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탈북자 지성호 영입, 극우개신교 표심 모으려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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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탈북자 지성호 영입, 극우개신교 표심 모으려는 전략?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01.16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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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유명한 사람이라 해서 교회 강사초청팀에서 불렀을 뿐"
'현정부 사회주의로 가고 있다'는 발언 근거, "느낌이 그렇다"
SNSㆍ유튜버 가짜뉴스 현혹 우려
청년 대상 목회로 유명한 서울 성수동의 한 교회가 최근 한국당이 인재로 영입한 탈북자 지성호 씨를 초청했다. (출처=제보)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청년 대상 목회로 유명한 서울 성수동의 한 교회가 최근 한국당이 새 인재로 영입한 탈북자 지성호 씨를 초청해 간증 집회를 열었다. 문제는 지 씨의 간증이 끝난 후 담임 목사가 강단에서 현 정부를 맹비난했는데, 총선을 앞둔 시점에 탈북자 간증이 선거운동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행태가 여러 교회에서 반복된다면 자유한국당이 반공의식이 투철한 보수 교회 교인들의 표를 얻기 위해 탈북자를 영입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 간증 뒤 목사의 정부 비방 

지 씨는 함경북도 회령 출신으로 북한에 있을 때 화물 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다 떨어지면서 한쪽 팔과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또 2006년 목발을 짚은 채 9600km를 횡단해 탈북했다. 탈북 과정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며, ‘만약 남한에 살아서 갈 수 있다면 북한 인권을 위해 일하겠다’고 결심 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 2010년 북한인권단체 나우를 설립한 것이다. 나우는 설립 10년 만에 탈북자 500여명을 구출했다. 나우에서는 남북 청년들이 함께 생각을 나누고, 공부하며 통일 한국의 미래를 그려가기도 한다. 그는 지난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 연설에서 소개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8일 이런 이력을 지닌 지성호 씨를 새해 첫 인재로 영입했다. 이후 10일 B 교회의 간증자로 나선 지성호 씨는 북한에서 자신이 겪은 참담한 일화를 소개하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호소했다. 지 씨는 그간 전국의 여러교회와 해외에서까지 초청을 받으며 간증을 해 왔다. 그의 간증 자체가 문제될 리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 씨가 북한에서 겪은 쓰라린 경험담이 북한과의 대립보다는 평화를 지향하는 현 정부 비방용으로 이용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지 씨의 간증이 끝나자마자 B 교회의 담임인 K 목사가 바통을 이어받아 간증에 대한 소회를 전하며 현 정부 비방에 열을 올렸다. 현 정부가 북한인권에 관심이 없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K 목사는 이날 “통일이 됐을 때 북한에 리더를 세워야 한다. 정계면 정계 학계면 학계에 리더를 세워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키울 수 있도록 물질로 도와줘야 한다”면서 “이런 얘기를 하면 청년들은 막 싫어한다. (그런데) 지금 정권이, 우리나라가 사회주의 집단주의로 가는 조짐이 보인다. 사회주의가 조금 더 들어가면 공산주의”라고 말했다. 

