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발표

[평화나무 = 김준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문 발표 이후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지도 못할 막말을 계속해서 퍼붓고 있는 전광훈 씨. 그의 막말에 개신교인들의 피로가 극에 달했다는 인식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개신교인 10명 중 8명은 기독교 정당의 정치 참여도 반대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크리스챤아카데미, 대한기독교서회와 함께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통계분석 결과를 10월 31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했다.

이번 인식조사는 지난 7월 8~19일 전국의 20세~69세 개신교인 및 개신교인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패널을 통한 온라인 조사방법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이번에 발표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개신교인 79.5%가 반대했다. 찬성한다는 입장은 5.2%에 불과했다.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경우도 극소수였다. 개신교인 2.9%만이 태극기집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5회 미만 참여는 2.6%, 5회 이상은 0.3%에 그쳤다.

눈여겨봐야 부분은 거듭된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전광훈 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뚜렷하게 나타난 점이다.

개신교인 응답자 64.4%는 ‘전 목사가 한국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기독교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씨의 언행이 ‘우려가 된다’는 입장도 22.2%에 달했다. 하지만 개신교인 10명 중 1명은 전 씨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개신교인 응답자의 10.1%는 ‘다소 지나치나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3.3%는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하야’ 주장에 대해서도 대다수의 개신교인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개신교인 응답자의 71.9%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응답은 8.8%에 불과했다. ‘보통이나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9.3%였다.

이상철 크리스찬아카데미 원장은 자료집에서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회장이라는 명함을 지닌 채 극단적 극우 행보를 보인다”며 “3분의 2가량의 개신교인들은 반감을 보이나 13.4%라는 옹호 세력이 있다. 개신교가 극우 정치에 말릴 수 있는 충분한 잠재적 위험성과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촛불혁명 동력, 역풍으로 작동할 수 있다”

교계 언론도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10월 31일 CBS <개신교인 80%, 전광훈 목사 막말에 비판적>, 뉴스파워 <기독인 86.4% “전광훈 목사 언행 부적절”>, <기독교인 79.5% “기독교 정당 반대”>, 유코리아뉴스 <개신교인 대북인식, 설교보다는 언론·인터넷에 영향받는다>, 11월 1일 국민일보 <기독교인 ‘정치 성향’ 범진보 32% 범보수 21%>, 기독신문 <“개신교인 대다수 기독정당ㆍ태극기집회 참석 반대”>, 아이굿뉴스 <전광훈 지지하는 개신교인 13.4%…‘충격’>, 크리스챤연합신문 <전광훈 목사의 언행, 개신교인 86.4% ‘부적절하다’> 등이다. 뉴스앤조이와 크리스천투데이는 관련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11월 1일 오후 4시 기준).

CBS는 “개신교인 10명 중 8명은 막말 행보를 보여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목사에 대해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기독교인 대부분은 기독교 정당을 만들어 정치에 참여하는 일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아이굿뉴스는 “극우정치의 기수로 나선 전광훈 목사에 대해 개신교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조사 결과 대다수가 전 목사의 최근 언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인식조사에 대한 이상철 원장의 분석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 원장은 “결론적으로 13.4%의 개신교인들은 전광훈 목사의 언행에 동의를 한다는 이야기이고, 22.2%는 형식과 표현에는 반감이 있으나 심정적으로는 부동층으로 돌아설 수 있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에 대해 동의를 보내는 13.4%의 교인들, 기독정당에 5.2% 지지를 보내는 개신교인들의 기세가 어떤 형국을 띄게 될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성질이지만, 태극기와 촛불로 첨예하게 갈린 광장의 양극화 속에서 그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기세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촛불혁명의 동력이 자칫 부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여 역풍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지난 10월 3일 개천절 광화문 보수집회는 그것을 보여주는 증상이었다. 그것의 효력이 언제까지이고,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그러한 조짐이 일부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게 감지됐다. (이상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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