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JTBC ‘불법 모금’ 비판에 “공부 좀 하길 바란다” 호통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 참가 목회자들, “전광훈 목사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지도자”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자유한국당 관계자들과 보수단체, 시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진=평화나무)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자유한국당 관계자들과 보수단체, 시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 김준수 기자] 이번엔 ‘유튜브 구독’을 들고 나왔다. 신의한수ㆍ펜앤드마이크TVㆍ고성국TVㆍ조갑제TV 등을 매일 시청하면 개천절과 한글날에 집회를 개최하는 일에 버금간다는 것이다. 10월 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 참가자들은 유튜브 구독과 시청을 약속하며 선서까지 했다.

물론 이날 집회에서도 ‘헌금’은 빠지지 않았다.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를 비롯한 집회 관계자들은 그간의 논란을 의식한 듯 갖은 논리를 대고 감정에 호소하며 헌금을 정당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또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배달사고’도 경계했다. 현장에서 헌금하기가 어렵다면 유튜브 너알아TV에 나와 있는 계좌로 후원을 당부하는 꼼꼼함마저 보였다.

이은재 목사(한기총 비서실장)는 “예배에 대해서 오해를 해가지고 모함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신앙고백ㆍ찬송ㆍ기도ㆍ하나님의 말씀ㆍ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봉헌의 시간이 예배의 다섯 가지 조건이다. 그러므로 예배의 봉헌에 대해 시비를 걸지 말아주시기 바란다. 지금 헌금위원이 부족해서 결사대원들이 헌금위원으로 동참했다”고 광고했다.

예배를 시작하기 직전 다시 광고자로 나선 이 목사는 “12시 30분부터 예배가 시작되는데, 벌써부터 헌금을 걷는 사람이 있다”며 “아직 헌금 시간이 아니니깐 헌금기도 후에 헌금을 해주시고, 봉투에 ‘헌금봉투’라고 써 있다. 파란조끼 입은 사람, 검은 조끼 입은 사람에게만 헌금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헌금 순서를 앞두고 지난 3일 집회에서 논란이 됐던 발언이 다시 등장했다. 전 씨는 만면에 웃음을 띠며 “오늘 순서 중에서 가장 기쁜 시간이 돌아왔다. 헌금하는 시간”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발언했다.

그는 “지난 10월 3일 국민대회에서 헌금할 때가 가장 기쁜 시간이라고 했더니 교회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언론들이, 특별히 JTBC가 전광훈이 무슨 ‘불법 모금을 한다’ 이렇게 공격을 했는데, 공부 좀 하시기를 바란다”며 최초로 비판을 제기했던 언론을 향해 호통을 쳤다.

이어서 단상에 올라선 조나단 목사는 한 술 더 떠 성경을 인용하며 노골적으로 헌금을 강권하기까지 했다. 또 이날 걷힌 헌금이 청와대 앞에서 철야농성 중인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드려지는 헌금은 정부에서도 안 도와주니깐, 철야하는 이들에게 우리가 힘을 주어야 되고, 따뜻한 이불을 드려야 되지 않겠나”며 “여러분들이 이곳에 누워있지는 못하더라도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교회를 안 다니시는 분들도 모두 동참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어 “즐거운 마음으로 내는 자는 주님이 사랑한다고 했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찬송을 하면서 정성껏 헌금을 한분도 빠짐없이 드려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정성껏 이들을 위해서 후원하는 마음으로 여러분 예물을 드려주시기 바란다. 하나님이 여러분들을 축복하실 것”이라고 했다.