K 목사는 “신문에서 읽은 팩트”라며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 대통령과 정부 비방 대자보를 붙였다가 기소된 우파 청년단체 전대협 소속 청년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단국대 학생들이 자기 대학교 캠퍼스에 들어가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 비난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경찰이 기소했다. 내용인즉 침입죄라고 한다”며 “그런데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고소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건 팩트다. 어떤 학교에서 자기 학생들을 고소하겠나. 그래서 이 아이들 감옥 가게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전두환 시절에 학교를 다녔는데, 그때도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국대에 새벽에 들어가 대자보를 붙인 보수 청년을 검찰이 기소한 것을 두고 과했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청년은 K 목사의 주장대로 단국대학교 학생이 아니라 학교와 무관한 지역 청년이다. 또 청년이 감옥에 갈 처지에 놓인 것도 아니다. 검찰은 해당 사안을 100만원 약식기소했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던 것을 마치 현 정권의 간섭으로 몰아가는 것도 무리지만, 전두환 정권과 비교해 더 심각한 비민주적 사태가 일어나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그런데도 K 목사는 목소리를 한층 높이며 “팩트를 팩트로 알려줘도 안 듣는 시대다. 아무리 진실을 얘기해줘도 무슨 의심병이 들어서 그런지, 귓구멍에 무슨 놈의 의심병이 들어서 그런지 정해진 생각 외에는 안 듣는다. 담임 목사가 목자인데, 자기 목자가 그렇게 가르쳐줘도 듣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K 목사는 ‘지성호 씨 간증 초청 과정과 초청시점’에 대한 <평화나무>의 질의에 “지성호 씨 초청은 자유한국당에서 영입하기 이전인 지난해부터 예정되어 있던 것”이며 “북한지원팀에서 결정한 일이다. 또 우리 교회는 외부 강사를 초청하는 기관이 따로 있는데. 지성호 씨가 유명하니 나한테도 꼭 와달라고 해서 참석했다”고 말했다. 

지 씨를 간증자로 세운 것은 자유한국당과는 무관하며, 순수한 간증 집회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철마다 극우적 정치 발언에 교인들 떠나 

문제는 K 목사의 극우적 정치 발언이 하루 이틀 이어진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K 목사는 15일 새벽예배에서는 “정치가 뭐라고. 그까짓 것 5년 해 먹는다. 그리고 국회의원 그거 뭐, 거기 여러분이 쫓아다니면서 비위 맞추고 그런다고 그 사람들이 이름을 알아, 여러분에게 땅을 떼 줘, 뭘 해줘?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면서 “지들(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권력 휘두르려고 그러는 거다. 국민 세금 가지고 그런 법률(차별금지법)이나 통과시킨다. 다 표니까”라고 발언했다. 또 “이 사람, 별로 내 코드가 아니다. 정치적으로 보지 말고 무조건 이번(총선)에는 성경을 봐라”라고 주문했다. 

이어 “하나님이 싫어하는데 무조건 공산주의자가 좋다는 거다. 정치 귀신이 들어가서 그렇다. 도대체 그 사람이 너랑 무슨 상관이 있나. 하나님과 대치된 꼭지점에 있는데도 뽑아버린다는 거야. 제 정신이야? 귀신이 사로잡혀서”라고 열을 올렸다. 

또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서는 “애들을 그렇게 한다는데도 법을 통과시켜. 표니까. 그거 왜 그런 줄 알아요? 그렇게 해야지 포르노가 팔린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6년 만에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것에 대해서는 “낙태. 산부인과는 애 낳는 것으로 돈 버는 게 아니다. 낙태로 돈 버는 것이다. 그래서 낙태법이 통과되어야 병원이 유지된다. 그래서 관련자들이 이런걸 시키는거다. 애들이 죽든 말든 상관 없다”고 했다. K 목사가 발언할 때마다 성도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K 목사의 문제 발언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제보한 교인들에 따르면 선거철마다 반복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일본이 지난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할 때에는 ‘자존심보다는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며 국민적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지난 대선에서는 홍준표 후보를 뽑으라고 노골적으로 말했다는 제보도 들어왔다. 홍준표 후보가 성과 관련해 잘못 하긴 했으나, 자신의 자서전에 회개한다고 써 놓았으니 찍어도 되며, (대통령) 자리에 올라가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신다고 했다는 것이다. 제보자들은 이런 이유로 당시에도 교회를 떠난 교인들이 속출했다고 주장했다. 

한 제보자는 “K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동성애를 통과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모함을 대놓고 한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라고 했다. 

