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가 출범 297일을 맞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함께 2019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가 출범 297일을 맞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함께 2019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평화나무)

진행: 권지연 평화나무 뉴스진실성검증센터

정리: 김준수 기자

대담: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 권지연 > 평화나무 권지연 기잡니다. 카이로스를 한 주 쉬게 되는데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요청에 부응해서 이렇게 모시게 됐습니다.

□ 김용민 > 안녕하세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권지연 > 올해 마지막 날이에요, 2019년.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특히 평화나무가 출범한지 297일째 되는 날이고요. 저희가 정말 열심히 달려오지 않았습니까? 올 한 해를 평가하신다면.

□ 김용민 > 사실은 평화나무는 누가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이다. 지금 한국개신교의 극우적 노선. 이 극우적 노선이라는 것이 꼭 정치적 색채가 보수성을 띈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극우 선동적, 파시즘적인 목소리들이 이제는 여과 없이 나오고 있다는 말이죠. 과거에는 그래도 사회보수적인 목소리를 낼 때 교회 안에 생각을 달리하는 진보나 혹은 좌파적 세계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 눈치라도 봤는데, 요즘에는 그런 거 상관없이 바로 질주를 해버린다는 말이죠. 그래서 사실은 평화나무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벙커1교회에 모이신 교우 상당수가 목사님들의 이런 우경화된 설교에 넌더리가 난다 해서 오신 분들이 많이 계세요.

파시즘적인 설교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색채의 보수성만이 아니라 소수자, 약자에 대한 혐오, 저주 이런 것들이 거침없이 여과 없이 나오고 있다는 말이죠. 이런 것들을 제동을 걸 수 있는 그런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평화나무 이사장으로서는 더없이 제가 적임자가 아닌가 생각했던 부분이 뭐냐 하면은 한국개신교회로부터 아주 뭐 극혐의 대상이 되어버렸는데. 그러니깐 제가 누구의 눈치를 볼 이유가 전혀 없는 거예요. 어차피 극혐의 대상인만큼 마음껏 비판해도, 마음껏 반대해도 후폭풍을 염려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바닥에서 한국개신교를 상대로 가장 선명하게 싸울 수 있는. 또 아울러 이런 제 생각과 지향에 대해서 지지하시는 민주시민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이분들과 함께 전혀 다른 각도, 전혀 다른 포지션에서 교회개혁을 이루어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판단해서 깃발을 들었고요. 올해 300일 다 되어 가는데 평화나무가 참 큰일을 했다. 이 작은 단체가 이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해나갔다는 것은 우리 단체가 완전히 시대를 역행하고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그런 일들을 해온 것이 아니다 이런 것들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권지연 > 사실 교회개혁을 부르짖으면서 그동안 욕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텐데, ‘내가 적임자다’라고 나오셨다는 말이죠. 근데 일을 너무 많이 하시다보니깐 많은 분들이요 저한테 전화를 많이 주세요. 제발 잠 좀 재워라, 밥 좀 먹여라. 이런 말씀을 듣기도 하는데 대체 잠을 언제 자고 밥을 언제 먹냐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 많거든요.

□ 김용민 > 수면을 밤에 한 12시나 1시쯤 자고요 아침에 7시나 8시쯤 일어나요. 잠깐 일어났다 또 자는 경우도 있고요. 낮에 많이 졸린데 가끔씩 등 뒤에 대고 한 5분만 자도 충분히 낮에 잠이 오는 것을 떨쳐낼 수가 있어요. 시간이 좀 아깝습니다, 사실은.

■ 권지연 > 잠자는 시간마저 아깝다.

□ 김용민 > 밥은 뭐 여러분들 알게 모르게 다 먹어요. 세상에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혹시 김용민이가 굶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 권지연 > 시사평론가로서도 굉장히 잘 나가시고 있는데, 자꾸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가세요? 저까지 힘들어지게. 하하하.

□ 김용민 > 2018년부터 유튜브 방송을 하게 됐는데 잘 풀렸어요. 올해 김용민TV가 10만, 20만, 30만 구독자를 확보하게 됐는데, 김용민닷컴도 덩달아 잘 됐다는 말이죠. 이대로 편하게, 행복하게 살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똑같은 질문을 제 아내도 했었어요. 사실은 하나님이 이렇게 제게 금전이라든지 혹은 사회적 지위라든지, 영향력을 주신 것은 너 개인의 그런 복락을 위해 준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들렸어요.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으면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고 했을 때 바로 교회개혁운동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고요.

