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극동방송이 12·12 40년 되던 날인 12일 김장환 이사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나 호화 오찬을 함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사과대신 변명만 늘어놓으면서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극동방송은 21일 "요즘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님과 극동방송에 대한 뉴스를 보고 심려가 크시리라 생각된다. 가짜뉴스와 악의적인 보도가 연이어져 극동방송을 사랑해주시는 방송 가족 분들께 진실을 알려드리며 기도를 부탁드리고자 한다"며 "해마다 극동방송에서는 '가을음악회'를 개최해 오고 있는데, 올해는 '순국선열의 날'의 의미를 살리고자 한평생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전직 장성들을 특별히 초대했다. 참석한 장군들 중 몇 분이 큰 감동을 받으시고 감사하다고 하셔서 식사 모임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식사한 날이 12월 12일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오해들이 있는 것 같다. 정치적인 모임이 아니었으며 김장환 목사님 내외를 주빈으로 한 단순한 식사 모임이었다"고 해명했다. 

극동방송은 <평화나무>를 통해서도 김 이사장이 이날 전두환이 참석하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씨 측에서 바쁜 김 이사장의 스케줄에 맞췄다는 점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며, 이날 함께했던 인사들 중에서는 12·12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세창 전 3공수여단장과 정호용 전 50보병 사단장 등도 함께 참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극동방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극동방송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도 복음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남을 가져온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극동방송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해명 글에는 “이날 대화 중에 김장환 목사가 ‘죽음이 아닌 천국의 소망을 가져야 한다’는 희망의 말씀을 나누고 (김장환) 목사님의 기도로 식사의 시작과 마무리를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극동방송은 또 “지금 이 시간에도 극동방송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북한 동포들이 있다”며 “복음은 중단 없이 꼭 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동방송은 ‘복음 전파’를 무기로 삼아 극동방송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오히려 그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극동방송이 12·12 40년 되던 날인 12일 김장환 이사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나 호화 오찬을 함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사과대신 변명만 늘어놓으면서 논란의 불씨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극동방송 홈페이지 캡처)

정상규 전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대표는 "사과문이라고 해서 기대했지만 사과의 내용도, 의미도 없는 변명 뿐이라 실망스러웠다"며 "나 뿐 아니라 입장문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같았다"고 지적했다. 

정 집사는 또 "나 역시 오래 전 전파선교사였다"며  "어려운 상황에 있었지만 작정하고 전파선교사로 극동방송을 후원했더니 하나님께서 복주시더라라는 광고내용이 대부분이었고, 후원을 끊게 되는 이유였다"고 했다.

이어 "기복적인 요소로 빈곤층의 후원금을 적지 않게 받아온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씨의 삶은 취약계층과는 거리가 먼 권력자들과 밀착되어 왔고, 그들의 권력유지에 기여하며 누려왔다고 느껴졌는데, 이번 일이 알려져서 더 참을 수가 없어 시위를 됐다"고 설명했다. 

정 전 대표는 17일 극동방송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정 전 대표는 "1인 시위 당시 사장까지 나와 사과를 약속했지만 사과가 아닌 변명만 늘어 놓았기에 더이상의 기대감마져도 포기하게 되었다"며 "이 일로 깊은 아픔을 느끼고 계실 광주시민들께도 개신교인의 한 사람으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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