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특검 검사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변호사 임명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가 지난 7일 동화면세점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전광훈 씨는 내년 4.15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장난도 도를 넘게 되면 폭력이 된다. 전광훈 씨는 천만명의 국민들이 위임한 권위가 있다며 ‘비상국민회의’와 ‘문재인하야 국가원로회의’를 만들어 ‘국민재판’을 열더니 이제는 검찰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겠다면서 ‘국민특검’까지 설치하겠다고 난리다. 아무리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지만 이 정도면 소꿉놀이 수준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지난 7일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는 시종일관 내년 4월 15일 총선을 겨냥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다. 이날 전광훈 씨와 집회 참가자들은 ‘제1차 국민의회’를 열고 ▲KBS 시청료 거부 ▲국민노총 설치 ▲국민특검 설치 등을 ‘의결’했다. 국민특검 검사로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고영주 변호사를 임명했다.

또 추운 날씨에 집회를 계속할 수 없다며 다가오는 21일을 마지막 집회로 예고했다. 본격적인 집회에 앞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불법 사찰 의혹으로 조사를 받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1주기 추도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전광훈 씨는 자신을 ‘국민혁명을 이끄는 대표자’로 소개하면서 21일에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고 단언했다. 그래도 문 대통령이 내려오지 않는다면 청와대에 ‘4.19식 진입’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전 씨는 “날씨가 추운데 이와 같은 집회를 계속할 수는 없다. 21일에는 반드시 문재인을 끌어내리겠다”며 “이 국민혁명대회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주신 수가 1200만명이 넘었다. 21일에는 총동원할 것을 명령한다”고 했다.

내년 4월 15일 총선을 ‘마지막 최후의 싸움’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설사 문 대통령을 끌어내리더라도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이 총선에서 200석 이상 얻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야당이 200석을 차지하는 것을 두고 ‘하나님과 같은 권위’를 가진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 우파끼리 싸워서는 안 된다면서 박근혜 탄핵의 잘잘못은 총선 이후에 가리자고 했다.

전 씨는 “마지막 최후의 싸움은 내년 4월 15일에 결정되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자유우파정당들이 합하여 200석을 해야 된다”며 “이것은 곧 하나님과 같은 권위를 가진다. 하늘의 하나님은 천국에 계시고 대한민국의 하나님은 내년 4월 15일 200석이 바로 하나님과 같은 권위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친박, 비박 싸울 시간이 없다. 계속 싸운다면 우리의 싸움은 결국은 지고야 말 것이다. 그동안 여러분과 제가 수고한 모든 것이 헛되고 만다”며 “4월 15일 우리가 이긴 뒤에 탄핵파를 쫓아내야 한다. 황교안을 대표로 뽑은 이상 우리가 하나가 되어서 이겨야 하는 것이다. 시민단체든, 정당이든 내부 총질하는 사람은 국민혁명의 이름으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 씨가 내년 4.15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대통합을 주장하는 동안 유튜브를 통해 집회를 시청하던 지지자들은 ‘이것은 전쟁이 아니고 마귀를 몰아내는 전쟁이다’, ‘하나 되어 꼭 이겨야 한다’, ‘황교안 중심으로 뭉치자’, ‘더불어공산당 몰락시켜야만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주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만세’ 등의 실시간 댓글을 달며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한 집회 참가자가 국민노동조합 회원가입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한 집회 참가자가 국민노동조합 회원가입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전광훈, ‘국민특검’ 검사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변호사 임명

특별수사관에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설치 반대’ 총학생회장 출신 임명

제1차 국민의회는 이재오 국민혁명총괄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KBS 시청료 거부 및 언론개혁을 위한 일간지 창간 ▲국민노동조합 설치 및 천만 회원 가입 ▲국민혁명본부 회원 가입 ▲전 분야에 국민혁명본부 자문회의 결성 ▲국민특검 구성 등을 결의했다.

전광훈 씨는 “KBS가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 우리 편의 언론인 조·중·동까지도 결정적 상황에 가서는 엉뚱한 짓을 한다. 세계역사상 없었던 천만명 일간지를 시작해보자”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을 ‘대한민국 파괴세력’으로 규정하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국민노총’이 필요하다고 했다. 돈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자유우파에서는 민노총처럼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단체가 없다고 했다. 겨우 한국교회만이 자신을 지원하고 있다며 국민혁명운동본부 회원 가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민노총을 해산시키기 위해 일천만 국민노총을 선포한다”며 “민노총은 100만명의 회원이 회비로 5~10만원씩 내면서 한 달에 500억씩 돈을 가져간다. 그걸 가지고 대한민국을 장난치고 있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주사파를 쳐내고 문재인을 끌어내기 위해 국민 전체가 국민혁명운동본부 회원으로 가입하기를 호소한다”고 했다.

성창경 위원장은 “(국민노총은) 민노총을 견제하고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바닥 국민운동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천만노조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지켜나가자”며 “민노총을 없애지 않고서는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좌파세력들을 물리칠 수 없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튼튼한 갑옷이 되어 달라”고 했다.

