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돈'으로 마무리... "만원씩만 내라"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6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주일 청와대 전국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진=너알아TV 갈무리)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6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주일 청와대 전국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진=너알아TV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10월 3일 소위 ‘국민재판’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을 자의적으로 ‘탄핵’한 것에 그치지 않고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전 씨는 자신이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 주관으로 ‘주일 청와대 전국 연합예배’까지 드렸다. 사실상 이름만 예배이지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극우집회와 다를 바 없었다.

현 시국을 구한말에, 문재인 대통령을 고종에 빗댄 전 씨는 설교를 시작하면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막말을 쏟아냈다.

전 씨는 "망해가는 나라가 선교사들이 지은 학교, 병원, 교회 때문에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그 당시 고종이 얼마나 멍청했나. 지금 문재인 저 새끼하고 비슷한 놈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승만을 연구해보니깐, 그때 이승만의 결기와 담대함이 요즘 전광훈 목사하고 비슷하고 강력했다”며 자화자찬하기 바빴다.

아울러 “성경 요약으로 만들어진 4대 기둥,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 기독교입국론이라고 하는 이 대한민국의 설계도로 우리가 70년을 살았더니 세계 10위권이 될 수 있었다”며 “이승만이 그려준 이 설계도를 가지고 박정희 대통령이 집을 잘 지은거 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망하게 하고 있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저 청와대 안에 있는 문재인 저 놈이 이승만이 만들어 놓은 설계도를 해체하고 북한 헌법과 제도를 한국에다가 지금 실현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승만이 만들어 놓은 헌법에서 ‘자유’를 다 빼버리고 북한 헌법에 들어가 있는 ‘사람’을 거기다 계속 박아 넣으려고 발광을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제 문재인은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세웠기 때문에 바로 인민공화국으로 가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승만의 설계도를 지켜내야 할 것”이라며 “연합예배를 시작하게 된 것은 어떤 정치적인 목적으로 우리가 이 자리에 예배드리는 것이 아니다. 성경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헌법을 지켜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게 된 것은 ‘기도의 응답’, ‘하나님의 계시’라고 포장했다. 또 지난 3일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 ‘비상 국민 회의’에 500만명이 모였다는 황당한 주장도 했다. 소위 국민재판에서 다룬 ▲대통령 탄핵 ▲주사파 척결 ▲민노총 노동행위 5년 금지 등의 안건을 ‘역사상 위대한 결단’이라고 추어올리기까지 했다.

전 씨는 “세 달 전에 기도하다가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성령의 충동을 받게 됐다. 부산, 울산, 대구, 포항, 대전을 다니면서 백성들이 얼마나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며 “그 결정타는 10월 3일 광화문 광장에 건국 후에 500만의 국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내가 전광훈 너 말 알아들었어’ 하는 표시로 몰려온 것이다. 우리는 그때에 역사상 위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았나. 국민재판을 통해 문재인을 탄핵했다”고 했다.

 

'주일 청와대 전국 연합예배'에서 기도 중인 참가자들. (사진=너알아TV 갈무리)
'주일 청와대 전국 연합예배'에서 기도 중인 참가자들. (사진=너알아TV 갈무리)

 

전광훈 “文 대통령 하야, ‘하나님의 뜻’이자 ‘예수의 명령’”

10월 3일 집회 당시 국민재판에서 결의한 내용들을 이제 ‘실행’할 때라며 이어 9일에 열리는 ‘10.9 문재인 하야 천만집회’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전 씨는 “문재인을 계속 저 자리에 둬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살든지, 아니면 문재인을 끌어내고 우리가 10월 3일 날 결의한 그 결의를 현실화시키든지, 우리는 스스로 결단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여러분! 새로운 제2의 건국을 이뤄가자. 다 저 놈들이 죽여 놓은 이승만과 박정희를 살려내자”고 선동했다.

선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제는 청와대에서 농성 중인 집회 참석자들에게 구호물자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이유로 비난하면서 문 대통령을 향한 저주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대통령 하야’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문재인 저 놈이 정말로 대통령은 고사하고 인간이라면 밤중에 나처럼 이 자리에서 와서 (여러분들을) 한번 봐야 되는 거 아닌가. 그리고 국가재난이 일어날 때, 홍수가 나고, 태풍이 불 때(처럼) 보관해놨던 모든 구호물자를 이 자리에다가 투입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그래서 문재인 저 자식은 인간이 아니라는 거다. 반드시 문재인 저 놈을 끌어내자.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고, 예수의 명령이고, 성령님이 우리를 후원하고 있다. 하늘 문이 이 자리를 향하여 열려있고, 성령이 운행하고 계시고, 하늘의 은사가 부어지고 있다. 부흥회도 아닌데 어젯밤에 이 자리에서 방언이 터지고 있다”고 했다.

자신과 집회 참가자들을 다윗에, 문 대통령을 골리앗에 비유하며 승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전 대표회장의 악의 가득한 선동적인 구호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그는 “이제 마지막 고비다. 결코 저들이 오래가지 못한다. 다윗의 손에 골리앗이 죽은 것처럼 하나님의 사람(인) 여러분들의 손에 반드시 문재인이가 죽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 와서 철야 기도회하면 유관순 급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순국과 순교는 같은 사건이다. 오늘도 예배 후로 계속 찬양하고 기도하고 부르짖으면 아마 저 청와대가 빌립보 감옥이 흔들려서 무너지는 것처럼 반드시 무너질 것이다. 청와대가 박살날 줄 믿는다”고 했다.

이날 설교의 마무리도 결국은 돈이었다. 그는 유튜브 시청자들과 예배 참석자들에게 이승만기념관과 세계기독청 건립에 필요한 후원금을 요청했다. 전 씨는 “전 국민이 만원씩만 내면 된다. 여러분이 앉은 이 옆에다가 청와대 교회를 지어보자”며 “경북궁과 청와대가 변하여 저 이탈리아의 바티칸처럼,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사원처럼, 버킹엄처럼 복음이 지배하는 청와대가 되게 하자”고 했다.

앞서 전 씨는 지난 10월 3일 집회에서도 “할렐루야, 오늘 행사 중 가장 기쁜 시간이 돌아왔다. 헌금하는 시간”이라며 “8월 15일 비가 많이 와서 내가 부도가 났다. 다 주머니를 털어서 하나님의 영광과 갈음하여 주시옵소서”라고 발언하면서 헌금을 걷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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