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국 압색 누설' 본격 수사...부산의료원 CCTV 분석 중

청와대 국민청원에 28일 ‘기밀누설죄를 범한 윤석열 총장을 처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9월 18일 오전 현재 46만2443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검찰이 조국(58)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압수수색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힘을 싣는 증언과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TV조선은 지난달 27일 “조국 딸 장학금 교수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깊은 역할’”이라는 보도를 단독으로 내보냈다. 조 후보자 딸에게 과거 장학금을 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컴퓨터에서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자신이) 깊은 역할을 했다”는 이메일과 문서 등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가자, 검찰만이 알 수 있는 문건 내용을 TV조선이 보도한 것은 기밀유출이라는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28일 ‘기밀누설죄를 범한 윤석열 총장을 처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원글을 올린 청원인은 “윤석열은 압수수색에서 나온 교수에 관한 정보를 압수가 되어 정보가 검토되자마자 즉시 조선일보에 전달했다”며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9월 18일 오전 10시 53분 현재 46만2443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검찰은 수사내용을 누설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한데 대해 "압수물을 언론에 유출했다거나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방송을 대동했다는 등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검찰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현직 법조인들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압수수색 절차상 문건을 유출한 것은 검찰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디지털포렌식 업체 관계자 A 씨는 최근 <평화나무>를 통해 “기본적으로 검찰이 하드 카피를 압수할 경우 디지털 증거 수집 및 처리 등에 관한 규칙 제2장 제12조 압수절차에 따라 압수 목록을 별도로 적어 압수당한 측에 교부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압수 목록 리스트만 바탕화면 등에 파일로 저장되기 때문에 리스트만 보고 특정 파일 위치까지 찾아갈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또 “파일 자체를 바탕화면에 두지 않기 때문에 바탕화면에서 해당 파일을 찾아서 봤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리스트를 보고 해당 내용이 기록된 메일을 추정해 찾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그 파일은 이메일일 가능성이 큰데, 이메일이 바탕화면에 저장되어 있을 가능성은 더더욱 낮다”고 설명했다. 특정 파일을 찾아 해당 위치까지 갈 수 있도록 알려준 사람이 있었다는 뜻이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기호 변호사 역시 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컴퓨터에 '위조된 표창장 파일이 있었다'는 TV조선 보도의 출처는 100% 검찰이라고 단언했다.
 
서 변호사는 "'정경심 교수 컴퓨터에 여러 가지 파일들이 들어 있었다. 파일들이 위조 물증이라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으로 미루어볼 때, 그 파일들은 검찰이 알려주지 않는 이상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보도는 검찰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게 아니기 때문에 검찰 관계자가 몰래 흘린 것“이라며 ”이는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이 틀림없이 직접 날인이 아닌 PC로 위조한 내용으로 정경심 교수의 공소장을 변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앞서 박훈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 압수수색에 관한 내용을 TV조선에 알렸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을(성명불상자) 피고발인으로 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하는 고발장을 우편 발송했다”고 밝혔다.
 
(출처=박훈 변호사 페이스북)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고발인(박훈 변호사) 조사를 마치고 부산의료원에 출동해 관계자 4명을 현장 조사했다. 또 부산의료원에서 임의 제출받은 CCTV 영상 자료를 분석 중이다. 경찰은 CCTV 등 자료 분석이 끝나는 대로 압수수색 당시 부산의료원에 출입한 의료원 관계자, 언론인, 검찰 수사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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