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안동MBC 뉴스화면 캡처)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 대한 학력위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가운데, 목사 자격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 총장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딸이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면서 엄마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에서 위조한 표창장을 부당하게 활용했다는 듯 발언하면서 ‘교육자적 양심’까지 걸었다.

그러나 정작 최 총장 본인이 학력논란에 휩싸이면서 부메랑을 맞고 있다. 그는 논란이 확산되자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침례대학교에 3학년으로 편입해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단국대에서 교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면서 “학교 직원이 명예란 글자를 잘 안 쓴다고 해서 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가 취득했다는 석사는 물론 학사마저도 가짜라는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최성해는 고졸?...어쩌면 중졸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네이버 인물정보 학력사항에는 그가 1978년 단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워싱턴침례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은 것처럼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밝혀진 사실은 다르다. 그가 실제로 거쳐 간 것으로 확인된 워싱턴침례대학은 2004년에서야 버지니아 고등교육국으로부터 정식 4년제 대학 인가를 받았고, 2013년 2월에야 미국 연방 학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ABHE 정회원이 됐다.

기독일보 워싱턴침례대, "세계화를 선도하는 종합대학으로!"(2013.4.3.) 기사에는 당시 학교가 지난 2월 ABHE(Association for Biblical Higher Education) 총회에서 정회원으로 승격된 의미가 담겨 있다. 

기독일보 워싱턴침례대, "세계화를 선도하는 종합대학으로!"(2013.4.3.) 기사에는 당시 학교가 지난 2월 ABHE(Association for Biblical Higher Education) 총회에서 정회원으로 승격된 의미가 담겨 있다. (출처=기독일보)

당시 이병구 교무처장이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ABHE로부터 정회원(accredited) 자격을 취득한 일반, 신학교 졸업자는 미국 50개주 및 해외에서도 미국연방학력으로 인정받게 되며, 북미주에 산재한 약 210개의 회원 학교 및 1200개 관련 기관에서 학점, 학생, 교수, 자료 등을 교류할 수 있고, 전학, 진학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최 총장이 학교를 다녔던 1990년대 초·중반에는 정식학력 기관이 아니었으며, 다른 학교에 편입하거나 교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던 셈이다.

게다가 한국대학신문과 그의 저서 '대학 개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2016) 등에서는 최 총장이 1978년 단국대 상경학부를 ‘수료’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졸업’이 아닌 ‘수료’라 함은 논문을 쓰지 않았거나, 청강생으로 등록해 수료증만 지급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단국대는 1981년 청강생 제도가 폐지되기 전까지 대입시험을 통과하지 못해도 입학금과 수업료 등만 내면 정원 외로 수업을 듣게 해주었다. 그러나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시기(1975년)에 '비선실세' 최순실씨도 청강생 신분으로 단국대 영문학과를 수료했다. 

단국대 관계자는 11일 ‘최 총장이 단국대학교서 무역학과를 수료한 것이 맞는지’를 묻는 <평화나무>의 질의에 “개인정보라서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수료란, 규정상 졸업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경우”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제보자로부터 최성해 총장이 고등학교를 정식 시험을 통과해 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 총장이 고등학교를 다닌 것으로 보이는 기간 중 중학교 무시험 진학제가 시행(1969년-1971년)되면서 중학생 인구의 급격한 팽창으로 고등학교 입시 과열이 초래되던 시기였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최 총장이 고등학교조차 정식 시험을 치르고 입학한 것이 아니라면, 뼛속깊이 금수저로 태어나 온갖 특혜를 받고 살아온 부끄러운 이력이 더해지는 셈이다.