사실은 2015년이죠, 11월 민중총궐기 때 백남기 농민께서 국가폭력에 의해서 쓰러지시고, 엊그제께 사면된 한상균 노조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했을 때 조계사에서 내쫓았어요. 이거 보면서 제가 진짜 안 되겠다. 지금 벙커1교회를 섬기고 있지만 책임 있게 신학 공부 다시 해서 그래서 한국교회 일원이 됨으로써 종교가 사회의 존경을 받는 그런 종교가 되어야겠다 마음 먹어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들어갔어요. 벙커1교회가 이제 올해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북노회 일원이 됐는데, 어떻게든 ‘하나님의 일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그때 민중총궐기, 백남기 농민의 사건으로 보여주셨고, 저에게 길들을 많이 열어주셨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당연히 하나님이 제게 맡겨주신 것이지 내가 즐기고 누려라라는 이런 차원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을 했고 그래서 평화나무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 권지연 > 예전부터 궁금했던 질문인데, 교회개혁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된 계기가 극동방송 입사한 시점부터였던 거 같아요. 그때 당시 김장환 목사가 종교개혁을 하려면 나가라고 하면서 청원경찰로 좌천을 시켰는데 ‘맞는 옷이 없어서 권고사직이 됐다’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실화입니까?

□ 김용민 > 간부들 이야기를 통해서 당시에 들은 건데. 송신소가 있어요, 시흥시에 있는. 청원경찰로 해서 경비업무를 시키려고 했던 거 같아요, 안 나가면. 맞는 옷이 없어서 고민하시길래 의원사직 형태로 그만두게 됐죠. 교회개혁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됐죠. 사람이 한 번 해고되면요 아주 복잡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과거에는 회사에 잘 다니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었는데, 나름대로 내 양심을 펼쳤는데 잘리니깐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것이고, 그동안 전혀 제 머릿속에서 검토대상이 아니었던 노동 현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고. 기독교TV에서도 한번 노조 만들었다가 휴면노조를 활동노조로 바꾸면서 사무국장을 하다가 잘렸거든요? 구조조정의 형태로 잘렸지만. 우리 사회에 노동자들이 너무나 그야말로 바람 앞에 촛불 같은 그런 존재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노동 현실에 눈을 뜨게 된 것이죠. 그걸 계기로 이 교회가 노동자나 약자 편이 아니다 라는 사실도 알게 되고 그러면서 교회개혁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 같습니다.

■ 권지연 > 요즘에 많은 분들이 같은 마음이실 것 같은데, 이정미 님께서 여쭤보셨는데요. 본인이 세월호 참사 이후에 내 신앙이 진짜인지 고민하게 됐고, 이 고민들이 마음속에 번민과 갈등을 일으키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이사장님께서는 어떻게 이런 갈등들을 극복하셨는지를 질문하셨습니다.

□ 김용민 > 저도 세월호 참사 때는 생사람 300명이 수장되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 의문을 가졌고요. 그 이전까지 제가 느꼈던 하나님은 파워풀이었어요. 십자가에 달린 못을 다 뜯어내시는.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봤는데, 그런 예수님, 하나님을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모든 힘을 다 버리고, 모든 권력을 다 버리고 약자, 소수자와 함께하시는 그런 하나님을 보게 되면서 새 신앙을 얻게 됐죠. 옛사람은 그때 죽었어요. 새 사람을 입게 됐고 그러면서 그해 8월에 교황이 와서 세월호 가족들, 정부가 내치고, 언론이 외면했던 세월호 가족들을 끌어안은 모습을 보면서 ‘이게 바로 이 땅에 종교가 해야 될 역할이구나’라고 생각했고요. 세월호 참사가 제 신앙의 중대 분기점이 됐던 것 같아요. 지금 어려운 상황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또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르게 한번 해석해보면 어떨까. 그렇게 해서 새로운 인식의 전환점을 만들어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권지연 > 이사장님께서도 마음속에 번민이나 갈등도 있으실 텐데, 지금까지 잘 이겨오셨고 평화나무를 설립하셨다는 말입니다. 정말 진실만을 말씀하셔야 됩니다. 평화나무 설립하고 후회한 적 있다, 없다?