전광훈 씨는 “헌금은 (집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 진행해달라”며 “헌금봉투에 인쇄된 게 있다. 거기만 헌금해야 된다. 왜냐면 불법하는 사람들이 중간에 끼어들어서 장난치고 있기 때문에 유의해주시기를 바란다. 도저히 자리가 좁아서 헌금이 불가능하신 분들은 유튜브로 헌금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에서 발언 중인 박진석 목사. (사진=너알아TV)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에서 발언 중인 박진석 목사. (사진=너알아TV)

 

이용규 “전광훈, 하나님이 세우신 위대한 지도자”

김승동 “구미에 박정희 흔적 없어…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 이름만 남아”

이상민 “여러분들이 한 알의 밀알들이 되어 달라”

박진석 “상식과 몰상식의 싸움…이 자리에 있는 우리가 ‘상식’”

나영수 “행동하는 신앙인과 국민이 나라 바꾼다”

이후에는 한기총 관계자들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목사들의 너도나도 황당무계한 발언을 쏟아냈다. 시작은 전광훈 씨가 주도하는 집회에서 늘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용규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였다.

설교를 전한 이 목사는 “오늘 우리는 나라가 망하는 것을 절대로 볼 수 없다고 하는 심정에서 이 자리에 모인 것이다. 사회주의, 전체주의, 공산주의를 절대 반대한다”며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로 한미동맹을 강력하게 이루는 대한민국이 되길 원한다”고 했다.

그는 “조국이나 문재인이 공산 사상을 뿌리 뽑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완용보다도 더 극악한 참극을 겪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조국이나 문재인이 완전히 전향을 해서 사회주의나 공산사상을 버리고 자유민주주의로 돌아온다고 하면 우리는 용서할 수 있다”며 “그러나 고집을 부린다고 하면 완전히 이완용 이상의 참극과 비극을 자손만대 겪게 될 것이다. 오늘 우리는 그때까지 투쟁하고 싸우고 열심히 기도하고 협력해야 될 것”이라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전광훈 씨를 향한 낯 뜨거운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 목사는 “하나님이 이 시대에 세우시고 예비하신 위대한 지도자가 있다. 그 분이 바로 이 운동에 앞장서 주관하시는 전광훈 목사이시다”며 “전광훈 목사님은 몸이 불편하신대도 정말 애국정신을 가지고 나라를 건지고자 몸을 아끼지 않고 애쓰신다”고 추어올렸다.

인천 대표로 나선 장상길 목사(송도주사랑교회)는 “대한민국은 성경 위에 세우신 나라다. 하나님께서 시대마다 크게 사람들을 들어쓰셔서 하나님 나라의 제도를 국가에 세우고, 그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것”이라며 “오늘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하나님의 사람, 성령의 사람, 주님이 예비해놓은 전광훈 목사님을 하나님께서 민족의 기둥으로 세우셨다. 전광훈 목사님을 통해 이 민족의 주도권이 교회를 향해 넘어왔다”고 했다.

경북 대표 김승동 목사(구미상모교회 원로)는 구미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 박정희의 업적은 사라지고 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 대통령의 이름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척박한 땅을 전자도시로 만들어 한국의 경제중심을 만들었던 박정희 대통령은 흔적도 없다. 이래서 되겠나”며 하나님에게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했다.

대구 대표 이상민 목사(대구서문교회)는 “자유대한민국이 지난 2년여 동안에 큰 아픔을 겪고 나서 대한민국이 얼마나 소중한 나라인지 깨닫게 됐다. 대한민국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생명을 다해서 지켜내야 할 것”이라며 “목사로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깎았다. 대한민국이 공산주의화 되는 것을 보면서도 ‘아니오’라고 소리치지 못했던 것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했다. 앞으로 이 생명을 다해서 대한민국을 지켜내겠다고 하나님 앞에서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했다”며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한 알의 밀알들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대표로 소개된 이는 놀랍게도 박진석 목사(포항기쁨의교회)였다. 예장통합에서도 규모로 손꼽히는 교회이자 명성교회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는 수습안이 통과된 제104회 총회가 진행된 곳이다.

