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목사는 여전히 설교 중…8일 구역장 모임서 “명성교회는 ‘깨끗한 교회’”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안이 채택되고, 지난달 29일 서울동남노회에서도 김수원 목사 측과 명성교회 측의 합의안이 성사됐음에도 불구하고 김하나 목사는 계속해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안이 채택되고, 지난달 29일 서울동남노회에서도 김수원 목사 측과 명성교회 측의 합의안이 성사됐음에도 불구하고 김하나 목사는 계속해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수습안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다’, ‘모든 논란은 종결되었다’라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친명성 진영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교단 안팎에서 수습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사그라지기는커녕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예장통합 산하 교회, 신대원 동기, 학술단체, 신학자, 평신도, 세습반대단체 명의로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 성명이 수없이 쏟아졌다. 가을 정기노회가 마무리되어 가는 가운데 노회 차원의 대응도 시작됐다. 68개 노회 중에 지금까지 제주노회ㆍ순천노회ㆍ평북노회ㆍ부산남노회ㆍ전남노회ㆍ광주노회가 수습안을 철회해달라는 헌의안을 올렸다.

다가오는 26일에는 ‘제104회 총회 결의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성찰’을 주제로 토론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교회 갱신과 회복을 위한 신앙고백모임(준비위원장 박은호 목사)’이 주최하고,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교회개혁을 위한 장신대 교수모임’ 주관으로 진행된다.

제104회 총회 결의에 대해 임희국 교수(장신대)가 ‘신학적 의미와 과제’, 고형진 목사(강남동산교회)가 ‘목회적 의미와 과제’, 정재훈 변호사(기독법률가회)가 ‘법률적 문제 진단과 과제’, 박은호 목사(정릉교회)가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향후 대응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다. 평화나무도 오는 18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교회 목회세습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공청회를 준비 중이다.

교단 안팎에서 반대 여론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총회나 명성교회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총회는 명성교회가 수습안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방관하는 중이다.

지난 5일 열린 ‘총회 지도자 초청 시국기도회 및 정책설명회’에서 총회장 김태영 목사는 제104회 총회에서 결의한 명성교회 수습안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취지로 짤막하게 보고했다. 당시 기도회에는 총회 임원, 상임부, 정기위원회, 특별회위원회 임원, 전국 68개 노회 대표, 총회 산하 기관 임원, 신학대 총장, 이사장, 총회 사무총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 목사는 “총회 후 수습전권위원회가 제안한 7개 항의 수습안과 당사자들이 합의한 6개 합의안은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 김수원 목사님이 다 수용을 해서 총회 결의한 대로 이행되고 있음을 보고드린다”고 했다.

 

김하나 목사 “하나님 앞에 더 정직하고 회개하는 주의 종들이 되자”

‘아무 문제없다’는 식의 총회장의 보고와는 다르게 당장 명성교회가 수습안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도 지켜볼 문제다.

지난달 29일 서울동남노회 가을정기노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김 목사 측과 명성교회 측의 합의안 중에 ‘명성교회 당회는 총회 이후에 결의한 김하나 목사의 설교목사, 김삼환 원로목사의 대리당회장 결의를 철회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이후에도 김하나 목사가 지난 3일 주일예배에서 버젓이 설교를 전했기 때문이다.

8일 구역장 모임에서도 ‘하나님의 물질’인 연보(헌금)를 거짓으로 사용하면 하나님께 버림받고 저주받는다며 김삼환 원로목사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일축했다.

김하나 목사는 “만약에 이 물질을 훔치고 빼돌리고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 거짓으로 쓰면 이걸 아셔야 한다. 우리가 벌하지 않아도 하나님께 쓰임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라며 “깨끗하지 않는 그릇은 하나님이 쓰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가만히 두시지 않는다”고 했다.

일부 교인이 김삼환 원로목사를 거짓선동으로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말도 안 되는 별의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우리교회 분들이 계신다. 인터넷에 너무 가슴 앞은 이야기들을 올려놨고, 거짓선동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헌금에 대한 것”이라며 “완전 소설 쓴 이야기다. 모든 무기명 헌금들은 다 모아서 김삼환 목사님에게 가져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를 정말 모르는 가장 무식한 사람들이 교회 이야기를 할 때 하는 말이 ‘헌금은 다 목사들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나”며 “교회를 다니면서 예수를 믿었던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나. 그런 이야기를 퍼뜨리고 마치 사실인양 서로 수군거리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명성교회가 ‘깨끗한 교회’이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라며 교인들에게도 정직하게 살 것을 주문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 앞에서 깨끗하지 못하면 버림받고, 저주받는다.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는 우리 교회가 깨끗한 교회임을 믿으시기 바란다”며 “(명성교회가) 부족한 게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로 날마다 새로워지고 있다는 거다. 여러분들도 더욱더 하나님 앞에 깨끗한 그릇이 되기 위해 하나님 앞에 더 정직하고 아름답게 사시고 회개하는 주의 종들이 되시기를 축복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명성교회만큼 큰 헌신 한 교회 없다”