□ 김용민 > 아휴, 없어요. 너무 행복합니다. 정말 ‘이걸 왜 진작 안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건 사실 저한테 물어볼 것이 아니라 함께 하시는 동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가 더 궁금한데요. 너무나 많은 분들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격려를 해주셨어요. 내년에 더 할 일이 많죠. 평화나무는 가장 개신교쪽에서 이른바 지도층에 속하신 분들, 개신교가 하나의 기득권 체계가 된 분들한테 가장 불편한 단체가 돼야 할 겁니다. 그러나 약이 쓰듯이 평화나무를 통해서 한국개신교가 새로운 이미지, 자정능력을 갖췄구나, 교회 내부에서 이렇게 정의로운 목소리를 내는 단체도 있구나 하는 점과 또한 평화나무의 이런저런 활동을 통해서 교회의 나쁜 적폐들이 개선되는 그런 효과가 나오고. 더 나아가서 한국개신교회 교인들이 뜻을 모으게 된다면, 교회는 이제 사회의 짐이 아니라 희망이자 덕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평화나무는 지금은 그야말로 맛보기이고 내년에 아주 제대로 된 진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권지연 > 훗날 김용민의 묘비명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다면.

□ 김용민 > 개그맨 김미화 씨는 ‘웃기고 자빠졌네’라는 묘비명을 정했는데. 그거야 살아남은 사람들이 써야 될 일이지 제가 뭘 이야기하겠어요. 묘비명이 있으면 매장을 해야 하는데 저는 수목장을 하기 바랍니다. 사람들한테 기억되기를 원하는 제 유지는 다른 무엇보다도 약자, 소수자가 배려 받는 세상 그런 정도로 제 유지라면 유지인데. 저도 나중에 타락하고 변질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제 인생을 가치 있게 살았다고 평가받기에는 너무 이른 측면이 있는 거 같아요.

■ 권지연 > 내년 계획 말씀해달라고 하십니다. 내년 계획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 같아요. 2020년 평화나무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 김용민 > 사실 말이죠. 아시잖아요? 제가 화장실을 한 번 갔다 오면 어마어마한 아이디어가 터져나올 때가 많아요.

■ 권지연 > 화장실 문을 잠궈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용민 > 곧바로 생각나는 대로 사무총장님, 센터장님한테 이거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리는데, 그 얼마나 스트레스가 크시겠어요. 오늘도 그 생각을 한 게 있어요. 5.18진상규명위원회가 출발했는데, 김장환 목사가 1980년 5월에 전두환의 요청을 받고 광주에 내려갔어요.

■ 권지연 > 맞습니다.

□ 김용민 > 광주에 교계 인사들을 만나고 갔는데. 올라와서 전두환에게 보고를 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어떤 내용을 보고했는지 그것이 지금까지 알려지기로는 인류애적 시찰로 그동안 미화되어 왔는데 그게 아니라 도청 학살 작전을 위한 어떤 동태파악은 아니었는지, 스파이 짓은 아니었는지, 5.18진상규명위원회에서 규명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 운동을 전개할 겁니다. 김장환 목사가 5.18때 무슨 일을 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책임 있게 발언을 할 때가 됐다. 이 점 말씀드리면서 아울러 언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김장환 목사 세습한다면 제 인생을 걸고 싸우겠습니다. 그건 용서할 수가 없어요. 교회는 사유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지만 뭐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방송은 국민의 공공의 재산입니다. 국민이 극동방송에다가 맡긴 거예요, 전파를. 그걸 사유화해요? 아들한테 넘겨요? 제 인생을 걸고 싸우겠습니다.

그리고 내년에 저희가 계획한 것은 공명선거 조직을 만들어가지고 그렇게 해서 전국 개신교회에서 선거법을 위반한 사례가 있는지 저희가 탈탈 털어보려고 합니다. 특히 기독교를 표방한 정당들이 출현했습니다. 그들이 어디 가서 선거 운동하겠어요? 교회 가서 선거 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낱낱이 잡아내고 또 교인분들의 도움을 구해서 제보를 받아가지고 저희가 빠짐없이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되는대로 바로 유권해석 결과 죄가 있다 판단되면 바로 검찰 고발을 해서 큰일 난다는 교훈을 확실히 심어줄 생각입니다.

