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문재인 대통령 체포하라” 황당 주장도

‘문재인 퇴진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통성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문재인 퇴진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통성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주님! 순서를 바꾸었습니다. 이제 나라 살리는 일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주님 내 병을 고쳐주시옵소서. 우리 자녀들도 축복해 주시옵소서. 내가 하는 장사도 잘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 기뻐하는 일을 먼저 하기로 결단했습니다. 주여! 하늘 문을 열어주시옵소서. 주여 삼창하며 기도하겠습니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광훈 씨가 9일 열린 ‘문재인 퇴진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설교를 마치고 한 기도다. 소위 시국선언 이후 몇 차례 대형집회와 청와대 앞 농성 등 자신들의 활동을 ‘애국운동’으로 포장했지만 결국 그 끝엔 한국교회의 병폐인 기복주의가 도사리고 있었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난 셈이다.

‘문재인 퇴진을 위한 국민대회’는 사전행사로 열린 청년과 여성연사들의 발언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집회가 진행되자 부흥회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헌금시간은 물질로 하나님의 복을 구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조나단 목사는 “지금은 이미 하늘 문이 열리고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에게 축복해주시기를 원하신다. 헌금을 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파란 조끼를 입은 분들에게만 꼭 헌금을 드려 달라”며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고 주님이 약속했다. 정성껏 감동의 예물을 드리자. 오늘 놀라운 축복의 시간이다. 입으로 고백하며 예물을 드리자”고 했다.

그는 “정성껏 드려 달라. 할렐루야!”라며 “하나님 감사하다. 우리의 예물을 받아주셔서 감사하다. 축복 주실 줄로 믿는다”고 했다. 파란 조끼를 입은 집회 관계자들이 쉴 새 없이 집회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헌금을 받았다.

집회 참가자들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듯 헌금을 냈다. 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 한편에 설치된 부스에서는 모금함까지 두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도 헌금을 유도했다.

 

‘문재인 퇴진을 위한 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집회 관계자들에게 헌금을 내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문재인 퇴진을 위한 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집회 관계자들에게 헌금을 내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한국교회 때문에 ‘문재인 재앙’ 일어났다”

“하나님이 보낸 선지자 전광훈 목사님의 귀한 말씀 우리에게 전해주시도록 하겠다”는 조나단 목사의 소개에 집회 참가자들의 열렬히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단상에 올라선 전 씨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있지도 않은 ‘국민에게 받은 권한’을 운운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문 대통령을 체포하라는 막말을 내뱉었다.

전 씨는 “6월 달에 시작한 애국운동이 이제는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반드시 문재인은 끌어낼 수 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부탁하려고 한다. 대통령일지라도 이적죄, 여적죄를 범하면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민의 뜻을 꼭 받드시길 바란다. 오늘 밤이라도 청와대에 진입하여 문재인을 끌고 나오기를 바란다. 국민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권한을 위임해드리겠다”고 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대통령 하야 운동을 시작했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주사파도 처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주사파에게 대한민국을 강도질 당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크게 낙심하여 실망가운데 있었다. 그러나 4개월 전에 하나님의 성령이 제게 음성을 들려주셨다. 하나님의 성령이 일하기 시작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살 수 있게 됐다”며 “4950만명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잡고 들고 일어서기만 하면 주사파 김일성주의에 빠진 50만명을 처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위에서 왕 노릇하는 김정은 저 놈의 새끼도 모가지를 잘라 버리자. 문재인만 끌고 내려올 것이 아니고 한반도의 악의 축인 김정은 저 놈의 모가지를 쳐야 될 것”이라며 “우리가 다 하나가 되기만 하면은 못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윤리적인 죄보다 국가 지키지 못한 죄가 더 큰 죄“

한국교회가 이기주의에 빠져 개교회 성장에만 몰두하는 바람에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씨는 “왜 대한민국에 환란이 온지 아나? 왜 문재인 저 개XX가 나타난 줄 아나? 이 말을 하고 싶어서 몇 달 동안 참았다”며 “오늘 진실에 대한 말씀을 공포하겠다. 한국교회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라야 망하든 말든, 주사파가 오든 말든, 문재인이가 오든 말든, 자기 교회 하나만 키우려고 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재앙이 온 것이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린 목사들이 많다”며 “목회하는 것을 마치 기업하는 것처럼 자기 장사하는 것처럼 한다. 오히려 국가를 살리기 위해서 성도들이 광화문광장에 뛰어나가고 있는데 거기 가지 말라고 한다. 이거는 나쁜 놈들이다, 나쁜 놈들. 내가 분명히 경고한다. 더 이상 교회 붙잡고 밥 먹고 살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간음, 도둑질 같은 윤리적인 죄보다 국가를 지키지 못한 죄가 더 크다며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이 애국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애국운동을 하다보면 자신처럼 병도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1200만 성도들이여 회개하자. 회개해야 될 제1의 제목은 국가를 지키지 못한 죄를 회개하기를 바란다”며 “윤리적인 죄보다 이것이 더 큰 무서운 죄다. 우리 하는 모든 일들을 뒤로 잠시 멈춰두고 애국운동하는 일에 앞장서자. 하나님의 순서대로 바꾸는 것이 능력”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에 수술하다가 완전히 죽었다. 감방도 두 달 갔다. 거기서 제가 회개했다. ‘한번만 주님 나를 살려주시면 내가 이제 내 목회보다 이 나라를 위해서 먼저 하겠다’ 그랬더니 내 몸이 많이 나아졌다”며 “작년에는 내가 걷지도 못했다. 애국운동 했더니 하나님이 살려주셨다. 광화문광장에서 이루어지는 세계적, 기적, 역사적 일을 보고 있지 않나. 이것은 빌리 그래함이 여의도에 와서 전도 집회한 것을 넘은 것이다. 순서만 제대로 바꿔도 하늘 문이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삶의 우선순위를 애국운동에 둬야 한다고 했다.

전 씨는 “오늘 이 시간 여러분과 제가 결단하자. 문재인을 끌어내고 주사파를 처단하기 위하여 모든 일에 애국운동을 먼저 하시기를 원하시면 아멘하자. 반드시 여러분에게 시온의 대로가 열릴 것”이라며 “원리는 간단한 거다. 반대로 자기 하는 일에 빠져가지고 나라 살리는 일을 뒤로 제쳐놓고 장사한다고 장사가 될 줄 아나? 공부한다고 공부가 될 줄 아나? 목회한다고 목회가 될 줄 아나? 하나님이 폭풍과 곰팡이로 불어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전 씨는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은 복 받으셨다. 다음 주 토요일에 다시 하겠다. 문재인 저 놈이 내려올 때까지 계속한다”며 “다음 주 이 자리에 모일 때는 여기 계신 여러분들 한 사람이 10명씩을 확보해서 모이자. 이승만광장에 예배드리러 오면 병 낫는다. 기적이 일어난다”고 했다.

 

한 집회 참가자가 '공수처법 결사 반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평화나무)
한 집회 참가자가 '공수처법 결사 반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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