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유한국당이 200석 못 얻으면 대한민국 해체될 것”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27일 전광훈 씨가 단식 중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문재인 정부 후반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각 당이 준비하고 있는 총선 전략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내년 총선 준비로 분주하기는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앞에서 연일 집회와 농성을 펼치고 있는 전광훈 씨도 마찬가지다. 제1야당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훈수를 두거나 보수대통합의 기치를 내걸며 태극기집회 단체들을 규합하고 있다.

지난 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는 전광훈 씨가 개최한 ‘문재인 하야 시민단체장 회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 정광작 전군구국동지회장,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김수열 일파만파 대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 씨는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200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려도 소용없다고 단언하며 박근혜 탄핵을 둘러싸고 내부에서 책임공방을 벌이기보다 우선 다가오는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박근혜 탄핵 무효, 구속 석방을 전면으로 가기보다 현실적으로 문재인을 먼저 끌어내려야 한다”며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은 우리 시민단체끼리 총질하고 욕하고, 주적이 누구인지 몰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왜 우리끼리 욕을 하나. 우리의 최고 목적은 자유통일 아닌가. 부분적으로 다른 거에 대해서는 전화 한 통 없이, 의견 조율 없이 방송에서 까고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전광훈 “변희재에게 수천만원 지원했는데…이제는 날 죽이려고 해”

자신을 비난하는 극우 보수 계열의 일부 유튜브 채널과 시민단체에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전 씨는 “변희재 대표는 내가 젊은 사람들을 키워야겠다고 해서 명단에 넣어놓고 지원한 사람이다. 몇 년 전에 봉천동 쪽에서 국회의원 출마할 때도 내가 돈 수천만원을 지원했다”며 “이거는 지금 말해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선거법에 안 걸린다. 그 후에도 목회자 집회 강사로 불러가지고 지원금도 드리고, 얼마 전에 감옥에 가 있을 때도 면회가서 영치금도 넣어드리고 이랬는데, 갑자기 요즘 와서 변회재가 날 죽이려고 달려든다”고 했다.

조선일보에 대한 비난도 빠지지 않았다. 전 씨는 “조선일보도 그렇고 몇몇 사람들이 전광훈 목사의 애국운동이 ‘자한당에 도움이 안 된다’ 이 따위 소리를 자꾸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놈은 간첩”이라며 “도움이 안 된다는 증거를 가져와라. 앞으로 한번만 더 그따위 소리를 하면 용서를 안 할 거다. 당에서 나가라. 자유한국당이 너희들 것이 아니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게 되면 대한민국이 해체되고 나라가 북한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사 야당이 170석 정도를 차지하는 어설픈 승리를 하더라도 식물국회가 돼버리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고, 내년 총선에서도 자유한국당이 압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아쉽다고도 했다. 전 씨는 “좀 후회스러운데 그때 내가 좀 나서서 광화문집회를 만들어가지고 자유한국당을 조졌으면…”이라며 “‘(김무성ㆍ유승민과) 빨리 합당해’, ‘그래서 129(석) 만들어’ 이렇게 했으면 됐는데, 그때는 뭐 제가 그럴 생각도 없어서 다 지나간 노래가 됐다”고 했다.

전 씨는 “또 한 번 격동의 시간이 오고 있다. 4월 15일 자유우파정당이 200석을 해야 이승만이 세우고 박정희가 일으킨 대한민국을 정상의 나라로 바로 세울 것”이라며 “문재인만 끌고 내려오면 각 단체 모든 소원은 다 이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제가 지금 말하면 또 감방을 가야하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 비밀인데, 박근혜 대통령은 저 아니면 대통령 못했다. 제가 목숨 걸고 했다. 비밀이다”며 “박근혜 탄핵 무효, 구속 석방은 전략상 뒤로 가야 한다. 문재인 저 놈을 끌어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야 박근혜를 석방시키고 청와대로 복귀시킨다”고 주장했다.

