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설치되면 나라 망한다?'...카카오톡ㆍ유튜브 중심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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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되면 나라 망한다?'...카카오톡ㆍ유튜브 중심 가짜뉴스
  • 김준수 기자
  • 승인 2019.10.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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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한당ㆍ극우 유튜버ㆍ전광훈, ‘공수처 반대’로 대동단결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견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야당, 유튜버, 종교인들이 합세해 한 목소리로 공수처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극우 유튜버, 심지어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인 전광훈 씨까지도 공수처가 설치되면 ‘나라가 망한다‘느니, 공수처가 ‘남조선 국가안전보위부’라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앞다투어 유포하고 있다. 공수처는 가짜뉴스가 주로 유통되는 카카오톡 채팅방에서도 단골소재가 됐다.

팩트체크 1) 공수처, 친문 독재 위한 수단?

카카오톡 메시지로 유포되고 있는 내용을 종합하면, 공수처는 ‘친문(親文) 독재’를 위한 수단이자 대통령이 정적 제거를 위해 악용할 소지가 높은 다시없을 악법 중에 악법이다. 과연 사실일까.

우선 공수처 설치 법안은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함께 사법개혁 법안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열고 신속한 공수처법 통과를 위해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분리해 우선적으로 협상한다고 밝혔다. 공수처법 통과를 원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에서 다루게 될 공수처 법안은 백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 안과 권은희 의원(바른미래당) 안이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백혜련안)와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권은희안)라는 명칭이 다르고, 공수처 운영에 있어서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엄정 수사하기 위한 독립된 수사기구 설치’라는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톡 채팅방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공수처 관련 가짜뉴스들. (사진=카카오톡 채팅방 갈무리)
카카오톡 채팅방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공수처 관련 가짜뉴스들. (사진=카카오톡 채팅방 갈무리)

팩트체크2) 공수처장의 임기는 최대 9년?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공수처장의 임기는 최대 3년에서 4년이다. 백혜련안에서는 공수처장의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중임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다만, 권은희안은 임기를 2년으로 하되 한차례 중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수처장은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 출신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또는 그 밖의 법인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사람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한 사람 등으로 1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팩트체크 3) 7명의 위원 중 6명을 대통령과 여당 측이 임명?

가짜뉴스에서 언급한 '위원'은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 여당 측이 7명의 위원 중 6명을 임명한다는 말은 얼마나 정확할까.

백혜련ㆍ권은희안 모두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그 외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등으로 공수처장추천위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가짜뉴스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대통령과 여당이 일방적으로 임명하지 않고 야당 몫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또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대통령이나 여당이 임명하지 않는다. 2년 임기의 대한변협회장은 자체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하에 회원들의 투표를 거쳐 선출되는 자리다.

이렇게 구성된 추천위가 2명의 공수처장 후보를 선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한 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권은희안은 국회 동의까지 필수 요건으로 추가까지 했다. 무엇보다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서 7명의 위원 중 6명이 찬성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애초에 야당이 추천한 위원들이 반대하면 의결조차 할 수 없는 구조다.

 팩트체크 4) 대통령 일가와 국회의원은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실이 아니다. 공수처의 수사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모두 포함해 7000여명에 이른다. 여기에 고위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대통령의 경우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까지 수사대상이다. 권은희안은 현직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 백혜련안은 퇴직자까지 포함시켰다.

백혜련ㆍ권은희안 모두 공수처 수사대상으로 ▲대통령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국무총리와 국무총리비서실 소속의 정무직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무직공무원 ▲중앙행정기관의 정무직공무원(「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 ▲대통령비서실ㆍ국가안보실ㆍ대통령경호처ㆍ국가정보원 소속의 3급 이상 공무원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의 정무직공무원 ▲대법원장비서실, 사법정책연구원, 법원공무원교육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의 정무직공무원 ▲검찰총장 ▲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특별자치시장ㆍ도지사ㆍ특별자치도지사 및 교육감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장성급 장교 ▲금융감독원 원장ㆍ부원장ㆍ감사 ▲감사원ㆍ국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위원회 3급 이상 공무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수처는 판사와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기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사권과 영장 청구권, 재정 신청권을 가진다. 권은희안은 만 20세 이상 국민 중 7~9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공수처 내 기소심의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했다. 기소심의위원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기소가 가능하다.