총선 이후에는 현안을 그때, 그때 대응해야겠지만 기독교범죄역사박물관을 만들어 가지고. 보기에 따라서는 기독교를 욕되게 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니죠. 우리가 분명히 회개할 거리가 있고, 참회할 거리가 있는데. 기독교는 스스로 핍박받고, 탄압받고 그런 역사만 이야기하지만. 지배자로서 수많은 그런 민중과 타 종교인들을 짓밟았던 역사가 없었습니까? 이런 것들을 다 들춰내서 회개하고 참회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게 세계기독청보다 시급합니다.

■ 권지연 > 많은 분들이 이제 2020년 총선감시한 후에는 평화나무가 문 닫는 거 아니냐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 김용민 > 걱정 마세요. 평화나무가 문 닫을 날은 한국개신교회가 너무너무 정말 세상 사람들로부터 진심으로 인정받아서 박수 받고,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이미지를 획득하는 그날일 텐데. 제가 보기에는 권지연 센터장이 돌아가시는 날까지도 그런 일은 아마 없을 것 같아요.

■ 권지연 > 마음이 아픕니다. 이 일은 저희 평화나무 직원들만, 벙커1교회 교인들만 해야 되는 일이 아니라 이렇게 소수가 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많은 분들, 후원자분들, 시청해주시는 분들이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화나무 후원자분들, 응원해주시는 우리 시민들분들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용민 > 얼마 전에 무슨 일이 있어서 복음성가 가수를 한번 모시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사양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때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김용민이가 한국개신교에서 어떤 위치인지 잠시 망각을 했구나. 그 분이 저희 행사에 오셔서 뭘 했다 그랬을 경우 무슨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그 분은 앞으로 모든 일거리가 다 끊겨요. 그 분을 비겁하다 이야기하는 것이 절대 아니고요, 현실인거에요. 평화나무에 대한 한국개신교회의 생각들, 개인적으로는 만나서는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지만, 무슨 행사에 공식적으로 나와서 발언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보수교회까지 나름대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아예 부를 수 없는 거예요.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평화나무는 바로 그게 강점입니다. 저희는 어디 얽힌 곳이 없어요. 이 땅의 한국개신교 절대 다수 그리고 주류, 아주 복음적인 분들은 김용민이 하면 여전히 막말이나 해대는 정말 쓸모없는 사탄과도 존재, 이렇게 인식돼있는데, 이게 나쁘지 않아요. 그분들한테 뭔가 받을 게 있고 줄 게 있고 혹은 내가 받거나 그들이 우리한테 줄게 있는 관계라면 우리가 견제를 못합니다. 완벽하게 그들과는 지금 선이 그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냉철하고 냉엄하게 감시할 수 있어요.

내년에 누구 봐줄 것 없이 우리가 원칙대로 그리고 우리의 노선대로 사심 없이 일을 해나간다면 한국개신교회가 정의로운 공동체로 거듭나는데 있어서 밑바닥 정도는 깔 수 있지 않겠는가, 기반 다지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일단 저희들은 그들에게 경계대상이고 또한 나아가서 두려움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이 가진 권력이 그런 것이라면, 저는 그들로부터 비난받고 외면 받는 것도 권력이라고 생각해요. 이 권력을 활용해서 내년 총선 때 국민들의 신성한 어떤 정치적 결정, 판단을 투표함에 정직하게 수렴할 수 있도록 교회 내에, 교회를 정치판으로 여기는 자들의 발목을 확 붙잡겠습니다.

교회하고 얽히지 않고 서로 주고받는 사이도 아닌 우리 평화나무. 후원회원 절대 다수가 민주시민들이에요. 그 분들을 통해서 한국교회가 갱신되는 이 구조가 참 슬프기는 하지만, 돌들을 동원해서라도 당신의 일을 하시는 예수님의 상황을 우리가 떠올리면서 새해에 평화나무가 더욱 열심히 옹골차게 이 일을 해나가겠습니다. 여러분 많이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권지연 > 어떤 분이 초심을 잃으면 말짱 황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희 정말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 김용민 > 초심을 잃어버린 순간, 그 순간 맛을 잃어버리는 거죠. 성경에 좋은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맛 잃은 소금이라고. 저희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분발하겠습니다.

■ 권지연 > 오늘 게릴라성으로 마련한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고요. 저희는 새해에 활기찬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김용민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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