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인정 수습안, 신사참배 결의나 다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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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 인정 수습안, 신사참배 결의나 다름없어”
  • 김준수 기자
  • 승인 2019.10.2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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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 반대 기도회 참가자들 “말씀 빙자한 왜곡된 관행에 저항할 것”
‘명성세습 불법허용 철회를 위한 참회기도회’ 참가자들이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외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명성세습 불법허용 철회를 위한 참회기도회’ 참가자들이 28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본부가 있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외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명성교회가 초법적인 결의로 이끌어낸 수습안마저 사실상 무시하면서 명성교회 세습 사태가 또다시 안개 속으로 빠지는 모양새다. 예장통합 내부에서조차 명성교회 세습 반대와 수습안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목회자ㆍ신학생ㆍ평신도들은 28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본부가 있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명성세습 불법허용 철회를 위한 참회기도회’를 개최했다.

유경재 원로목사(안동교회)는 이날 ‘풀무불에 던져질지라도(단3:8~18)’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그는 명성교회에게 면죄부를 내리고 김하나 목사의 세습을 가능하게 해준 수습안이 사실상 신사참배 결의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유 목사는 “한국교회는 거대 금신상 앞에 자발적으로 머리 숙여 경배를 드리고 있다”며 “대형교회들은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교권을 장악하고 교단을 지배할 수 있는 권력으로 성장했다. 초대형교회의 재력이 중소교회와 그 목사들을 휘어잡아 굴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기업이 세습하듯 대형교회는 앞 다투어 세습을 하며 이를 당연시 여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명성교회 세습에 관한 수습안 결의는 신사참배 결의나 다름없는 결의였다. ‘명성교회화’가 이뤄진 것이다. 명성이 우리 교단을 점령했고, 교단을 지배하게 된 것”이라며 “명성교회가 느부갓네살이 만든 금신상 못지않은 우상이 되었고, 우리는 모두 그 앞에 굴종하여 들어간 꼴이 되었다”고 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해결은 간단하다고 했다. 김삼환 원로목사는 사과하면서 세습을 철회하고, 김하나 목사는 다른 교회로 부임하면 된다고 했다.

유 목사는 “왜 이것이 그렇게 어렵나. 아버지 목사는 무엇 때문에 교단 전체를 흔들고 한국교회에 누를 끼치면서까지 세습에 집착하는 것인가”라며 “아들 목사가 물러간다고 명성교회가 당장 문을 닫겠나. 10만 명이 모이는 교회가 어느 목사 한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 된다면 하나님의 교회가 아니다”라고 했다.

유 목사는 “우리 교단이 헌법대로 104회 총회 결의를 철회하고 명성교회가 세습을 물리면 새로운 일이 분명하게 열릴 것이라 믿는다. 풀무불 단련이 두렵다고 현실과 타협하여 금신상에게 절한다면 사탄의 권세 앞에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이라며 “교단이 정한 원칙대로 한다면 교단도 살고 명성교회 그 명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명성교회, 세습 조항 무시하고 세습 강행”

서원모 교수(장신대)는 ‘명성교회세습철회와 교회개혁을 위한 장신대교수모임’을 대표해 발언했다. 그는 명성교회 세습 사태와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 벌어진 초법적인 수습안 결의로 인해 교단 정치의 위기이자 교단 헌법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명성교회는 헌법 조항을 무시하고 세습을 강행했을 뿐만 아니라 초대형교회라는 힘을 이용해서 노회와 총회까지 움직여 자신의 정당성을 획득하려고 시도해왔다”며 “초대형교회 앞에 교단 헌법도, 심지어 최고 의결기관인 총회도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목도했다”고 탄식했다.

이어 “이번 일은 초대형교회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과 힘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며 “초대형교회가 노회, 헌법위원회, 총회 등 교단의 공적 조직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현실이 서글프고 안타깝기만 하다”고 했다.

가을 정기노회에서 세습안을 문제 삼고 이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개인, 개교회, 당회와 노회, 단체와 기관에서도 세습안의 문제점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이 총회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장로정치를 수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운동은 회개와 자복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라며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수로 주님 앞에 회개한다. 교회성장주의와 대형교회가 가질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바르게 지적하고 비판하지 못한 죄를 회개한다. 명성교회 세습의 일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관자처럼 지낸 것을 회개한다”고 했다.

엄소희 회장(장신대 신대원 여학우회)은 “신학생들은 오랜 기간 외쳐왔다. 정말 없는 힘까지 쥐어짜가며 작년에 이어 제104회 총회가 열리는 포항까지 내려갔다”며 “우리의 희망과 달리 제104회 총회는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억될 부끄럽고 치욕스런 결과를 냈다. 예장통합이 어쩌다 이 지경에 왔는지 한동안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엄 회장은 “개혁교회는 계속해서 개혁되어야 한다는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혁교회는 진정한 참회를 통해 개혁되어야 한다”며 “명성교회가 비판을 받는 이유는 명성교회가 잘못된 길로 갔기 때문이다. 지금은 참회할 때다. 김삼환 목사님, 김하나 목사님, 명성교회, 총회는 참회하십시오”라고 했다.

포항지역 평신도들은 이날 배포한 자료집에 기재된 성명서로 발언을 대신했다. 성명서에는 포항지역 48개 교회 소속 400명의 평신도가 참여했다. 이들은 “신앙 양심에 비춰 본다면, 어떤 괴이한 말솜씨로도 세습은 정당화할 수가 없다”며 “총회는 이 당연하고도 명백한 결정을 외면한 채 불의의 손을 들었다”고 했다.

평신도들은 “이 결정은 다음세대에게 가혹한 짐을 안겼다. 의로우신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의 겸손을 따르는 다음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며 “다음세대의 정직한 질문에 우리는 어떤 말솜씨로도 답할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끝으로 “예장통합 총회는 지금이라도 이번 결정을 철회하고 한국교회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우리는 불의에 침묵하여 그것을 인정하는 편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비록 메아리가 없는 선언이라 하여도 우리는 소리칠 것이다. 이번 결정은 틀렸다”고 했다.

 

“모든 형태의 교회세습, 단호히 거부한다”

기도회는 십자가 행진으로 마무리했다.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세습철회’와 ‘총회각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예장통합 총회가 위치한 건물을 돌며 행진하면서 참회의 기도를 했다. 또 명성교회 세습과 모든 형태의 교회세습에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고백을 담은 신앙선언문도 발표했다.

‘명성세습 불법허용 철회를 위한 참회기도회’ 참가자 일동은 “오늘날에도 교회세습은 하나님의 몸 된 교회를 이용해 치부했던 성직매매의 극한적 모습일 뿐”이라며 “교회를 하나님의 것으로 돌리고 권세를 하나님께 돌리고자 하는 우리는 모든 형태의 교회세습에 단호히 거부한다”고 했다.

이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하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빙자한 왜곡된 관행에 저항한다”며 “신의 자리에까지 오른 목사들과 교권주의자들에 의해 세습이 자행되는 한국교회에도 교권주의자의 이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고,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진정 거룩한 교회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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