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 박사, 군 출신 관계자 연락 받고 영상 비공개 전환

2013년 8월 1일. 주한 중국대사관 건너편 옥인교회서 열린 제5차 탈북난민 북송반대 전 세계 캠페인에서 이애란 박사가 중국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속보입니다. 북한이 서해상에서 우리 함정을 고의로 충돌 도발 인명 피해까지 났다고 이애란 TV에 보도가 떴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11월 3일 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는 이같은 메시지와 함께 유튜브 채널 김재헌TV의 영상 인터넷 주소가 돌았다. 영상은 4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유튜브 채널 관리자인 김재헌 세종벧엘교회 담임목사(메종드블루 대표·프라미스코리아 대표)는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어제 유튜브를 보다가 이애란 박사가 북한에서 소식을 받았다며 (서해 교전 속보를) 올려놓아서, 나도 사람들에게 보라고 영상을 올린 것이다. 그런데 오늘 새벽부터인가 (이애란 원장의 영상이) 비공개로 설정이 되어 있어서, 혹시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나 싶어서 나도 내렸다”고 말했다.

교전이 일어난 것에 대한 사실 확인이 안 된 것이냐고 묻자 김재헌 목사는 “그렇다. 우리야 일반 뉴스는 안 다루고, 이애란 박사는 북한에 소식통이 있으니까 (소식을) 받았겠다 여겼다”고 답했다. 이애란TV의 관리자인 이애란 박사는 1997년 탈북하여 남한에 온 북한 요리 연구가로 유명세를 탔다. 현재 북한음식문화연구원 원장·자유통일문화원 원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평화나무>는 이애란 원장과의 통화를 시도했다. 이 원장은 “기자회견 중이라 나중에 전화 드리겠다”고 했다. 확인해보니 유튜브 이애란TV는 “이애란TV's 통일부앞 기자회견”이란 제목의 실시간 영상을 송출하고 있었다. 실시간 채팅으로 한 시청자가 “어제 북한 배와 충돌 사건 어떻게 된 건가요?”라고 묻자 이 원장은 “전 해군 제독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추가 확인을 위해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좀 더 알아보고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4일 이애란TV 생방송 캡처 화면
4일 이애란TV 생방송 캡처 화면

이애란 원장은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소식통으로부터 구체적인 정보를 받아서 방송을 올렸다. 그런데 해군과 연계된 분께서 전화를 주셨다. 그분이 국방부에 질의했더니 그런 일이 없다고 하기에 우리도 확인을 더 해야 해서 방송을 내렸다. 좀 더 확인을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황당한 얘기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일이 있었으면 바로 대응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이애란TV의 한 시청자는 "우파에도 주사파 스파이들 많이 있습니다. 정보원의 증언이 확실한 증거입니다. 주사파가 급했나 보네요. 해군 제독 찬스까지"라며 국방부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의 혼선을 빚은 비슷한 사건이 있기는 하다. 10월 7일 동해 대화퇴 어장에서 일본 어업 단속선이 북한 어선과 충돌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북한 어선이 침몰하고 선원 60여 명이 구조되었다. 대화퇴 어장은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북서쪽으로 350㎞ 떨어진 지점으로, 일본과 북한이 서로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이라 주장하고 있는 해역이다. 사건 당시 일본은 불법 조업 단속 중 충돌이 일어났다고 발표했고, 북한은 일본 측이 고의로 충돌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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