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문재인 저놈을 반드시 끌어내겠다”
“피 흘림 없는 혁명 없다”…10월 3일 청와대 진입 예고
‘문재인 = 사도세자’ 주장하며 뒤주까지 등장…전광훈 “순국·순교할 열사 계속 모집”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달 31일 ‘10월 3일 문재인 끝장낸다 청와대 4.19식 집행 예행연습’ 집회를 열었다. 이날 결단식에서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끌어내릴 때 사용할 것이라며 ‘뒤주’까지 등장했다.(출처=너알아TV)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달 31일 ‘10월 3일 문재인 끝장낸다 청와대 4.19식 집행 예행연습’ 집회를 열었다. 이날 결단식에서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끌어내릴 때 사용할 것이라며 ‘뒤주’까지 등장했다.(출처=너알아TV)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유튜브를 통해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까지 특정하며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위한 순교자를 모집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10월 3일 문재인 끝장낸다 청와대 4.19식 집행 예행연습’ 집회에서 결단식까지 개최됐다. 전 씨가 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실상 내란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광훈 씨는 지난달 26일 너알아TV 77일차 방송에서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끌어내릴 순교할 사람들을 찾는다며 자신의 발언을 마치 하나님의 계시인 양 포장했다.

전 씨는 ”문재인은 탄핵 된 것과 같다. (문 대통령의 탄핵 주장이) 하나님의 손길을 보았기 때문에 하나님이 하시려는 것”이라며” “오늘 이 시간에 중대한 폭탄선언 한다. 10월 3일은 반드시 문재인을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청와대 진입 발대식을 거행한다”고 했다.

문제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죽음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전 목사는 “저와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서 청와대 경호원들의 실탄을 받아서 순교하실 분들, 목숨을 내놓으실 분들(을 찾는다)”며 “피 흘림이 없이 무슨 혁명이 되겠냐. 제가 제1호로 죽겠다”고 했다.

전 씨는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안 죽을 수도 있다. 100% 죽는다는 것도 아니지만 최후의 순간에는 목숨을 내놔야 한다. 청와대에 진입하여 목숨을 내놓으실 분, 10명, 20명도 좋다”며 “이 흐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며 ”10월 3일 통해 주사파를 쳐내고 문재인을 끌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열어가는 결정적인 행사를 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가둔 악랄한 문재인 용서할 수 없어”

지난달 31일 동화면세점 앞에서 개최된 ‘10월 3일 문재인 끝장낸다. 청와대 4.19식 집행 예행연습’에는 전광훈 목사와 한기총 관계자들을 비롯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송영선 전 의원, 태극기집회 주도 단체, 지지자들이 총출동해 집회가 끝나는 순간까지 온갖 원색적인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 하야’를 연호했다.

동화면세점 주위에는 육군·해병대 군복을 입은 참가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잊을만하면 군가가 울리고 군사용어가 난무하는 모습이 전시상황의 군사훈련을 떠오르게 했다. ‘내 생명 조국을 위해’,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가 적힌 플랭카드와 바람에 나부끼는 수많은 깃발을 보니 거사를 앞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한편에서는 ‘대통령 하야’ 서명을 받기 위해 봉사자들이 분주히 오갔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던 구호도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 등이었다.

전광훈 씨는 “우리는 건국 70년 만에 가장 큰 국난을 맞이했다. 북한에서 날아온 주사파의 바이러스하고 남로당의 찌꺼기가 붙었다. 바로 그들이 청와대를 점령했다. 그리고 대통령 2명을 감옥에 집어넣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해체하여 김정은에게 갖다 붙이려고 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악랄한 저 문재인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우리는 저 자를 반드시 끌어내서 박근혜 대통령하고 임무교대를 시켜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을 겨냥한 입에 담기도 힘든 막말도 이어졌다. “문재인 야 이놈아 내 말을 잘 들어. 이제 너를 내가 끌고 반드시 나와서 박근혜 자리에다가 차버릴 거야”라며 “마지막 결론은 피를 흘리고 죽어야 된다. 죽음이 없는 혁명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 한기총을 선두로 하여 죽고, 피를 흘리고 10월 3일 날 청와대에 진입하여 경호원으로부터 실탄을 받아서 죽기로 각오하고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전 씨는 “한기총의 많은 목사님들이 저와 함께 죽겠다고 나섰다. 10월 3일에 4.19식 청와대 진입을 시도할 것이다. 4.19식 진입하여 문재인 저 놈을 모가지를 끌고 나와야 한다”며 “4.19식 진입이라고 하는 것은 헌법 위에 존재하는 권위를 갖고 있는 것이다. 4.19를 보고 누가 불법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을 본받으라. 양심이 있으면 걸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전광훈 "문재인 끌어내 박근혜 복귀시키자"

10월 3일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끌어내릴 때 사용할 것이라며 ‘뒤주’까지 등장했다. 전 씨는 영조가 나라를 위해 사도세자를 죽이는데 뒤주를 활용했듯이 대통령을 뒤주에 담아 박근혜 대통령이 수감 중인 구치소로 보내겠다고 했다.