최성해, 목사 과정 정식으로 밟은 흔적 없어

최 총장은 한국대학신문 등에 기재된 프로필에서 1991년 5월 미국 워싱턴침례대학교에서 신학 학사 학위를 받았고, 1990~1993년까지 미국 포트딕스 침례교회(Fort Dix Baptist Church)에서 부목사로 사역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또 현재는 풍기 성내교회의 협동목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부목사로 사역했다는 교회는 현재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관련, 김기대 LA평화의교회 목사와 김동문 선교사 등이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김동문 선교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미국 침례교단 285개 교회, 미국 남침례교단 100여개 교회, 미주남침례회 한인교회총회 10여개 교회, 뉴저지 지역 160여 개 한인교회 명단에서 이 교회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며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목사 안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최 총장이 지난 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워싱턴침례대학교 3학년으로 편입해 학사 학위와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면, 1989년 8월 가을학기에 워싱턴침례대학교에 학사 편입한 것이 된다. 그가 포트딕스 침례교회의 부목사로 사역했다는 1990~1993년 중 2년이 겹친다.

김 선교사는 "이는 신학교 3학년 재학 중 침례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부목사로 사역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미국 남침례회나 미주남침례회 한인교회총회 소속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과정을 마치지 않고 목사가 되기는 정말 힘들다”고 지적했다.

해당 학교에 과거 재직했던 직원의 진술도 최 총장의 목사 자격이 허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워싱턴침례신학교에서 2012년경 재직했다는 A씨는 “1984년 김호식 박사가 2대 학장으로 취임하면서 목회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만들었으나,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과정이었을 뿐 정식 인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 총장은 지금도 풍기 성내교회에서 협동목사로 버젓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협동목사는 담임목사의 재량으로 친분에 의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간혹 협동목사에게도 사례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성내교회 장로 A씨는 “성내교회에서 최 총장에게 사례비는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1년에 한번 정도씩 협동목사 자격으로 교인들에게 설교를 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교회 장로들과 교인들의 진술에 따르면 성내교회는 동양대학교 내 유학생들을 전도하고 정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최 총장을 협력목사로 세웠다. 동양대학교가 학교발전을 위해 외국인 학생 유치에 열심을 냈고, 이는 교회의 선교적 지향점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언제부터 성내교회 협동목사로 관계를 맺었는지는 교회 연혁에조차 기록이 없다. 

1988년 성내교회 11대 담임목사로 취임해 지난해 은퇴한 최갑도 목사 역시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내가 담임으로 있을 때 관계를 맺었으나 언제쯤인지는 오래된 일이라 기억에 없다”고 했다. 다만 교회가 2005년 12월 중국학생 담당 목사(김충목 교육목사)를, 2008년 1월에는 동양대학교 중국학생 담당 선교사(정진향 학원선교사)를 들인 것으로 보아, 대략 이 무렵쯤으로 추측할 뿐이다.

‘양심적’이어야 할 교육자?

최 총장은 “조국 법무부장관 딸에게 표창장을 준 적 없다”는 말을 하면서 교육자적 양심을 내걸었으나, 실제로 그가 교육자라고 할 만한 근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교육자’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교원으로서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적혀 있다. 유의어로는 교육가와 선생이 있다. ‘교원’이라 함은 각급 교육기관에서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된다. 그러나 최 총장의 이력에서 어떤 공식 자격을 취득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지난 10일과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장경욱 동양대 교양학부 부교수가 출연해 표창장 위조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경향신문은 11일 최 총장이 십수년간 학교를 운영하며 친동생이 경영하는 건설사에 학교의 각종 공사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 봤을 때, 그를 선생으로 보기에는 더더욱 무리가 따른다. ‘선생’이라 함은 ‘본래 일찍부터 도를 깨달은 자, 덕업이 있는 자, 성현의 도를 전하고 학업을 가르쳐주며 의혹을 풀어주는 자, 국왕이 자문할 수 있을 만큼 학식을 가진 자 등을 칭하는 용어’로 정의할 수 있다.

그나마 최 총장은 ‘교육이나 교육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칭하는 교육가로 보기에 가장 적합할 것이다. <평화나무>는 동양대 설립자인 최현우의 장남으로 태어나 특별한 노력 없이 총장 자리까지 올라 25년간 그 직을 유지며 교육 사업을 통해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여전히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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