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ㆍ자유한국당ㆍ태극기부대 총결집…집회 마무리 후 청와대 행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주도로 10월 3일 광화문광장에서 '10.3 비상 국민 회의'가 개최됐다. 전 대표회장은 이날 집회 마지막 순서로 국민재판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됐다고 주장했다. (사진=평화나무)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주도로 10월 3일 광화문광장에서 '10.3 비상 국민 회의'가 개최됐다. 전 대표회장은 이날 집회 마지막 순서로 국민재판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됐다고 주장했다. (사진=평화나무)

“문재인은 탄핵 됐습니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10월 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3 비상국민회의’ 현장에서 ‘의장’으로 선출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국민재판’을 시작하면서 한 말이다. 전 대표회장은 건국 이래 최대 인파가 광화문에 모였다고 자화자찬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강도’, ‘간첩’, ‘개자식’ 등으로 지칭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국민재판에선 ‘문재인 대통령 탄핵’ 외에도 온갖 색깔론과 반헌법적 ‘결의’를 일삼았다. ▲자유민주주의ㆍ자유시장경제ㆍ한미동맹ㆍ기독교입국론 반대세력 척결 ▲박근혜 전 대통령 완전 석방 및 원대복귀 후 명예 은퇴 ▲‘주사파’ 고무 찬양ㆍ동조자 처벌 ▲동성애ㆍ차별금지법ㆍ이슬람 추종자 처벌 및 국가인권위원회 즉시 해산 ▲군인ㆍ경찰ㆍ공무원ㆍ법원 계엄령 참여 금지 ▲‘주사파 언론’ 가짜뉴스 엄단 및 처벌 ▲향후 5년 동안 노동운동(민노총) 금지 ▲이승만 기념관 건립 및 광화문광장 명칭 이승만광장으로 변경 ▲북한 찬양자 북한으로 이주 ▲세계기독청 건립 ▲내년 4월 15일 대통령ㆍ국회의원 동시 선거 및 개헌 투표 등을 결의했다.

전 대표회장은 이날 국민재판이 헌법 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초법적 권위의 근거는 몇 달 전부터 매달려온 ‘문재인하야 천만명 서명’에서 찾았다.

그는 “국민재판의 헌법적 권위를 갖기 위해 1000만명 서명을 진행했다. 1000만명은 안됐지만 820만명을 돌파했다”며 “이 행사가 끝난 후에 2000만명까지 서명받기 위해서 서명책 3만권을 가져왔다. 주사파 50만명 빼고 4950만명에게 서명을 다 받자”고 했다.

서명을 많이 받아온 사람들에게는 ‘특별연금’을 주겠다는 황당한 약속까지 했다. 전 대표회장은 “최루탄 가스 두 번 마셨다고 돈 2억원씩을 타가는 저 개자식들…”이라며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을 폄훼하는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살리는 서명운동에 10만명, 5만명씩 기여하신 분들은 국가유공자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마치 사실인 양 말하면서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하기도 했다. 전 대표회장은 “지금 청와대에서 금방 연락이 왔는데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분! 계엄령을 한다고 우리를 막을 수 있겠나?”라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혼란하게 만든 주범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을 지목했다. 그는 “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자들이 헌법을 초월한 행위를 해서 대기업이 지금 다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며 노동운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재판을 마무리한 전 대표회장은 자신의 사명은 다 마무리됐다며 “내일부터 국가원로들을 제가 소집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며 “모든 정당들에게도 말한다. 앞으로 정당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헌법을 농단하고 주사파적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개인이든지, 국회의원이든지 어떤 사람도 용서하지 않겠다. 헌법 안에서 모든 정당을 개편, 통합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결의한 국민재판에 앞서 기도회가 진행됐다. 사진은 집회 참가자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평화나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결의한 국민재판에 앞서 기도회가 진행됐다. 사진은 집회 참가자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평화나무)

 

권태진 “나라 사랑해 우리가 일어났다”

이용규 “간첩들 우글거려…뭉치고 단결해 문재인 하야시켜야”

길자연 “대통령 뽑아 놓았더니 나라 두 동강 만들어”

‘10.3 비상 국민 회의’에선 종교인과 정치인들이 대거 등판해 ‘문재인 대통령 하야’에 힘을 실었다. 일말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정교유착’의 전형이었다.

