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일가에게 종교란?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성경책을 끼고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아 예배에 참석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2대 종정 대충대종사 열반다례법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왼쪽 손바닥에 王(임금 왕)으로 보이는 글자가 쓰여져 있다. (MBN 유튜브 캡처)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성경책을 끼고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아 예배에 참석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2대 종정 대충대종사 열반다례법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왼쪽 손바닥에 王(임금 왕)으로 보이는 글자가 쓰여져 있다. (MBN 유튜브 캡처)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의 무속논란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시작은 1일 열린 MBN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 당시 손바닥에 임금왕(王)자를 적고 나온 것이 화면에 포착하면서다. 여기에 항문침 전문가 대동설과 역술인 천공스승(정법) 멘토설까지 나오면서 무속논란은 일회성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천공스승’이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줬는지, 전직 대통령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서도 조언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준혁 교수  "윤석열 멘토로 지목된 천공스승 유튜브 보니 사기성이 농후"

이와 관련해 사학자 김준혁 교수(한신대학교)는 13일 김용민TV 맘스시사에 출연해 “이대로 가다가는 많은 사람들이 혹세무민 당해서 판단력을 잃을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에 나왔다”며 “천공이라는 사람의 방송을 몇 개 들여다 봤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그간 검찰총장을 지내면서 천공에게 멘토링을 받았다면, 대통령이 되어서도 국정운영을 의존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비판을 제기한 것이다. 

김 교수는 우선 천공이 스스로를 ‘스승’으로 지칭하는 지점이나 많은 사람에게 ‘지혜를 준다’는 뜻에서 ‘지공’이란 이름을 사용하다 ‘천공’으로 개명해 스스로 ‘하늘의 아들’이라 주장하는 것을 두고 사이비의 전형이라고 분석했다. 또 “천공이 스스로 시대를 규정하고 있다”며 “2012년까지는 사도의 해라고 해서 악한 인간들이 이 세상을 지배하고 사악한 기운이 가득한 시대였고, 2012년 10월부터 정법의 시대”라고 주장하는 지점을 우려했다. 

김 교수는 “천공이 범상치 않은 외모를 풍기며 ‘내 손바닥이 붉은색인 게 보이냐’며 ‘여기에 우주의 에너지가 담겨 있어 말기암 환자들에게도 손을 대면 다 낫는다’라고 자신을 소위 신격화하는 발언을 하는 점, 허경영 씨와 같은 인물을 높게 평가한다든지, 도를 행하는 대상이 약자가 아닌,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 특히 부유층·엘리트 여성인 점 등도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꼽았다. 

김 교수는 “고려 시대에는 왕사와 국사가 존재했다. 왕사는 왕의 스승이요, 국사는 나라의 스승을 일컬었고, 보통 왕사를 지내다 단계가 올라가면 국사로 지칭되며 국가 정책 결정에 조언을 했다”며 “그런데 천공은 윤석열이 중요한 때마다 자기를 찾아온다는 것 아닌가. 이건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바닥에 임금왕 자를 쓰거나 발바닥에 임금왕 자를 쓰는 일들은 명리학계와 무속계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라며 “정말 가기 싫은 데 갈 때나 누군가를 제압하고 싶을 때 쓰면 기운이 생긴다고 믿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윤 후보가 지난 10일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고, 이영훈 목사와 면담까지 하면서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는 행태라는 비판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물론 기꺼이 정치인들과 유착해 이용하고 이용당해 줄 용의가 있는 개신교인 목사들도 존재하는 터지만, 정치인들이 선거철 교회를 정치무대로 활용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개혁적 성향의 개신교인들이 앞장서 출범한 2022 기독교대선행동은 12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정치인이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표를 의식하여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나 신앙과 관계없이 종교적 이미지를 언론에 노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예배나 미사 혹은 법회와 같은 종교적 제례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는 다양한 종교들에 대해 존중의 표시가 아니라 개인적 이익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준혁 교수도 윤 후보가 각종 종교와 무속신앙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개신교부터 불교, 무속신앙까지 종횡무진 배경엔 역시 김건희?

여기서 빠지지 않은 인물은 바로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다. 윤 후보는 이날 이영훈 목사와 대화에서 “우리 집사람이 어릴 때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녀 구약을 외우는 사람”이라고 발언해 또 한번 논란을 자처했다.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은순 씨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정대택 씨는 “김건희 씨가 고등학생 시절 여호와의 증인 파수대 활동했다는 얘기를 복수의 측근들로부터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굳이 ‘구약’을 외운다고 거론한 것도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김건희 씨는 13일 평화나무와 통화에서 여호와의증인설에는 부인하면서도 “내가 어릴때부터 성경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했다”라고 주장했다. 추가 질의를 하려 하자, 김 씨는 “나중에 얘기하자”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고, 이후론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런데 김건희 씨는 불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윤 후보와 김건희 씨를 중매해 준 것도 스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윤 후보는 천공 멘토설은 부인하면서도 부인과 함께 천공을 만났던 이력은 숨기지 않았다. 천공에 따르면 둘 사이를 소개해 준 것도 김건희 씨다. 천공스승은 7일 YTN과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의 첫 만남을 설명하면서 “(김건희 씨로부터) 연락이 왔고, 만날 때 윤 전 총장이 남편이니까 같이 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리하자면, 무속에서 각종 종교를 넘나들며 윤석열 후보에게 영향을 미치는 진짜 멘토는 부인 김건희 씨일 확률도 높아지는 셈이다. 

최은순 '기독교은행' 강보영 목사와 30년지기...김충식과 한 교회 출석 

최근 불법 요양병원을 개설해 요양급여비 약 20억원을 부정 수급한 혐의로 1심에서 3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에 문제가 있다고 읍소해 보석으로 풀려난 윤 후보의 장모 최은순 씨는 강보영 목사와 30년지기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였다. 

강 목사는 기독교은행을 설립한다며 23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했다. 강 목사는 수차례 평화나무를 통해 “‘기독교은행’과 최은순은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도 “내가 미국의 정보통신회사인 슈브앤컴 지사를 한국에 세우려고 했는데, 최은순 씨도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내가 구속된 후에 최은순 씨가 그걸 찾아 부동산을 사고 파는 걸 했던 것 같다”고 말하는가 하면, 여전히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강 목사는 최 씨가 구속된 지난 7월, “최은순을 만나 요양원 설립 자문을 받으려고 했는데 구속돼 안타깝다”라고 말했고, 최 씨가 보석으로 풀려난 후에는 “곧 최은순 씨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제보에 따르면 최 씨는 과거 송파구 소재 ㄱ 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강동노회)에 출석했다. 최은순 씨의 사업에 빠짐없이 등장하며 조력자로 지목되는 김충식 씨, 김 씨와 추모공원 운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노덕봉 씨 모두 이 교회 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최은순 씨에게도 교회를 다닌 목적은 다른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덕봉 씨는 “최은순은 교회를 그저 왔다갔다 했을 뿐”이라고 했다. 

신심이 깊지는 않았지만, 최 씨는 이교회의 덕은 많이 봤던 것으로 보인다. 정대택 씨에 따르면, ㄱ 교회 박 목사는 정대택 씨와의 소송전에서 최 씨에게 유리한 사실확인서를 써주며 정대택 씨 잔혹사에 힘을 보탰다고 했다. 게다가 박 목사의 동생이 현직 검사였다고 했다. 이들에게 종교가 그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박 목사와 최은순 씨 등의 입장을 청취하고자 했으나, 통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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