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철한 사명의식ㆍ진실성ㆍ쉬지 않는 기도생활ㆍ경건한 신앙ㆍ성령에 충만함 갖춰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의 반동성애 경향이 제104회기 주요사업에 가시화되고 있다. 총회장과 부총회장도 교단 안팎을 가리지 않고 반동성애 운동에 적극 협력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충현교회에서 진행된 예장합동 제104회 총회 모습. (사진=평화나무)
개신교인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목회자는 어떤 모습일까. 사진은 지난해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충현교회에서 진행된 예장합동 제104회 총회 모습.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바람직한 목회자, 좋은 목회자란 과연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 사실 무척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목회자라면 응당 갖추어야할 자질이나 자격에 대해 사람마다 그 기준이 동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 개신교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바람직한 목회자의 기준을 엿볼 수 있는 통계가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2012년 조사를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다. 당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소속 교회 담임 목회자에 대한 평가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1998년, 2004년 조사와 비교해 만족도가 떨어지는 추세이긴 했지만, ▲설교를 잘한다(88.3%) ▲리더십이 있다(78.4%) ▲신앙생활에 솔선수범(77.8%) ▲교인/행정 관리를 잘한다(74.6%) ▲권위주의적이지 않다(77%) ▲물질적 욕심이 없다(70%)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67.1%) 등의 항목에서 소속교회 담임 목회자에 대해 상당 부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교회 담임 목회자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권위주의적이지 않음(26.2%)’이였다. 뒤이어 ▲나에 대한 이해(16.98%) ▲설교 능력(16.53%) ▲리더십(11.92%) ▲개인적인 물욕이 없음(11.47%) ▲교인/행정 관리(8.94%)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원규 교수(감신대 종교사회학 은퇴교수)는 2013년 ‘한목협 제23차 열린대화마당’ 기조발제에서 “교인들이 담임 목회자에게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그의 인격, 인간성, 그리고 관계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 목회자 만족도를 평가할 때는 ‘도덕성’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했다. 구체적으로 ▲정직(35.99%) ▲윤리적 모범(25.07%) ▲솔선수범(15.86%) ▲지도력(10.35%) ▲권위주의(8.45%) ▲물욕(4.27%) 순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목회자에 대한 교인들의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목회자의 도덕성”이라며 “이것은 교인들은 목회자가 매우 도덕적이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따라서 목회자의 도덕성 상실은 교회의 이미지나 신뢰도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교회의 문제 중에 하나로 ‘목회자의 사리사욕/이기심/권위주의(개신교인 10.5%, 비개신교인 17.7%)’가 지적되거나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할 첫 과제로 ‘교회 지도자들(37.1%)’이 꼽히기도 했다.

이 교수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국교회에서 교회 지도자, 즉 목회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기독교의 목회자들이 제 역할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비기독교인들에게 강하게 인식되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에 대한 우선적인 책임은 교회 지도자 혹은 목회자에게 있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단 지도자와 초교파 단체 지도자의 영적, 도덕적 수준이 먼저 높아져야 한국교회는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17년 발표한 ‘2017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도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시급한 개선점으로 ‘윤리/도덕성(49.4%)’이 압도적으로 높게 지적됐다.

당시 조사결과 보고서에서는 “일반 국민들이 한국교회를 볼 때 목회자들의 윤리, 도덕성 문제를 매우 크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종교별로는 대체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무종교인(55.3%)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비율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에서도 ‘기독교 목사들의 삶(17.2%)’이 ▲불투명한 재정 사용(26.1%) ▲타종교에 대한 태도(21.9%)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학자들이 본 바람직한 목회자는?

바람직한 목회자와 관련한 신학자들의 연구도 있다. 정홍열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가 2008년 발표한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목회자상 – 종교개혁신학을 중심으로’에서는 ▲복음의 선포자 ▲어머니의 리더십의 실천 ▲제사장이 아닌 제물 ▲전신자의 제사장직 등을 바람직한 목회자상으로 제시했다.

정 교수는 “개신교의 목회자들이 자신의 직무를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에 뿌리를 박으려 한다면, 제사장직을 통해 배타적으로 구분되는 특권을 말하는 구약의 제사장직이 아닌 자신을 희생제물로 드림으로써 하나님과 인간을 중보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그 길을 따르는 의미에서 제사장직을 주장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제사장직보다는 스스로 희생제물이 된다는 사실에 더 큰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목사란, 권력화할 수 있는 직위가 아니라 희생이 따르는 섬김의 자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권리를 누리기보다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승호(그나데 선교센터), 문병하 교수(KC대학교)는 2008년 ‘21세기 한국 개신교 목회자의 바람직한 지도력’에서 한국교회의 위기의 일차적 책임은 교회를 이끌어가는 목회자에게 있다고 못 박았다. 세습, 불투명한 재정 사용, 행정적 전횡, 도덕적 비리 등에 목회자들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수많은 자생적 군소교단에 무수히 난립하는 인가 또는 비인가 신학교들로부터 그 지도자적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목회자들의 양산됨으로써 목회자의 질적 저하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목회자는 많지만 양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는 참 목자, 그리고 교회와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도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여기에 한국교회의 위기의 진원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형준 교수(백석대학교)는 2010년 목회자와 개신교인 652명을 대상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목회자상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전 교수의 ‘이상적인 목회자의 자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목회자와 개신교인은 목회자가 갖추어야할 5대 자질로 ▲투철한 사명의식 ▲진실성 ▲쉬지 않는 기도생활 ▲경건한 신앙 ▲성령에 충만함 등을 꼽았다. 중요하지 않은 3대 자질로는 목회자의 경우 ▲신비한 은사 ▲전문적 학위 ▲성도의 감정에 민감함을, 순서의 차이가 있지만 개신교인의 경우도 ▲신비한 은사 ▲성도의 감정에 민감함 ▲전문적 학위 순으로 답했다.