시작은 10.3 집회와 관련해 한기총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어왔던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군포제일교회)였다. 권 목사는 “설교할 목사님이 너무 사람이 많아서 들어오지 못해 대신하게 됐다. 이것 역시 성령의 감동인 줄 믿는다. 할렐루야!”라며 “하나님께서 지금 하늘의 구름을, 비를 다 몰아가서 이렇게 좋은 날씨를 우리에게 주셨다.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희망이 있다”고 했다.

권 목사는 “우리는 해외에 나가면 대통령도 자랑하고 싶고, 나라도 자랑하고 싶다. 자랑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우리는 기도하고 있다”며 “나는 월남 참전 용사다. 참전 용사 중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라가 보내서 가서 열심히 했는데, 살인마가 되는 것처럼 정죄하는 사람이 생겨나서 탄식하고 있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해줘야 한다.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일어났다”고 했다.

격려사를 전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선 이용규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도 한 팔 거들었다. 이 목사는 “우리나라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불행에 처해있다. 간첩들이 우글거리고 있다”며 “오늘 이 정부가 하나님의 비위를 거스르고 있다. 저는 사회주의, 전체주의, 공산주의를 절대 반대한다. 우리나라가 공산주의화 되면 국민 대다수가 북한 사람들처럼 노예가 되어야 하고 경제가 폭망해 배급제를 해야 한다. 뭉치고 단결해서 문재인 하야와 더불어 거짓말과 위선으로 점철된 조국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서 발언한 길자연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도 “대통령으로 뽑아 놓았더니 문재인은 나라를 두 동강으로 만들어 놓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힐난하기 바빴다. 길 목사는 “(문 대통령이)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 넣고 있다. 자격 없고, 범법자인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 이 나라의 법치를 망가뜨리고 법관들에게 압력을 가해 이 나라를 좌파 정권으로 몰아가는 문재인은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김문수 “문재인 빨갱이 기생충 정권, 우리가 반드시 몰아내자”

홍준표 “文 대통령, 조직폭력 집단 수괴 불과…대통령 인정 어려워”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8월 15일 ‘문재인 하야하라! 8.15 국민대회’에서나 유튜브를 통해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빨갱이가 청와대를 점령했다’는 식의 색깔론 공세를 되풀이했다.

김 전 지사는 “문재인 빨갱이 기생충 정권을 우리가 반드시 몰아낼 것이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주이다. 문재인의 꿈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문재인은 김정은의 대변인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았지, 김정은의 대변인을 뽑은 게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온통 운동권, 주사파 정권이다. 애국시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 청와대에 뻘건 용이 한 마리 앉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뻘건 기생충”이라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이제 가만히 있지 않고 일어나야 하고, 웅변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선동하는 데 앞장섰다. 심지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의원은 ‘국민 탄핵결정문’을 낭독하기까지 했다.

홍 전 의원은 “대통령 문재인의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에 대해서 국민의 이름으로 오늘 심판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내란죄(형법 87조) ▲외환유치죄(형법 92조) ▲여적죄(형법 93조) ▲민생파탄죄 ▲국민분열죄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홍 전 의원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대통령이 아니라 조직폭력 집단과 같이 한 집단의 수괴에 불과해 대통령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오늘 여기 모이신 국민의 뜻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청구인 대통령 문재인을 파면한다”고 말하자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퍼져나갔다.

모든 순서를 마무리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전광훈 씨는 광화문광장을 지키면서 청와대 행진을 독려했다.

전 씨는 “이승만 대통령이 세운 대한민국이 많이 무너졌었는데, 오늘부로 완히 원상회복이 되었다. 불법으로 박근혜를 탄핵시킨 문재인 저 놈을 반드시 끌어낼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상에 살 수 있게 됐다. 다시는 대한민국이 주사파에 의하여 혼돈되지 않도록 지켜보자. 여러분들의 위대한 결단을 환영한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고 했다.

집회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사진=평화나무)
집회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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