친명성 진영의 여론몰이도 계속되고 있다. 예장통합정체성과교회수호연대(대표회장 최경구 목사, 이하 예정연)는 지난 5일 명성교회를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예정연은 “명성교회 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 이어진다면 통합 교단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고 결국 교단이 분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법적인 결의가 만들어낸 수습안조차 지키지 않아 문제를 발생시키는 주체는 명성교회임이 명확한데도 노회와 교회 지도자들이 수습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예정연은 “지금까지 통합 측의 전통은 은혜와 화합인데 수년 동안의 과정을 본 총대들은 교단 분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라며 “솔직히 명성교회더러 나가라면 별 대안이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명성교회만큼 큰 헌신을 한 교회는 없다”고 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총회의 불법 결의와 두 전직 총회장들의 잘못을 덮고 서울동남노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급박감도 크게 작용한 것”이라며 “이제 우리 모두는 총회의 공적 결정에 승복하고 지노회와 지교회 지도자들은 구성원들을 잘 이해시키고 외부 단체의 과도한 공격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언론과 교회, ‘세습 프레임’으로 명성교회 공격”

C채널도 명성교회를 옹호하는 기사를 쏟아내기는 마찬가지였다. 10월 31일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 총회 수습안 수용>을 시작으로, 4일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과정, 정말 문제 있었나?>, 5일 <명성 청빙 유효 판결, 결의로 뒤집은 제103회 총회>, 6일 <명성 청빙 유효 판결, 결의로 뒤집은 제103회 총회>, 7일 <명성교회 수습안, 제77회 정기노회 통과, 종결 수순>, <개인, 개교회 자유 심각히 훼손> 등의 제목으로 보도했다.

C채널이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일부 언론과 교회들’이 ‘세습 프레임’을 씌어 명성교회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습을 인정을 철회하고 재심을 결정한 제103회 총회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또 ‘안정화의 국면’, ‘노회의 정상화’ 등의 표현을 써가며 제104회 총회에서 통과된 수습안을 포장하기 바빴다. 거기다 명성교회 사태를 계기를 담임목사 청빙을 개교회에 맡겨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기까지 했다.

C채널은 5일 “해당 교회 성도들 대다수의 찬성과 소속 노회의 허가, 그리고 제기된 재판에서 승소까지. 합법적 절차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지만, 일부 언론과 교회들은 ‘세습’이라는 프레임을 씌어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교회를 세워나가라고 구성된 총회. 그러나, 지난해 열린 예장통합 제103회 총회는 이른바 ‘세습 반대’라는 사회적 여론에 편승해 특정 교회를 겨냥한 공격과 비난이 이어져, 정기총회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고 했다.

이어진 6일 기사에서도 “수습 방안은 그대로 표결에 넘겨졌고, 총대 1204명 중 920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교계 안팎으로 수년 동안 논란을 야기한 명성교회 목회자 청빙 문제. 더 이상의 분열을 멈추고자 만들어진 수습안 통과로 인해 안정화의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고 보도했다.

7일 기사에서는 “제77회 정기노회에서는 이외에도, 2년 동안 치러지지 못한 목사 안수식이 진행되면서 노회의 정상화를 알렸다. 총회의 수습안과 추가합의안 실행으로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 문제는 사실상 종결돼가고 있다”며 “개교회의 담임목사 청빙을 놓고 교단이 법적 구속력을 행사하는 단계까지 확대된 명성교회 건을 계기로, 개교회가 담임목사 청빙을 자치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여론이 새롭게 확대돼가고 있다”고 했다.

 

‘교회의 사명’ 망각하고 ‘전도의 길’ 가로막는 건 누구?

C채널 현직기자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처치타임즈’도 빠지지 않았다. 제104회 총회가 끝난 이후인 9월 29일 <흘린피 닦아준 총회 ‘명성교회’ 이슈 완벽정리>, 10월 2일 <연동교회 목사의 설교로 본 통합교단의 병폐와 개혁과제>, 30일 <명성교회 수습 완전 해결>, 11월 2일 <명성교회 문제와 개교회주의의 위기> 등 명성교회를 옹호하는 입장으로 방송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처치타임즈는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명성교회 청빙을 둘러싼 이슈가 교회가 직접적으로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서울동남노회가 열리면서 관련 내용이 조정ㆍ화해, 집행되면서 완전히 종식됐다”며 “총회에서 결의했고 전국 교회들이 낸 의견에 따라 노회에서 모든 과정을 집행했다. 이제 교회를 살리기 위해 큰 틀 안에서 결정한 것이기에 총회 산하 모든 교회 지도자들은 더 이상 이 문제로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서울동남노회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라고 하거나 선동과 분쟁을 멈출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처치타임즈는 “총회와 노회가 교회와 성도들을 살리기 위해 어렵게 화해의 길을 가려는 지금, 더 이상 전도의 길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논쟁을 멈추고 주님께 엄숙히 부여받은 영혼구원의 사명을 감당하는 본연의 교회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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