 

정재영 “좋은 목회자, 영성과 전문성 갖춰야”

강호숙 “바람직한 목회자라면 예수그리스도 닮아야”

박종현 “성경이 가리키는 모범적인 리더의 삶을 유지해야”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목회자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강호숙 교수(기독인문학연구원), 박종현 목사(전도사닷컴 편집장)와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Q. 바람직한 목회자의 기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재영 교수 : 좋은 목회자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영성과 전문성을 갖춘 목회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목회자는 일반 기독교인보다 말씀과 기도 생활을 통해 수준 높은 영성을 유지해야 하고 영적인 분별력과 세속을 초월하는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한 목회적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목회 전 영역에 대하여 탁월성을 갖춰야 하고 성도들을 원만하게 인도할 리더십도 갖춰야 합니다. 제왕적이고 권위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공동체의 유기적 화합을 위해 섬기는 리더십이 있어야 합니다.

강호숙 박사 : 좋은 목회자의 기준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 바람직한 목회자상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을 낮춰 성육신하신 분이시고, 특히 낮은 자와 병든 자, 소외된 자를 만나서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준 분이신 반면에, 기득권자나 권력가들, 종교지도자들의 위선과 허세와 교만을 꾸짖으신 분이셨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목회자란 겸손과 정직을 겸비하고, 절제와 성실, 그리고 의로움과 책임감을 지녀야 하리라 봅니다.

박종현 목사 : 바람직한 목회자란 자신의 존재와 언행을 통해 타인이 그리스도를 주목하도록 하는 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그림자가 그리스도의 영광을 가린다면, 그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을 것입니다. 많은 말보다 진실된 삶을 통해 복음을 설득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요구되는 바람직한 목회자상이라고 봅니다.

Q. 바람직한 목회자의 기준에 학력은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정재영 : 비인가 신학교나 군소 신학교가 모두 경영이나 교육이 부실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교육부의 감독에서 벗어나 있고 재정이 어렵다 보면 체계적인 교육이나 공신력 있는 학교 운영이 안 될 개연성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교단별 직영신학교에서 정규과정의 이수 없이 통신, 직영신학 등 편법과정을 통해 다수의 목회자들이 배출되고 있어 목회자의 자질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신학 교육을 하는 사이버 신학교가 우후죽순으로 늘어 신학교육에 목마른 만학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부실한 교육과 장삿속 운영을 하여 큰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주요 교단들의 경우 안정된 교세를 형성하고 있어 비교적 목사 안수를 남발하지 않고 목회자를 양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과정을 합리적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는 교계에서 합의된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호숙 : 학력 갖고 목회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목회자는 교인들을 위해 하나님 앞에 서는 자입니다. 교인들의 형편과 처지를 살피기 위해선 인간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목회자가 되기 위해선 기본적인 소양과 자질이 갖춰져야 합니다.

요즘에는 교인들의 학력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목회자는 단지 목회기술이 아니라, 최소한 인문학적 지식(문학, 역사, 철학), 과학적 지식과 커뮤니케이션 이론, 그리고 인간론과 함께 전문적인 신학교육을 이수해야 하리라고 봅니다.

박종현 : 소정의 과정을 거침으로서 상호간의 신뢰가 구축되어야 건강한 목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의 크기나 종류가 그 사람의 인격에 영향을 직접 미치지는 않지만, 수용 가능한 신학의 폭과 깊이를 결정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신학을 공부하는 속도와 양에 있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목회자라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직업윤리를 말씀해주신다면.

정재영 : 목회자의 직업윤리는 무엇보다도 소명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목회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성도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지만, 교회 공동체의 리더인 목회자에게 특히 더 요구되는 사항입니다. 목회자는 단순히 교회 경영자나 행정가가 아니라 하나님 백성을 온전하게 세우는 영적인 지도자로서의 소명을 항상 재점검해야 합니다.

강호숙 : 첫째 소명의식과 책임윤리, 둘째 도덕윤리, 셋째 성윤리, 넷째, 인간애와 연대의식입니다.

