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호산나교회 홈페이지 캡처)<br>
(출처=호산나교회 홈페이지 캡처)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부산 호산나교회 원로인 최홍준 목사가 “그분(전광훈)은 정말 애국 목사이며, 말실수가 있다 해도 사생활 면이나 모든 면에서 훌륭한 목사”라고 평가했다. 최 목사의 이번 평가는 전 씨가 자신을 '성령의 본체'라고 한 발언이 공개된 이후여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최홍준 목사는 21일 “전광훈 씨가 스스로 ‘성령의 본체’라고 한 발언을 모니터했는데, 여전히 전광훈을 지지하느냐”는 <평화나무>의 질문에 “(스스로) 성령의 본체라는 말을 누가 이해하겠나”라면서도 “그분(전광훈)의 말실수를 가지고, 평화나무는 어디 계통이냐”고 반문했다. 

전 씨의 이단적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일 뿐인데, <평화나무>가 왜 이 부분을 문제 삼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목사는 이날 “전광훈 씨를 목사로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리어 기자에게 “전광훈 목사가 하는 애국 운동의 본체를 아느냐? 나라가 공산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사파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최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사파라는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의 글을 봤느냐”고 되물었다. 재차 “그분(김문수)이 그렇게 주장하면 사실인 거냐”고 물으니 “(문재인 대통령이)  신영복을 존경한다고 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문재인 대통령이 좌파고 주사파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데 어떻게 평화나무만 모르나. 공부 좀 하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전광훈 씨와 그의 주변 인물들은 '신영복 선생은 간첩'이며, 이러한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평창동계올림픽(2018)에서 발언한 문재인 대통령도 빨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영복 선생은 이른바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20일을 복역했다. 그러나 그는 통혁당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통혁당 최고 책임자인 김종태, 이문규 등 핵심간부들을 만나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1970년 무기수로 형이 확정된 직후에는 전향서도 썼다. 1988년 8월 14일 특별 가석방됐고 10년 뒤인 1998년 3월에 사면 복권됐다.

출소한 이듬해인 1989년부터 2014년까지 25년간 성공회대학에서 한국사상과 중국 고전, 정치경제학 등을 강의했다. 그의 강의에는 재학생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청강생이 줄을 이었다. 2006년 8월 신영복 교수의 정년 퇴임식에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노회찬·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등 정계 인사 외에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학수 삼성전략실 부회장, 이현재 호암재단 이사장, 소설가 조정래, 이소선 전태일 열사 어머니 등 사회 각계인사가 참석했다.

그는 젊은 시절을 사상범으로 감옥에서 보냈으나 꼰대스럽지 않은 휴머니스트로, 우리 시대 지성으로 불리며 많은 지성인의 존경을 받았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더불어 숲> <강의> <담론> 등 주옥같은 저서를 남겼고, 서화로도 일가를 이뤘다. 

젊은 날 통혁당 관련자로 옥고를 치렀다는 이유만으로 신영복 선생을 '간첩'으로 모는 것은 그야말로 냉전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철지난 색깔론에 지나지 않는다.  

최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공산화하고 있다면, 드러난 현상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는 “전광훈 목사님이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할) 7가지(이유)를 내세웠다”며 “7가지 주제에 다 동의한다. 원전을 왜 폐기하느냐. 전력을 못 쓰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북한이 좋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파 유튜브도 한 번 보라”고 기자에게 권유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에너지 전환정책 추진에 따른 체계적 전략 수립을 위해 장관 직속의 '에너지전환 국민소통 TF'를 구성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지향점으로 삼는 것은 원전사고의 위험 등으로부터 벗어나고 청정에너지 시대로 나아가자는 취지다. 전력을 못 쓰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거나, 북한이 좋아하는 것이란 주장은 근거가 전혀 없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급진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아니다. 2017년 6월 가동을 멈춘 고리 1호기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영구폐쇄가 결정됐는데, 설계수명 30년을 넘기고 설비가 노후화하면서 고장이 잦아진 것이 원인이었다.

월성1호기는 2018년 12월 24일 영구폐쇄 결정이 이뤄졌다.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고장, 설비 결함 등으로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최근 ‘정부가 경제성 평가를 고의로 축소·왜곡해 월성 원전(핵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했다’는 보도를 이어가자,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산업부)는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또 원안위는 지난해 2월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안을 심의·의결했다. 신고리 4호기의 설비용량이 월성 1호기 설비용량의 2배가 넘는다. 또 문재인 정부는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추가로 핵발전소를 폐쇄할 계획이 없다.

자유한국당은 15일 1호 공약에 탈원전폐기를 포함하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내 원전과 관련한 터무니 없는 주장을 내세워 왔다. 하다못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실관리’ 때문에 심각해진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탈원전 탓으로 둔갑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지난해 전 씨의 신성모독 발언(“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은 후에도 <평화나무>를 통해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발언은 신성모독 발언이 맞지만, 앞뒤 문맥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고 판단해 말해줄 수 없다”며 “사람에게는 약점이 있기 마련이고, 그 부분(이단성 발언)은 신학자들이 풀어야 할 부분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왈가 왈부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분(전광훈)의 시국선언에 동의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한 행위를 보면, 동계올림픽에서 그 사람을...신영복? 존경한다느니, 지금까지 해온 모든 정책이 그렇다. 주사파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또 그 주장의 근거로 보수 유튜브를 꼽았다. 이어 “아들 딸들이 내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불편해하니,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홍준 목사는 정필도 수영로교회 원로목사와 함께 전광훈 씨가 이끄는 반정부 집회의 부산지역 상임대회장을 맡고 있다. 두 원로목사는 지난해 12월 5일 열린 전광훈 초청 교계 지도자 구국기도회에 참석해 전 씨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최 목사는 “전광훈 목사님의 투쟁과 싸움은 목사님 혼자가 아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믿음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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