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사)WAFL 홈페이지 갈무리)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극동방송이 매해 국군의 날을 맞아 진행하는 ‘군 선교를 위한 특별 모금 생방송’이 사실상 가족 사업에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극동방송은 지난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아침프로그램에서 ‘군 선교를 위한 큐티 책 보내기 특별 모금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런데 군부대에 보내는 큐티 책이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의 아들 김요한 목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출판사, (사)WAFL(와플)이 발행하는 QT문화예술 매거진 [WAFL Touch(와플터치)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군 선교를 위해 큐티책을 보내는 일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다만 특별모금까지 진행해가며 받은 성도들의 후원금으로 방송사 이사장 아들이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큐티책을 구매해 군부대로 보내 왔다는 점은 선교의 순수성마저 훼손시킬 수 있다. 
 
한기붕 극동방송 사장은 <평화나무> 취재진에게 “군 선교를 위한 모금 생방송은 군 복음화를 위해 늘 해왔던 것”이라며 “두란노에서 발행하는 생명의 삶을 보내고 있다. (김요한 목사가 발행하는 와플 큐티책을 보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잡아뗐다.
 
한 사장은 “군 복음화를 위해 선한 목적으로 하는 것이니, 이상한 시각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요한 목사는 이날 극동방송이 청취자들로부터 후원받아 군부대에 보내는 큐티책이 와플에서 발행하는 것인지를 묻는 <평화나무>의 질문에 “맞다”고 확인해 주었다.
 
김 목사는 또 ‘가족 사업을 밀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가족 중 누군가는 방송사를 운영하고 또 누군가는 출판사를 운영하다 보니 일감 몰아주기라는 식으로 볼 수도 있으나, 큰 그림으로 보면 모두 선교”라면서 “이것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별모금 생방송을 통해 걷어 들인 돈의 사용처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는다.
 
<평화나무>가 한 사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거짓말을 한 이유를 따져 묻자, “군인 교회에서 원하는 책을 보내주고 있는데, 이중 와플에서 발행하는 큐티책은 일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군부대에 보내는 큐티책의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묻자, “알 필요 없다”며 공개를 꺼렸다.
 
극동방송이 가족 사업에 전사적으로 뛰어들어 밀어주고 있다는 비판은 과거에도 있었다. 극동방송은 지난해 11월 김요한 목사가 쓴 <파이 굽는 엄마> 1000권을 1200만원에 구매해 논란을 자처했다. 2018년 12월 19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당시 도서 대금 결재는 극동방송 본사가 하고, 서울·대전·창원·제주·목포 등 전국 지사에 보급 계획을 세웠다.
 
<파이굽는 엄마>는 김장환 목사의 아내이자, 김요한 목사의 어머니인 트루디 여사의 이야기를 담은 포토 에세이다. 당시 미디어오늘은 “극동방송이 기독교인과 교회 헌금을 주 수입원으로 운영되는 걸 고려하면 ’사주 일가 책 구매까지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내부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김장환 목사가 교회를 물려주지 않는 대신 방송사 요직에 본인의 자녀들을 포진시켰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김요한 목사는 대전극동방송 지사장이다. 아울러 문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목표 아래 설립된 ‘와플’은 극동방송 서울 본사 2층에 자리하고 있다. 김장환 목사의 큰아들인 김요셉 목사는 2009년부터 극동방송 재단법인 이사로 등재돼 있고, 김장환 목사의 딸 김 아무개 교수도 2013년 6월부터 현재까지 극동방송 미주지사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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