전 씨는 “문재인 저놈이 분명히 10월 3일까지 안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문재인을 담고 나올 뒤주를 만들어 나왔다”며 “문재인을 여기다 담아가지고 서울 구치소로 데려가서 박근혜 대통령 있는 방에다가 처넣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식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진입 시 선두에 설 ‘순교자’도 모집했다. 전 씨는 “저와 함께 생명을 던지기 원하시는 여러분, 공식적으로 180명이 등록을 했다. 10월 3일 저를 위하여, 조국을 위하여 순국하실 분, 순교하실 분들은 이 시간에 다시 한번 결단해주시기를 바란다”며 “나도 조국을 위하여 순국하겠다고 결단하신다면 두 손 들고 만세를 불러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로 화답했다.

심사숙고하고 결정하라며 10월 3일에 죽지 않으면 ‘권총으로 쏴버리겠다’는 농담도 던졌다. “동의하십니까? 진짜요? 손 들어 놓고 안 죽기만 해봐? 내가 그날 여러분을 권총으로 쏴버릴 거야? 생각해보고 손들어야 돼요. 진짜요?”라고 했다.

전 씨는 집회가 끝날 때까지 대통령을 겨냥한 막말을 멈추지 않았다. 목회자로서 응당 지니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품위나 지위여하를 떠나 갖춰야 할 사람에 대한 예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전 씨는 “문재인 이놈아. 좋은 말 할 때 내일 기어 내려와 이 자식아. 대통령 한 달 더해먹으면 뭐 나은 게 있냐. 어차피 너는 10월 3일 날 서울 구치소로 갈 거야”라며 “단 하루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모시고 나와서 청와대에 복귀시켜야 한다. 정식 은퇴식을 우리가 해드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뒤주를 앞세우면서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기 시작했다. 전 목사는 “지방을 계속 돌면서 국가를 위하여 순국할 열사들을 계속 모집하겠다”며 “1천만명 조직을 완성하여 10월 3일 날은 제2의 대한민국을 열어가는 건국을 이뤄보자”고 했다.

“전광훈 주장은 사실상 내란선동”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달 31일 ‘10월 3일 문재인 끝장낸다 청와대 4.19식 집행 예행연습’ 집회를 열었다. (사진=평화나무)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달 31일 ‘10월 3일 문재인 끝장낸다 청와대 4.19식 집행 예행연습’ 집회를 열었다. (사진=평화나무)

내란선동에 가까운 전 씨의 발언이 알려지자 언론들도 관련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대부분의 언론이 전 씨의 발언을 비판한 반면, 중앙일보는 전 씨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뉘앙스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지난달 28일 <전광훈 목사가 청와대 순교자를 모집하고 있다>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단식을 벌이고 있는 전광훈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청와대로 진격하겠다’며 순교자를 모집하는 방송을 올렸다”며 “전 목사의 주장은 사실상 ‘내란 선동’에 가까운 말들이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전 목사의 선동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2018년도 한 집회에서 전 목사의 설교 중에 나온 ‘청와대 진격할 때 60세 이상의 목사부인을 앞세울 것’, ‘밀고 들어가서 앞으로 앞으로 천성을 향해 가자’ 등의 발언들을 언급하며 “올 7월 내란음모 혐의로 고발당했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도 28일 <전광훈 실탄 받고 순교하실 분민병대 모집 논란> “연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이번엔 ‘청와대 진입 순교자’를 모집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며 “전 목사는 또 사전에 연락한 이들을 대상으로 ‘민병대’를 꾸리겠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전 씨는 “10월 3일 전까지 동네별로 조직할 것이다. 국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또 우리를 대표하는 자유한국당이 이것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역사적 책임이 한기총으로 옮겨오게 된 것”이라며 “이 조직을 놓고 ‘민병대’라고 하던지, ‘애국결사단’이라고 하던지 좋은 이름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28일 <전광훈 한기총 목사이번엔 개천절에 청와대 진격하겠다> “지난 6월 ‘대통령 하야’ 주장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개천절(10월 3일)에 청와대로 진격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일각에서는 전 목사가 이른바 보수 진영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사라는 점을 이유로 전 목사의 돌발 발언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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