카카오톡 채팅방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공수처 관련 가짜뉴스들. (사진=카카오톡 채팅방 갈무리)
카카오톡 채팅방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공수처 관련 가짜뉴스들. (사진=카카오톡 채팅방 갈무리)

팩트체크 5) ‘민변 출신 변호사’가 공수처 장악한다?

공수처 검사의 자격요건으로는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 ▲10년 이상 재판ㆍ수사ㆍ조사업무의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처장이 임명한다. 인원은 25명 이내로 구성된다.

백혜련안에서는 검사 출신을 전체 정원의 2분의 1로 제한했다. 사실상 검사를 포함한 고위 공직자를 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수처가 또 다른 검찰 조직으로 기능하지 않도록 인적구성과정에서부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의 변호사들이 공수처를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일 뿐이다.

한겨레는 17일 기사에서 “한국당은 ‘공수처가 민변 출신 변호사들로 꾸려질 것’, ‘정치적 편향성을 띤 이들로 수사처 검사가 채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이런 지적은 공수처가 또 다른 검찰 조직이 되는 걸 막기 위해 넣은 장치일 뿐이며, 야당이 동의하지 않은 이가 공수처장이 될 수 없는 구조를 간과한 지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마이뉴스도 21일 기사에서 “이런 주장은 과도한 억측이며 비이성적 견해”라며 “기존 검찰을 견제하는 사정기관을 만듦에 있어, 검찰출신이 주류를 이루면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에서 제안된 것이지, 결코 민변 변호사들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공수처, 대통령의 ‘독재적 수사기관’될 것”

문제는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사실을 왜곡하는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는데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게슈타포를 만들어 친문 독재 끝을 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공수처는 결국 대통령이 맘대로 할 수 있는 독재적 수사기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19일 ‘트루스포럼 전국대학연합 거리집회’에서 “요새 공수처가 굉장히 뜨겁다.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거였다”며 “법사위에 있을 때 3년 전부터 끝까지 반대했다. 사실 한국당에서는 처음에 이걸 그냥 통과시켜주자 이랬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저 사회주의정권이 왜 공수처를 그렇게 하고 싶겠나. 이게 만약 통과가 되면 내년 총선 자체가 없어질 수가 있다”며 “그냥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가 생기는 거다. 거기에 민변 출신들을 다 포진시켜서 자기들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은 끝까지 괴롭혀서 끌어내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공수처 반대는 자가당착일 뿐이다. 2012년 12월 3일 자한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주도로 지금의 공수처 법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법안이 추진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재오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심재철, 김성태 의원 등 13명은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공동발의했다.

이들은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범죄행위 등에 관한 수사를 관장하는 공직자비리수사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함으로써 고위공직자의 비리행위를 근절하고 나아가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특별검사는 수사, 공소의 제기, 형의 집행 등 검찰청법 제4조 규정에 의한 검사의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했다.

오히려 현재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공수처 법안보다 책임과 권한이 더 크기까지 하다. 수사대상에 제한 없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SNS에 ‘공수처관련 자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 지난 입장 정리’라는 글을 남기면서 자한당의 공수처 반대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MB 당시 국민권익위 제안으로 정부입법안 진행하다가 ‘공수처는 여권과 현정부를 상대로 겨누는 권한인데 왜 정부가 주도하느냐’라는 취지의 반대에 부딪혀 성사 안 됨(이재오 인터뷰 증언)”이라며 “18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또한 공수처 설치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수처 설치 공감대를 형성함”이라고 했다.

이어 “2012 대선 무렵 이재오, 김성태, 심재철, 김영우, 정의화 등 공동발의로 공수처법 발의”했다며 “내용은 현재 패스트트랙 상정안보다 훨씬 더 넓음. 대상 제한 없이 공수처가 수사권·기소권 모두 가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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