평화나무가 입수한 녹취록에서도 유 이사장에 대해 비판하는 K 목사의 음성이 담겨 있다. K 목사는 “목사님 왜 또 그런 얘기 하느냐, 그런 얘기 하면 몇 사람 또 안 나온다(고 교인들이 우려한다). 그래도 나는 얘기 할거다. 담임목사 안 해도 된다”면서 “유 아무개라는 사람이 오픈북으로 하면 깜찍한 거 아니냐고 했다. 절대적인 것이 무너지면 망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쫓아갈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불구속 기소 된 조 전 장관에게 적용된 12개 혐의 중 아들의 대학 시험을 대신 친 혐의가 포함됐는데, 검찰이 온라인 오픈북 시험에 부모가 개입됐다는 의심만으로도 기소한 것은 깜찍하다고 평가한 유시민 이사장의 발언을 왜곡 비판한 것이다.  

제보한 교인들은 “K 목사가 진심이 있는 사람인 것을 안다”며 “적어도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본인 입으로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놓고 계속 반복된다. 아무래도 극우성향 목사인 시아버지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목사님이 잘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보한다”고 했다. 

 

K 목사 발언 일부 시인, “나는 네이버 보고 말했을 뿐” 
목사들 분별력 잃게 만드는 가짜뉴스 심각

K 목사는 자신의 발언을 일부 시인하며 자신은 성경적 가치관에 반한다면 여든 야든 가리지 않고 소신 발언하는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가 사회주의로 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근거가 무엇이냐”는 <평화나무>의 질의에, “여러 정황상 느낌을 받은 것이다. 현 정권들어 간섭이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이 “오히려 너무 풀어준다는 지적이 있다”고 반문했더니, “그것도 맞는 말”이라며 금 새 수긍했다. 

그러면서 “나도 이 정부에 호의를 가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고, 과거 행적을 봤을 때 가장 좋아하는 건 (역대 대통령 중) 노무현 대통령이다”라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청년 70명을 시청 앞 광장에 데리고 나가 탄핵 반대를 외치다가 밟혀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자신은 약자들을 돕고 늘 그 옆에서 일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단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차별금지법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하고 통과시킨다면 그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교회 교인 중에도 트렌스젠더가 많다. 그런데 그분들이 왜 나를 거부하지 않고 우리교회에 나오겠나”라고 반문하며 “나는 동성애를 거부하고 동성애자들이 지옥 간다고 하면 동성애만 죄냐고 설교하기도 했다. 동성애를 정죄하면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치유되고 회복되는 길이다. 그렇지만 법으로 (동성애를 합법화) 해버리면 우리 아이들이 동성애를 배우게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차별금지법이 동성애 합법화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더니 “나는 그렇게 배웠고 인식하고 있다. 내가 틀렸다면 말해 달라. 공부가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인터넷에서 네이버에 뜨는 것을 보고 말하는 것밖에 없다. 성경 보기도 바쁘니까”라며 “나는 틀리면 틀렸다고 인정하는 사람이다. 또 과했다면 과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라며 “틀렸다면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 지지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심지어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광훈 씨 집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회를) 나간 교인들이 있다. 그러나 크리스천이고 목사라면 ‘문재인 대통령 죽이자, 죽이자’라고 하면 안 된다. 기독교인은 살리는 사림이어야 하지 않나”라며 “나는 양쪽에서 다 욕을 먹는 것 같다”고 억울해 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다. 

K 목사에게서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교인들에 따르면 K 목사는 시아버지인 오 모 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할 때 그 앞에서 당당하게 '세습은 안 될 일'이라고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알지 못한 정보를 강단에서 사실인 양 확언해 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스로도 인정했듯, ‘성경’과 ‘시대적 사명’을 강조하면서도 뉴스의 단편만을 보고 그것이 팩트인 것처럼 단정해 교인들에게 설파해 왔기 때문이다. K 목사의 사례에서 보듯, 총선을 앞두고 ‘반공의식’, ‘반동성애’, ‘반이슬람’ 등을 앞세운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과 분별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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