박종현 : 모든 공적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재정을 다루는 부분에 있어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교회의 자산은 교인들의 총유임을 인식하고, 그것이 사용됨에 있어 성경이 말하는 선을 이루는 데에 잘 사용될 수 있도록 경영하고, 그에 대한 결정을 민주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자신의 삶이 다른 이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성경이 가리키는 모범적인 리더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다양한 방면에서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Q. 최소한의 직업윤리마저 지키지 못하는 목회자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 – 개인, 교회, 교단, 공교회 측면에서 - 하는 것이 지혜로울까요?

정재영 : 공동체를 해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목회자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문제를 인지한 성도들이 교회 중직자들과 함께 의논해서 비공식적으로 목회자와의 면담을 통해서 시정을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를 공론화하기 이전에 목회자가 해명을 하거나 스스로 해결하고 수습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교회 차원에서 공론화를 하고 제직회나 공동의회와 같은 의결 기구를 통해 다루어서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문제는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들어서는 안 되고 양쪽의 주장을 모두 듣고 목회자에게도 반드시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강호숙 :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권위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대처하는 건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재 교회 내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교회나 교단에서는 오히려 남성 목회자 편을 들고 성범죄를 감추느라 여념이 없어서 피해 여성이 2차, 3차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피해를 당한 개인이 사회법에 호소하여 법정 다툼을 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성경에서는 죄를 범한 형제가 있을 때, 두 세 사람의 증참을 통해 권면하도록 말씀하고 있지만(마 18:15~18), 현재 개 교회, 노회, 교단, 공교회 측면의 대처는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의사결정권을 가진 자들이 대부분 남성들이고 종교 기득권자들이다보니 대부분 최소한의 목회자 윤리 강령이나 제제조항 조차 개설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목회자의 직업윤리를 제대로 갖추려면 내부적 성찰과 감시, 견제와 평가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리라 봅니다.

박종현 : 가장 중요한 것은 선례를 만들고 규칙을 정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따라 바르게 다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일정 기간 직무를 정지하거나 목회직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겠습니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때가 되었을 때에 일정 범위 안에서는 삶을 돌이키고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적절히 만들어 나가는 규칙 또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히려 회개를 주장하며 때 이르고 무리한 복귀를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Q. 지난해부터 ‘전광훈 현상’으로 대표되는 유례없는 극우개신교의 부흥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위기라고도 생각이 되는데요.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개신교인들의 바람직한 자세 혹은 태도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말씀해주신다면.

정재영 : 작년 한해를 돌아보면 우리 사회나 교회 모두 갈등으로 치닫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외치지만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더 큰 혼란으로 빠뜨리는 양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갈등의 치유자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자신을 희생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함으로써 죄악 많은 세상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메시아로 오셨지만 세상의 왕으로 군림하지 않으셨고 정치적인 선동가가 되지 않으셨습니다. 세속의 가치를 뛰어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보여주셨고 세상에서 무시당하고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소망을 안겨 주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이와는 사뭇 다릅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빠져서 성경의 가르침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성경 말씀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기 바쁜 모습입니다. 기독교인이라면 자신의 이념을 넘어 신앙을 바라보아야 하고 신념을 주장하기 전에 성경의 가르침을 되새겨봐야 합니다.

강호숙 : 극우개신교의 대표인물로 부상한 전광훈과 그를 추종, 맹종하는 수많은 교인들을 보면서,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인 ‘만인제사장설’을 잊어버리고, ‘목사교’가 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가 ‘카톡교’라 할 정도로, 교회중심주의, 집단폐쇄주의가 강해지면서, 집단의 논리에 휩쓸려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무방비 상태로 미혹 당하는 악순환의 구조가 된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개개인이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서야 하며, 목사의 말이라고 무조건 ‘아멘’하지 말고 믿음의 주체가 되어, 의심하고 때론 저항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열매로 알리라”고 말씀했기 때문에, 목사가 설교하는 ‘입’만 쳐다보지 말고, 목사가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는지, 정직하고 성실하며, 책임성이 있는지 행실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에는 신학, 신앙과 관련된 좋은 책들이 많이 출판되며, 기독인문적 강의나 세미나, 다양한 성경 읽기 강좌를 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극우개신교는 ‘반공주의’에 기반을 두어 ‘레드 컴플렉스’(red complex) 트라우마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평화통일과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려는 정책을 ‘사회주의=공산화’로 해석함으로써 국민을 호도하고 있으며 분열에 빠뜨리는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성경해석이 지나치게 레드 콤플렉스화 되지 않도록 신학적으로 다양하고 포괄적인 성경신학적, 교회사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종현 : 역사를 공부하고 성경이 말하는 공공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성찰해야겠습니다. 성경의 눈으로 정치를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정치가 발휘하고 있는 힘과 방향이 성경이 이루고자 하는 그것에 부합하는가 입니다. 국가권력이나 정치세력 역시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 있는지 살펴보고,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키워야겠습니다. 그것이 교회 안에서부터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지난 9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홀에서 열린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초청 특별 구국강연회’ 실시간 생방송 채탕방에서 전광훈 씨 지지자들의 발언들.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지난 9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홀에서 열린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초청 특별 구국강연회’ 실시간 생방송 채탕방에서 전광훈 씨 지지자들의 발언들.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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