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세습 반대' 15일째 금식 중인 집사 "정상에서 내려올 줄 모르면 목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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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세습 반대' 15일째 금식 중인 집사 "정상에서 내려올 줄 모르면 목사 아니다"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01.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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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윤 명성교회 안수집사가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며 금식기도에 돌입한지 오늘로 15일째다. (왼쪽)2020.01.09명성교회/(오른쪽) 기도중인 정태윤 안수집사(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며 800억 비자금 의혹 진상조사 요청서를 교회 당회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어깨 탈골까지 당했던 정태윤 안수집사(71세)가 명성교회 회복을 위해 기도하며 금식에 돌입한 지 15일이 지났다. 정 집사는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명신연) 소속 또 다른 집사가 운영하는 카페를 통해 교회의 세습 문제 등을 비판하고 재정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명성교회 장로들로부터 소송 폭탄까지 받고 있다. 

정 집사는 9일 자신이 운영하는 공방에서 <평화나무>를 통해 “주의 종은 주님의 일을 하고 사라질 뿐이다. 다 돌아보면 하나님이 주신 것인데 김삼환 목사는 이제 비행기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은 2015년 12월 김삼환 목사가 은퇴 예배에서 직접 했던 발언이다. 

정태윤 집사와의 일문일답. 

명성교회가 절대 하지 않겠다던 세습을 강행하면서 갈등을 빚은 것도 횟수로 벌써 4년째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열린 104회기 총회의 결정은 교회개혁을 부르짖던 성도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 1일부터 공식적인 위임목사가 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명성교회는 당시 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해가며 낸 결의안까지 깡그리 무시하며 교단법 위에 군림하는 명성교회의 지위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어떤 이는 교회를 떠났다. 그러나 정태윤 집사는 온몸으로 맞서는 길을 선택했다. 투사도 아닌 평범한 공방 주인이 어쩌다 이런 거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 24시간 공방에서 지내면서 금식 중인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다면?

명성교회라는 거대한 성 앞에서 평범한 교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저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며 교인들이 마땅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점을 던지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답답한 마음에 처음에는 물도 마시지 않는 단식 투쟁에 돌입해 6일간 이어나갔다. 그러자 우리 집사람이 보고 난리를 쳐서 7일째부터는 금식을 하는 중이다. 집에 들어가면 나태해지니까 아예 공방에서 지내면서 금식 기도를 하고 있다. 

- 무엇이 그토록 답답했나?

사실 내가 이런 일에 뛰어들 거라곤 생각 못 했다. 그런데 공방이 위치한 곳이 교회 앞이다 보니 지난 14년간 이곳에 수많은 사람이 다녀갔다. 그러면서 교회 내부의 얘기들을 많이 듣게 됐다. 많은 사람이 자신들이 봉사했던 부서에서 보고 들은 얘기, 겪은 얘기들을 하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명성교회가 지금 잘못되어 있다는 증거 아닌가.

더 참담한 것은 내용이 모두 상상 초월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차에 박 장로가 스스로 안타까운 선택을 했고, K집사로부터 (본인은 이제 모두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양심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이것이 과연 교회인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실상 2017년 MBC PD수첩에서 명성교회 재정 비리 의혹을 방송하기 전부터 이런 문제를 밝혀달라고 교회 장로들에게 건의했었다. 그런데 교회가 어떤 진상조사를 하기는커녕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모두 이단으로 몰아버리는 등 폭력적이었다도 생각한다.

나도 이단으로 몰렸다. 최근 젊은 청년이 나한테 찾아와서 털어놓은 바에 따르면 교회 청년부 임원이나 구역에서 반딧불 공방이 신천지와 연계되어 있으니 가면 안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교회의 잘못을 지적하면 이상한 소문을 내고, 이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그들이 말하는 사랑인지 묻고 싶다.

그러던 중 기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굴에 커피뿌림을 당한 정용팔 장로와 비슷한 사건이 한 청년에게 또 발생했다. 그 청년은 청년부에서 대표 기도를 맡게 됐는데 명성교회는 대표 기도를 할 때 목사들에게 검열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기도문에 적혀있는 담임목사를 위한 기도를 실제 기도할 때는 너무 떨려서 그 부분을 빠뜨렸다는 것이다. 구역장이 나서서 수습은 했다는데, 그 청년도 결국 교회를 떠났다고 한다. 김삼환 목사가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명성교회에서 성도들이 고통당하는 얘기를 계속 들으니까 마음이 너무 아팠다. 청년들이 교회에 와서 마음을 위로받고 해야 하는데, 교회가 상처를 주는 얘기를 들으니까 너무 화가 나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 절실해졌다. 

