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한 유튜버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다 여론의 질타를 받자, 영상을 삭제했다.

유튜버 강후(본명 김강우)는 1월 초 영상에서 공수처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공수처장을 임명”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수처장 임명 절차는 강후의 주장과 다르다. 공수처장은 여야 추천 각 2명과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7명의 후보추천위원회에서 6명 이상의 찬성을 받은 후보 2명을 추천한다. 즉 2명만 반대해도 후보 추천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다.

추천된 후보 2명 중 대통령이 1명을 지목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공수처장이 임명된다.

후보추천위원 중 법무부 장관은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지명하여 국회 청문회를 통과한 뒤 임명하고, 법원행정처장은 사법부에서 임명한다.

현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박근혜 대법원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추천한 인물이다. 아래 카카오톡·인터넷에서 유포되는 이미지에서 대통령이 법원행정처장을 임명한다는 주장과 다르다.

민간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청문회 전 당시 조 후보자에게 의혹을 해명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강후는 권력 기관의 조직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강후는 공수처에 대해 “검찰 말고도 대통령 밑에 사법부를 하나 더 만든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행정부 소속으로 사법부 소속이 아니다. 더구나 사법부는 대통령 밑에 있는 기관이 아니며,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행정부와는 별개의 독립 조직이다.

강후는 “앞으로 5·18을 폭동이라고 하거나 “페미니스트는 전부 개, 돼지다” 이런 말하면 잡혀갈 수도 있어요”라고도 주장했다. 5·18민주화운동은 법적·제도적 공인이 이루어진 역사적 사건으로, ‘폭동’이라는 표현은 공수처 여부를 떠나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 “페미니스트는 전부 개, 돼지다”라는 발언은 역시 공수처 여부를 떠나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

게다가 위 발언들은 공수처 설치와 무관하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고위 공직자 및 그 가족의 비리를 수사하는 기관이다. 위 발언들은 공수처의 수사 내용이 아니며, 고위 공직자가 아닌 대다수의 국민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강후는 9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자유한국당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청년 유튜버 자격으로 성제준 원장 등과 출연해 황교안 대표와 만나기도 했다. 다른 일베류 유튜버인 윤서인, 지식의 칼, 리섭, 팩맨과도 교류하고 있다. 펜앤드마이크(정규재 대표)에도 출연했다. 

공수처를 다룬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강후는 기본적인 사실 관계 오류를 종종 범한다. 한 영상에서는 국내총생산을 뜻하는 GDP를 GOP라고 거듭 말하며 자막도 GOP라고 달기도 했다. 현재 강후의 공수처 관련 영상은 소셜 미디어에서 비판을 받고 삭제된 상태다.

강후는 지난해 10월 중앙일보 페이스북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판한 사람에게 “X신같은 대깨문”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대깨문’은 ‘대X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란 뜻으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강후는 또 “저거 니 애X끼냐? 참 불쌍하다 나중에 친구들이 니앰흑이라 놀려도 반박을 못하네”라고 조롱했다. ‘니앰흑’은 ‘네 엄마 흑인’이라는 뜻이다. 강후가 공격한 사람의 아이는 혼혈아였다.

한편 강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가식없이 품격있는 사람들만 구독하는 채널’이라고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