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수차례 순국결사대 모집 및 행동지침 전달

11월9일 광화문 집회에서 순국결사대가 모여 앉아 있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지난 10월3일 전광훈 씨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 소속 회원들이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각목을 휘두르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면서 전 씨의 내란선동이 실제로 실행 계획 의지를 담고 있다는 불안감을 안겼다. 이날 46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청와대 진입을 저지하려던 경찰이 다치기도 했다.

최근 경찰은 청와대에 진입하겠다며 나선 사람들의 명단, 소위 순국결사대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폭력집회를 누가 주도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전광훈 씨의 비서실장인 이은재 목사는 전광훈 목사는 (순국결사대와) 별로 관련이 없다. 그 집회는 내가 다 기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간 <평화나무>가 모니터링한 내용을 살펴보면, '순국결사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모두 전 씨의 입에서 나왔다.

전 씨는 9월 26일 '청와대 진입 순국결사대 모임'을 열고 이은재 목사를 총사령관이라고 지칭했다. 이은재 목사가 순국결사대를 진두지휘할 인물인 것처럼 내세웠으나, 순국결사대 모집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대한 언급은 전 씨의 입에서 여러 날 수차례 반복됐다. 

전 씨는 이날 문재인은 천천이요, 한국교회는 만만이라며 청와대 경호원과 경찰이 만만치 않다. 경복궁부터 버스를 붙여서 청와대를 둘러쌀 것이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 들어가 미리 숨어 있자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전략은 이은재 총사랑관이 상의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전달했다. 전 씨는 여러분에게 사다리를 다 줄 것이다. 버스위로 올라가야 한다. 무조건 버스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북자들이 가장 선발대로 목숨을 건다고 한다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인류 역사를 새로 열어가자고 했다.

전 씨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듯, “여러분은 살 만큼 살았다. 나이 50세가 넘으면 자식들도 부담스러워한다. 여러분 죽는다고 슬퍼할 사람 한 명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절대 안 죽는다. 반드시 예수한국 복음통일 이뤄진다”고 말했다.

전 씨는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이 전폭 지지와 지원을 보내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전 씨는 이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전달한 후 황교안 대표를 만나 작전 회의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30만명을 동원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순국결사대를 모집하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전달한 것은 이날뿐이 아니다. 전 씨는 9월 28일 열린 집회에서도 같은 말을 반복하며, 문재인 하야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선동했다.

전 씨는 앞서 8월26일 너알아TV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마치 하나님의 계시인 양 포장하며,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끌어내릴 순교할 사람들을 모집하기도 했다.

전 씨는 저와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서 청와대 경호원들의 실탄을 받아서 순교하실 분들, 목숨을 내놓으실 분들(을 찾는다)피 흘림이 없이 무슨 혁명이 되겠냐. 제가 제1호로 죽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진입하여 목숨을 내놓으실 분, 10, 20명도 좋다. 이 흐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103일 통해 주사파를 쳐내고 문재인을 끌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열어가는 결정적인 행사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월 31일 31일 동화면세점 앞에서 개최된 ‘10월 3일 문재인 끝장낸다. 청와대 4.19식 집행 예행연습’에는 뒤주까지 등장했다. 전 씨는 “문재인 저놈이 분명히 10월 3일까지 안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문재인을 담고 나올 뒤주를 만들어 나왔다”며 “문재인을 여기다 담아가지고 서울 구치소로 데려가서 박근혜 대통령 있는 방에다가 처넣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식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뒤주를 앞세우면서 청와대를 향해 행진도 했다. 

 

또 8월 31일에는 동화면세점 앞에서 10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리기에 앞서 예행연습을 한다며 문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막말을 퍼부었다. 전 씨는 이날 "문재인 저놈을 모가지를 끌고 나와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는 뒤주까지 등장했다. 그는 영조가 나라를 위해 사도세자를 죽이는데 뒤주를 활용했듯이 문 대통령을 뒤주에 담아 박근혜 대통령이 수감 중인 구치소로 보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전 씨는 이날 순교자 모집에 등록한 인원은 180명이라고 밝혔다

또 "지방을 계속 돌면서 국가를 위하여 순국할 열사 1천만명을 조직해 10월 3일 날은 제2의 대한민국을 열어가는 건국을 이뤄보자"고 했다.

'천지00 0000' 블로그에는 9월 16일 '일사각오 순국결사대 모병'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블로그 글 캡처) 

 

개인 블로그 등에도 순국결사대 모집에 대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 모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전광훈 목사님 문재인 끌어내리기 세부일정글을 올리며 청와대 진입 시 경호원의 총을 맞아 장렬하게 죽어 생명을 걸 각오가 되어 있는 분만 참석해 주세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 ***도 유관순 누나와 안중근 의사님의 뒤를 따라 문재인 끌어내리기 청와대 진입 순국대열에 합류하여 기꺼이 이 한 몸 던집니다라고 썼다.

실제로 집회 시마다 순국결사대 조끼와 머리띠를 두른 사람들은 집회 무대의 가장 선두 자리에 배치되거나, 집회 농성장을 활보하며 집회 질서를 관장하기도 한다

10월 3일 집회에서는 청와대 진입 순국결사대 모임도 진행했다. 전 씨는 참석자들에게 "12시부터 1시까지는 기독교 순서"라며 "여러분도 순교 준비를 시켜야 하니까 찬송 부르면서 세마포를 다 입힐 것이다. 그래야 죽어서 천사 손에 받들려 갈 것 아니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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