정태윤 집사 공방 앞에는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을 밝혀달라는 등의 요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0.01.09/사진=평화나무)

 

- 지금 명성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삼환 목사의 제왕적 리더십 하에서 재정 의혹이 밝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김삼환 목사의 설교를 듣고 아멘하는 성도들이다. 김삼환 목사는 사석에서도 할 수 없는 설교를 강대상에서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7일 “내가 한마디만 하면 바로 돌에 던져 바로 죽는다”, “신약에는 예수를 안 믿는 죄도 괜찮고 예수를 안 믿어도 살아난다. 성령을 거스르면 끝이다. 교회가 인도하는 대로 안 따르는 것은 성령을 거스르는 것이다”라고 설교했고, 6월 30일 “하나님이 주의 종을 통해 축복을 선포하게 된다. 다윗과 같이 선지자를 신뢰하면 형통한 삶을 살게 된다”고 설교했다. 이뿐 아니라 원로목사가 예수와 똑같다는 취지로 설교한 적도 있다.

이런 설교를 하더라도 교단이나 교계에서 누구 하나 지적하지 않는다. 성경을 제대로 알고 믿음 생활을 해야 하는데 수십년간 기복신앙을 주입하고, 자기를 높이는 설교를 해왔기 때문에 많은 교인이 거기에 길들어져서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한다. 피디수첩이 방영된 후에도 가짜뉴스라고 믿는 성도들도 많이 있다. 김삼환 목사가 그렇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폐해는 계속 드러난다. 어떤 청년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번 돈을 교회에 다 헌금을 했다는 것이다. 김삼환 목사가 십일조 생활 철저히 하고 감사헌금, 선교헌금 등 헌금생활 잘하고 교회에 충성을 잘하면 만배의 복을 받는다는 말씀에 감동을 받아 그대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이 신앙이 아닌 것을 알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더라. 

- 지난해 7월 28일 교회에 재정 의혹과 관련한 진상 조사서를 제출하러 가는 과정에서 어깨도 많이 다쳤는데?

어깨 수술을 하고 난 후에 재활치료 중이다.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아서 오른쪽으로 눕지 못한다. 이건은 내가 소송을 해서 오는 2월 4일 2차 공판 일자가 잡혀 있다. 그런데 공소장에 ‘정태윤은 시위하는 자로서’라는 대목을 보고 기가 막혔다. 그래서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 

-다치고 깨지는 상황에서도 명성교회를 아예 떠나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오랫동안 몸담았던 교회다. 이곳에서 청춘을 바쳤다. 1986년 교회에 등록하자마자 성가대로 봉사했고, 처음에 도서부에서도 일했다. 당시 설교 테이프와 찬양 테이프, 성경을 청계천에서 싸게 사와서 판매하는 일도 했었다. 당시 공테이프는 개당 25원 정도 했을텐데, 한개당 1천원씩에 판매했다. 경비를 들여서 직접 사오는 일도 있었고, 성도들은 선교하는 마음으로 정말 많이 사 갔다. 그런데서 보람도 느꼈다. 사실상 그때도 테이프를 판매한 비용을 정산하지 못하게 했는데, 당시엔 크게 문제 의식을 갖지 못했다. 청춘을 바친 교회고, 지금 나와 각을 세우는 사람 중에는 심지어 한 남선교회 소속이었던 사람들도 있다. 매우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청년들의 꿈을 꺾는 명성교회는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라도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 

-지난 104회가 총회가 사실상 명성교회 부자세습의 길을 열어줬다. <평화나무>가 현재 104회가 총회의 결의를 무효화 하는 소송인단을 모집 중인데, 통합교단 교인이라는 점이 인정되면 누구든 참여가 가능하다. 통합교단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인들은 뒤에서는 말을 많이 하지만. 행동에 나서자고 하면 뒤로 물러서 버린다. 함께하는 교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명성교회 교인 중에서는 우리교회 일인데 교인 아닌 사람들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교회는 사유재산이 아니다. 어렵게 폐지를 주워서 헌금한 분도 계실 것이고,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피땀이 모여 있는 교회다. 그런 교회를 자기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마땅한 일인가. 

정태윤 집사는 김삼환 목사가 한 발언을 인용해,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는 그가 목사가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문제 중 하나가 세습이다. 작은 교회는 괜찮다. 대형교회는 부와 권세를 왕실처럼 대를 이어가는 것이 문제다. 주의 종으로 산 후에는 내려와야 하고 대를 이어서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은 옳지 않다.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은 목회자가 아니다”
2001년 4월 19일 밀라노의 한 한인교회에서 김삼환 목사 발언 

“주의 종은 주님의 일을 하고 사라질 뿐이다. 다 돌아보면 하나님이 주신 것인데 나는 이제 비행기에서 내린다”
2015년 12월 은퇴하면서 했던 김삼환 목사 설교 발언 

한편 명성교회는 이날 홈커밍주일을 맞아 영화상영을 했다. 새신자 등록 숫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명성교회에 방문한 기자에게도 새 신자 카드에 이름을 적으라고 권유했다. 추첨 권이 담긴 박스도 눈에 띄었다. 

 

명성교회가 2019년 12월 29일-2020년 1월 19일  홈커밍데이를 맞아 영화상영회를 9일 하고 있다. 교회로비에는 새신자카드와 추첨함이 비치되어 있다.  (사진=평화나무)
명성교회가 2019년 12월 29일-2020년 1월 19일  홈커밍데이를 맞아 영화상영회를 9일 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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