 

“총선 압승 위해선 3~40대 마음잡아야…심판은 총선 끝나고 하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도 제시했다. 박근혜 탄핵 국면 당시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3~40대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중반에 들어 이들이 중도로 돌아서고 있다며 탄핵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 씨는 “내년 4월 15일 싸움에서 이기려면 촛불에 참여했던 3~40대 주력부대를 전략적으로 돌이켜야 한다. ‘탄핵 동조했어도 괜찮아’라고 젊은 놈들 엉덩이를 간지럽게 해줘야 된다”며 “심리적으로 어루만져서 우리와 함께하도록 만들어야 내년에 이길 수 있다. 그때까지는 배알이 꼴리고 더럽지만 전략상 이기기 위해서 여러분 자식들을 쥐어박지 마라”고 했다. 이런 고도의 전략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삼국지를 읽어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촛불집회를 지지했던 3~40대를 완전히 용서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총선이 끝난 4월 16일부터는 이들이 심판하겠다며 ‘야 이 개자식들아’, ‘잘하기는 뭘 잘해 이 개새끼들아’, ‘나라 다 망쳐놓고’ 등 막말을 퍼부었다.

전 씨는 “내년에 이겨놓고 4월 16일부터 3~40대를 조져야 한다. 일단은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뱀처럼 지혜로워야 한다”며 “여기 계신 단체장 여러분들은 3~40대 애들을 절대로 욕하지 마라. 욕하면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욕은 4월 16일부터 해라. 주먹으로 다스리면 안 돌아온다. 돌아올 수 있는 통로를 줘야 한다. 고도의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신이 집회 때마다 욕설을 하는 나름의 이유도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이 희열을 느낄 수 있도록 그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해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욕을 들으면 병이 낫는다는 허황된 주장까지 서슴지 않았다.

전 씨는 “무조건 집회는 선동형으로 해야 된다. 강의하는 집회는 유튜브에서 하고, 집회는 무조건 엑스터시가 하늘 끝까지 솟도록 해야 한다”며 “나보고 자꾸 욕한다고 그러는데, 진짜 왜 하는지 아나. 거기에 모인 청중들이 욕하고 싶은데, 그 욕을 내가 대신 해주는 거다. ‘문재인 이 개새끼야’ 이 소리를 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내가 대신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욕을) 대신해주면 열기가 올라오지 않나. 앞으로 나 욕하는 거 가지고 절대 말하지 마라. 고도의 심리전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라며 “내 욕을 들으면 병이 다 낫는다. 너무 내가 합리적으로 말하는 거 같아서 죄송한데, 우리가 반드시 이긴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했다.

 

전광훈 씨가 ‘민족의 큰 지도자’라고?

행사 내내 전광훈 씨를 향한 낯 뜨거운 상찬이 계속됐다. 발언에 나선 이들은 전 씨를 ‘일류 목사’이자 ‘민족의 지도자’로 추어올렸다.

정광작 전군구국동지회장은 “우리 전광훈 목사님께서 우파 시민들이 활동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놓으셨다. 이 나라를 다시 찾고, 다시 세우는데 총진군해야 된다”며 “예비역 전 장병에게 총동원령을 내리겠다. 대한민국 군대를 나온 예비역 장병 여러분, 나라가 위태롭다. 우리 전부 다 이 자리에 나와서 나라를 다시 세우는데 동참하자. 총동원령을 내린다”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전광훈 목사님은 사람과 돈을 끌어 모으는데 도사다. 문재인하고 가장 잘 싸우는 분이 전광훈 목사님”이라며 “목사님만큼 문재인, 김정은과 같은 사탄마귀와 싸워서 바로 이길 수 있고 자기 몸을 던지는 분이 없지 않나. 황교안 대표도 (전광훈) 목사님만큼 용기가 없다”고 했다.

일류 목사의 기준은 여의도순복음교회처럼 초대형교회를 이끄는 것도, 화려한 스펙도 아니라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제가 생각하는 일류 목사는 빨갱이 잘 때려잡는 목사다. 우리 전광훈 목사님처럼 일류 목사가 어디 있나. 이제는 민족의 큰 지도자가 되셨다”며 “제가 본 분 중에 이 시대에 가장 용기 있고 자기를 희생한다. 문재인이 악령의 기운이 빠져서 비틀비틀하고 있다. 휴가 가서 도올 책을 읽더니 악령이 더 사악하게 박히고 있다. 정말 때려잡는 것 밖에 답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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