전광훈 씨는 박 목사를 소개하며 “우리나라 최대 교단인 통합 측 대표”라며 “앞으로 내가 선 이 자리를 대신 이끌어갈 우리 목사님이시다. 반드시 이 나라를 살려낼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우리는 진보와 보수의 싸움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상식과 몰상식의 싸움을 하러 온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우리가 상식이다. 우리는 거짓과 진실, 진짜배기와 가짜배기의 싸움을 하러 온 것”이라며 “진짜배기가 무너지면 가짜배기가 이 나라를 끌고 가게 되는 것이다. 나라를 지키는 데는 교회도, 불교도, 천주교도, 유교도 관계없다”고 했다.

부산 대표 나영수 목사(예평교회)는 “행동하는 신앙인과 국민이 나라를 바꾼다. 행동하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21번을 부산에서 버스를 이끌고 서울에 올라왔다. 오늘 이 세력이 시간이 갈수록 커져야 될 줄로 믿는다”며 ‘국민의 명령이다 조국은 감옥가라’, ‘문재인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발언을 마무리했다.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에서 발언 중인 장경동 목사. (사진=너알아TV)
‘10.9 문재인 하야 천만 집회’에서 발언 중인 장경동 목사. (사진=너알아TV)

 

장경동 “원수는 사랑해야 되지만, 적은 죽여야“

전광훈 씨가 ‘대한민국을 살려낼 한 사람’이자 ‘30년 된 둘도 없는 친구’로 소개한 이는 장경동 목사(대전중문교회)였다. 장 목사가 ‘할렐루야’,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등장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환호성과 박수로 열렬히 환영했다.

장 목사는 “대통령 각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올라왔다. 대통령이 여기에 오셔서 이 사람들 설득해버리면 끝나는 거다. 설득이 안 되면 본인이 설득 당하시면 끝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바라면 들어주셔야 한다. 목회를 해보니깐 교인 한 명이 울고 있어도 달래주는 게 목사다. 수백만 명이 울고 있으면 오셔서 달래주셔야 한다. 그게 지도자”라고 했다.

평화나무가 문제제기를 하면서 교계 안팎에서 논란이 된 ‘북한 주민 2000만명 죽이자’ 발언에 대한 해명도 나왔다.

장 목사는 “장경동이가 북한 사람 죽이자고 했다? 멀쩡한데 왜 죽이나. 나처럼 이북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위원장을 위해서도 변함없이 끊임없이 기도한다. 그 사람들도 예수 믿고 구원받으라고 말이다. 구원받는 순간 남북통일이 그냥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원수는 사랑해야 되지만, 적은 죽여야 한다”고 했다. 장 목사는 “원수와 적은 다르다. 북한은 사랑해야 되지만, 쳐들어오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쳐들오면 그냥 죽을 건가”라며 “원수는 사랑해야 되지만, 적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각종 고소ㆍ고발과 막말로 논란을 빚고 있는 전광훈 씨를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장 목사는 “전광훈 목사를 엄청 욕한다. 옆에서 지켜봤는데, 솔직히 말이 거칠다”며 “‘빤스 목사’라고 하는데, 말의 표현이 거칠어서 그렇게 한 거지 저 목사님이 무슨 그 여자를 건들기라도 했나”라고 했다.

이어 “한기총에서 공금 횡령했다고 하는데, 왜 여태껏 조용하나. 정직만이 가장 큰 힘”이라며 “사람은 누구든지 거짓말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거짓말 안 했다고 하면 그게 거짓말이다. 인간은 그렇게 허물과 죄로 살아간다. 너의 죄, 나의 죄를 서로 덮어가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전광훈 씨는 “오늘 장경동 목사가 여기 나오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주위에서 협박도 심하고, 절대로 전광훈 옆에 가지마라고 했다더라. 모든 벽을 깨고 목숨 걸고 나왔다”며 “이 시간부터 장경동 목사는 내 자리에서 이 운동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했다.

전 씨는 “대한민국 주사파 50만명 빼고는 다 하나가 됐다. (주사파는)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척결의 대상”이라며 “김문수 지사처럼 전향하면 몰라도 용서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다음 기사에서 계속)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