이날 제1차 국민회의의 하이라이트는 국민특검 구성이었다. 고영일 기독자유당 대표는 “검찰이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하고 있는 헌정질서 파괴 행위,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 이적행위 등을 수사하기 위해 시민특검을 발족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문재인 하야 국민대회 시민 특별검사’에는 ‘국민혁명본부 의장 전광훈’ 명의로 고영주 변호사가 임명됐다. 전 씨는 “대한민국을 고영주 변호사에게 맡겨보자”고 했다.

고 변호사는 “대한민국이 적화되지 않도록 누가 제일 고민했겠나”며 “문재인을 공산주의자라고 했을 때 아무도 안 믿었지만 지금은 다 확인됐다. 내년 4월 15일까지 황교안 대표를 믿고 따르자”고 소감을 전했다.

청년 특별수사관도 임명됐다. 한동대 총학생회장 출신 박총명 씨 외 99명이다. 자신을 법치와자유민주주의연대(NPK) 편집위원으로 소개한 박 씨는 문재인 정부를 ‘반헌법적세력’으로 규정하며 귀순 어부 북송,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수처 설치 등이 헌법적 가치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에 열을 올렸다. 박 씨는 지난 2009년 한동대에 설치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설치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의 마지막은 예배였다. 이날 역시 집회 참가자들에게 헌금을 걷었다. 헌금 시간에 짤막한 메시지를 전한 심OO 목사(은평제일교회)는 전광훈 씨를 “진짜 소금“이라고 추어올렸다. (사진=평화나무)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의 마지막은 예배였다. 이날 역시 집회 참가자들에게 헌금을 걷었다. 헌금 시간에 짤막한 메시지를 전한 심OO 목사(은평제일교회)는 전광훈 씨를 “진짜 소금“이라고 추어올렸다. (사진=평화나무)

 

손상대 “손상대와 전광훈 죽이기 위해 북한 특수부대원 잠입”

김문수 “이승만광장서 전광훈 목사님과 모두 하나 되자”

신혜식 “문재인, 정신 오락가락…심장마비 안 걸리게 기도해주자”

차명진 “문재인, 청와대 앞 농성 스트레스에 야식 먹다 5kg이나 살쪘다”

발언자들의 막말과 함께 음모론도 이어졌다. 집회 현장중계 중인 너알아TV 방송에서 버퍼링이 발생하자 ‘전파방해다’, ‘북한의 사이버 공작 즉각 멈춰라’ 등의 실시간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손상대 손상대TV 대표는 북한에서 자신과 전광훈 씨를 암살하기 위한 특수부대가 파견됐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제가 알고 있는 아마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 같은데 중국에 있는데 저한테 연락이 왔다. 지금 북한에 신분세탁을 한 특수부대원들이 6명이나 대한민국에 잠입을 해서 전광훈 목사와 손상대를 없애겠다는 이런 작당을 하겠다고 들어왔다고 한다”며 “야 이 새끼들아 빨갱이 겁났으면 여기 서지도 않았다. 그래도 우리가 목숨 걸고 지켜야 될 나라 끝까지 목숨 하나 바치겠다. 누군가는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쳐야 되겠다면 기꺼이 바치겠다”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오늘 이 자리로 빨갱이 민중당 이석기를 석방하라면서 지나갔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빨갱이가 망하지 않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며 “우리는 반드시 뭉치고 싸워서 저 문재인 주사파 기생충 일당들을 물리치고 있다. 태극기 아래 기독교도 불교도 천주교도 어떤 시민단체도 자유한국당도 우리공화당도 그 어떤 정당도 모두 이 이승만광장에서 전광훈 목사님과 함께 모두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는 “내년 총선을 통해 바로잡자. 우리는 300석을 얻어내야 한다. 우리의 적은 여기 계신 분들도, 문재인을 찍은 젊은 사람도 아니다. 대한민국을 속여먹고 있는 좌익들과 문재인 패거리들”이라며 “문재인 찍은 사람도 설득해 달라. 반성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 문재인 정신이 홀딱 나갔을 거다. 정신 오락가락하는데 심장마비 안 걸리게 여러분 기도해 달라. 우리가 꼭 심판하자”고 했다.

자신을 ‘대한민국 자유결사대장‘으로 소개한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 주변 상권을 자신들이 살리고 있다며 대다수 언론의 보도와 달리 주민들도 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문재인이가 (살이) 5kg 쪘는데 태평성대가 되어서가 아니라 청와대 앞 철야 농성장 함성과 찬양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서 밤마다 야식을 주워 먹느라 살이 쪘다고 한다”며 “문재인이가 주변 주민을 꼬드겨서 청와대 앞 철야 농성을 쫓아내려고 하지만 실제 주민들은 우리를 환영한다. 우리가 청와대 앞 통인시장 순댓국밥집을 다시 살렸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 앞 철야 농성장은 우리의 투쟁의 최전선이다. 그곳에서 함께 밤을 새자. 그곳에는 없는 것이 없다”며 “문재인이 물러날 때까지 절대 그 자리를 안 뜰 것이다. 오늘부로 문재인이 제 발로 내려올 것이 아니라 문재인을 끌어내리는 문재인 탄핵을 결정했다. 문재인 탄핵으로 함께 가자”고 했다.

한 집회 참가자가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가 열린 장소 근처에 설치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한 대자보를 보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한 집회 참가자가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가 열린 장소 근처에 설치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한 대자보를 보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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