 주님이 다 하시게 돼 있다. 30배, 60배, 100배 성경이 그냥 말이 아니다. 한번 (헌금) 해봐요. 절대 주님은 사람에게 신세 지지 않는다”며 “여러분들이 하나님의 성령의 감동이 있을 때는 꼭 성령의 감동대로 우리가 따라가자. 놀라운 역사가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막말의 끝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4.3사건에 대한 언급에서였다. 전 씨는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해방이 되고 난 후부터 지금까지 남한에서 일어났던 모든 폭력, 모든 집회 전부 다, 제주도4.3사건부터 대구 폭동, 영천 폭동, 구미 폭동, 대전 폭동 모든 폭동은 다 북한이 일으킨 거다. 이거는 좌파고 우파고 빼도 박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일이 되면 ‘광주사태’의 본질은 드러날 거라고 생각한다. 해방 후 70년 동안의 모든 폭력, 모든 폭동은 다 북한의 통전부 내지는 북한에서 다 일으킨 것”이라며 “‘광주사태’와 제주도4.3사건만 북한이 안 했다는 게 말이 되나.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근대사를 목숨 걸고 공부를 해본 전문가로서 내가 볼 때는 말이 안 된다”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8일 종교시설 1,094곳을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13곳은 대면예배 금지 위반, 1곳은 설교자의 마스크 미착용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수칙 위반 교회 등은 관련 규정에 따라 운영 중단, 과태료 부과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대면예배를 강행한 전광훈 씨의 사랑제일교회에 대해서도 “채증 과정에서 150명 이상의 신도들이 출입하면서 예배한 정황이 포착됐다.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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