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 땐 ‘아수라장’이라던 언론들, 윤석열 출근 때는 20분 먼저 출근?
시민들, “왜 여기서 출·퇴근하는지 정말 미쳐버리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으로 꽉 막힌 서초 도로(출처=연합뉴스)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으로 꽉 막힌 서초 도로(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으로 서초 구민을 포함한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가운데, 언론의 이중적인 태도가 분노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때는 ‘교통 마비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취지의 기사를 쏟아내던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출퇴근으로 인한 교통 마비에는 침묵했고, 오히려 일부 언론은 교통 혼잡은 없었다며 시민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출퇴근한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들은 ‘본인 출근은 8분이지만 교통 통제는 30분 이상이다’ 등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언론들, 전장연 때와 달리 ‘교통 대란 없었다’ 보도

동아일보와 세계일보, 서울신문 등은 윤석열 대통령의 출퇴근 길을 소개하며 교통대란은 없었다는 취지의 제목으로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지난 11일 ‘尹 첫 출근길 13분 소요... 교통혼잡 없었다’는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 첫날인 11일 우려했던 교통 혼잡은 없었다. 다만 통제 구간에서 일반 차량 흐름이 잠시 지연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역시 ‘尹, 서초~용산 10분 출퇴근길... 교통 대란은 없었다’는 기사를 내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긴 했지만, 교통 대란은 없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이어갔다.

동아일보는 시민의 불편조차 이야기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12일 ‘尹 서초 자택~용산 집무실 8분... 일부 교차로선 대기 지연’이라는 기사에서 “출근길 교통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며 “다만 경찰이 ‘무정차 통과’를 위해 교통 신호를 조작하면서 일부 교차로에서는 차량 대기가 길어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경우엔 아예 시민들의 불편이나 교통 대기 등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때는 ‘아수라장’, ‘출근길 불편 언제 멈출까’, ‘시민들 고성·항의’ 등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에도 시민들의 불편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월 26일 서울경찰청장의 말을 인용하며 “전장연 출근길 시위는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는가 하면 동아일보는 지난 4일 ‘전장연, 9일만에 지하철시위 재개··· 출근길 혼잡’이라는 기사에서 “직장인 노모 씨는 ‘시민들 출근길에 시위를 계속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고 쓰기도 했다.

“움직이는 시간만 8분, 교통 통제는 30분 이상”

그렇다면 실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서초 엄마들의 모임’ 카페에는 윤 대통령의 출근으로 인해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넘쳐났다.

서초맘카페에 올라온 글
서초맘카페에 올라온 글

회원들은 “제발 어디로든 빨리 들어가면 좋겠다. 어젯밤에도 애 픽업 갔다가 속이 부글부글”, “5년 내내 출퇴근하면 계속 막히겠다”, “왜 여기서 출퇴근하는지 정말 미쳐버리겠다”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한 회원은 “대통령이 좀 더 일찍 출근하고 많이 늦게 퇴근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기사 댓글에도 “8분 만에 가려면 다른 차들 멈췄겠다”, “움직이는 시간만 8분, 교통 통제는 30분 이상”, “문 대통령이 그랬다면 대서특필했을 언론”, “거주자들은 1시간 반 밀렸다는데 거의 안 밀린 것처럼 분칠하고 있다” 등 비난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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