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5일 ‘총회 지도자 초청 시국기도회 및 정책설명회’ 개최
“세상 많이 좋아졌다…시국기도회 해도 별로 관심 없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5일 ‘총회 지도자 초청 시국기도회 및 정책설명회’ 개최했다. 총회장 김태영 목사를 비롯해 총회 임원, 노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5일 ‘총회 지도자 초청 시국기도회 및 정책설명회’ 개최했다. 총회장 김태영 목사를 비롯해 총회 임원, 노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김태영 목사)은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 폐회를 앞두고 시국성명서를 채택했다. 여러 현안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ㆍ외교정책 등을 에둘러 비판하고, 동성애 반대를 천명했다. 그러면서 현 시국이 ‘구한말’에 버금간다며 “극심한 국론의 분열과 반목을 종식시키기에 힘쓰며, 민족의 미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시국성명서로는 부족했는지 5일에는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에서 교단의 주요 임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시국기도회까지 개최했다.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느2:17, 엡5:26~27)’라는 제104회 총회 주제를 설명하고 그에 따른 교단의 핵심 사업을 소개하는 정책 설명회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시국기도회 및 정책설명회에는 예장통합 총회 임원, 상임부, 정기위원회, 특별회위원회 임원, 전국 68개 노회 대표, 총회 산하 기관 임원, 신학대 총장, 이사장, 총회 사무총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부총회장 신정호 목사(전주 동신교회)는 대표기도에서 “한국교회는 심히 어렵고 복잡한 시점에 놓여있다”며 “곳곳에 비난과 뉴스거리로 한국교회 권위와 영적인 리더십이 추락하는 이 시점에 또 이 나라는 광화문으로 서초동으로 나뉘어 있다. 하나님 이 나라를 긍휼히 여겨 달라”고 기도했다.

설교는 김운성 목사가 ‘여호와의 말씀을 듣고 돌아갔더라(왕상12:21~24)’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특정 이데올로기나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하나님을 끌어들이는 시국기도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목사는 “현안에 대해서 자책하는 마음이 크고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분노가 깊을수록 기도가 격해질 것이다. 우리의 울분을 토로하게 될 개연성이 많이 있다”며 “한국교회나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할 때 우선은 자신과 싸워야 된다고 생각한다. 전의를 불태워야 된다면 우리의 못난 자아에 대해서 먼저 불태워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도자들부터 싸우지 말자. 그가 누구이든지 간에, 어떤 상대이든지, 대한민국 안에 누구든지 간에 싸우려는 마음을 버리고 우리 자신과 먼저 싸우자”며 “진정한 시국기도회는 내가 무너지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제104회기 한 해 동안 어떤 현안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하나님의 손길을 기다리면서 우리 자신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자”고 했다.

설교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영적 도덕적 타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며 각성하게 하옵소서 ▲국민 갈등이 치유되고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여 화해와 상생을 이루게 하옵소서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의 아픔을 나누고 경제적 생태적 정의를 실현하게 하옵소서 ▲민족 공동체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통일, 동북아시아 및 세계 평화를 위하여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등을 위해 기도했다.

 

“언론, 시국성명서 외면하고 명성교회 부정적 보도”

순서에 없던 총회장 김태영 목사의 ‘시국기도회 후 메시지’ 발표도 진행됐다. 김 목사는 지난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시국성명서를 채택했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이 명성교회 수습안만을 다룬 것에 섭섭함을 나타냈다.

김 목사는 “1,500명의 교계 지도자들이 4일간 회의 후 시국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일반 언론들은 이것을 외면하고 도리어 명성교회 건을 부정적으로 보도했다”며 “유감을 표하기에 앞서서 우리를 먼저 돌아보게 된다. 교회의 자정 노력의 부족과 자기 비움의 영성이 미흡했고 사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점에 대하여 송구하고 매우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현 정부의 경제ㆍ외교ㆍ교육 정책에 대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달라고 했다. 또 북한과의 관계 개선도 중요하지만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에도 신경써줄 것을 주문했다.

김 목사는 “6.25 한국전쟁 후 체결한 한미, 한일 간의 안보 협정과 안보원칙을 현 정부는 소중히 여겨 주기를 바라며, 우방 국가들과의 협의를 통해서 북미관계 개선과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추진해지기를 바란다”며 “경제운영과 인사제도 등에 대하여 열린 자세로 우려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특히 여야 지도자들이 정례적으로 소통하여 극한 대결이 아니라 상생과 선의의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영역에서 침해받고 있는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김 목사는 “교육부는 기독교가 한국근세사에 끼친 영향을 간과하거나 축소하지 말며 타종교와 함께 균형 있게 다루어 주길 바란다”며 “특히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침해해서는 안 된다. 그러할 경우에는 거센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갈등을 치유하는 일과 더욱 국민 간 화해에 힘쓰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며 “약자의 위로자가 되고 국가와 지도자를 위하여 매일 기도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때로는 지팡이로, 때로는 막대기로 국가의 안위를 위해 섬길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이날 발표한 총회장 메시지를 다음날인 6일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만나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국기도회를 마치고 정책설명회 순서가 되자 지난 총회에서 결의한 수습안이 잘 지켜지고 있다며 명성교회에 대해 짧게 언급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과거에 저희들이 시국기도회를 할 때는 기도회 장소를 에워쌌다. 닭장차 대기하고. 요즘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시국기도회 해도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총회 후 수습전권위원회가 제안한 7개 항의 수습안과 당사자들이 합의한 6개 합의안은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 김수원 목사님이 다 수용을 해서 총회 결의한 대로 이행되고 있음을 보고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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