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비판 목소리 잠재우려 본보기 삼았나

전광훈 씨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이른바 ‘광야교회’ 집회를 이끄는 조나단 목사(한국기독교부흥사회 전 공동회장)는 최근 완도 A교회 J 목사를 저녁 8시 집회 설교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수차례 비방하고 공격을 선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너알아TV, 연합뉴스)

[평화나무 정병진 기자] 완도지역의 한 목회자가 최근 전광훈 씨 측근과 추종자들 사이에서 공격의 대상이 되는 모습이다.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반정부 집회를 주도하면서 선거법위반·내란선동·사문서위조·기부금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전광훈 씨를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전 씨에 대한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건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도록 본보기를 삼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전광훈 씨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이른바 ‘광야교회’ 집회를 이끄는 조나단 목사(한국기독교부흥사회 전 공동회장)는 최근 완도 A교회 J 목사를 저녁 8시 집회 설교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수차례 비방하고 공격을 선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A교회와 J 목사의 실명을 여러 차례 거명하면서 “그 X은 김정은보다 더 나쁜 X,” “김정은의 지령을 받았다,” “목사의 탈을 쓴 거짓 선지자,” “생긴 것도 꼭 계룡산 도사 같이 생긴 X” 따위의 비방을 일삼고 있다. 

앞서 J 목사는 지난해 12월 27일 저녁 인천 주안장로교회에가 개최한 평신도 사역 세미나에 초청돼 평신도 사역의 중요성을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약 90분간 특강했다. 그는 다년간 축적한 현장 경험을 소개한 후 특강 후반부에 각종 막말과 불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전광훈 씨에 대해 “아! 누가 전광훈이 저것 좀 없애버렸으면 좋겠어. 전라도 말로 환장하겠어, 진짜 어찌 저런 똘곳이 나와 갖고 사람을, 이렇게 교회를, 기독교를 이 망신시키냐 이거여!”라 잠깐 언급한다. 영상에는 J 목사의 문제의식에 이심전심으로 공감하는 듯한 청중의 웃음소리도 담겼다. 

그는 23일 당시 발언의 취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위해 평신도 사역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대목에서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인데 그 부분만 편집해 악랄하게 이용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TV 보기가 두려운 상황이 됐는데 부끄럽다. 이렇게 된 이유가 목사 1인에게 교회 권력이 집중되어 있어서 그렇다. 목사는 수퍼맨이 아닙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전광훈을 예로 들어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 목사는 “전광훈 씨가 더 이상 언론이나 방송에 오르내리며 기독교 망신을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한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조나단 목사는 광야교회 집회 때 해당 영상을 반복해서 틀어주며 J 목사와 그가 담임하는 A교회에 대한 비방과 공격을 수차례 거듭하는 중이다. 

그는 지난 1월 3일 저녁 집회 설교에서 “주안장로교회에서 분명히 이 사람(J 목사)이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거는 빨갱이 중에, 간첩 중에 간첩이여 이거는. 내가 더 심한 말도 하고 싶지만 나도 더러워서 얘기하고 싶지 않고 이건 우리들까지 다 죽이라는 얘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주안장로교회서, 이런 막말을. 전광훈 목사님 말씀, 그거하고는 다르지요. 이거는. 이거는 아니죠”라고 했다. 전광훈의 각종 막말과 J 목사의 발언은 차원이 다르다는 뜻을 지지자들에게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J 목사를 일컬어 “이거는 목사도 아니다. 이건 빨갱이 중에서도 완전히 무슨 김정은한테 직통 연락을 받은 X다”라며 “이럴 수 있냐 이 말이다. 전광훈이를 죽이라는 얘기는 나도 죽이란 얘기고 여러분도 다 죽이란 얘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완도 A교회) 교인들이 다 나오든지 회개하든지 그러지 않으면 끝까지 간다”고 덧붙였다. 

J 목사와 완도 A교회에 대한 욕설과 비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집회에서도 수차례 공격적인 비난을 쏟아내는가 하면 청중들에게 “(해당 교회에) 항의 전화를 하라”며 교회 전화번호를 알려주기도 했다. 또 J 목사 소속 교단 총회에 J 목사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고, 해당 교회 장로들과 평신도들에게는 “담임 목사를 쫓아내라”고 압력을 가했다. 

13일 집회에서는 “완도 A교회 성도들이여, 이번 주에 그 X을 당장 끄집어 아주 패대기치지 않으면 당신 교인들도 다 빨갱이로 알겠다! 이건 농담하는 게 아니다. 전 세계에서 당신들 집단 공격할 거니까!”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17일 집회때는 “순국결사대, 뭐가 순국결사대 허는 거여? 이런 걸 막아줘야지. 이은재 목사님, 빨리 순국결사대 동원을 해서 이거를 막아야 될 거 아니냐고!”라며 순국결사대가 이 사안에 적극 나서도록 부추기는 발언도 했다. 

19일 집회에서는 J 목사를 초청한 주안장로교회 주승중 담임목사에 대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주 목사가 J 목사 같은 사람을 초청해 문제의 발언을 듣고도 당시 즉각 제지하거나 이후에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이 XX아, 계속할 거다. 두고 봐, 박살날 때까지 할 거야”라고 덧붙였다. 

조나단 목사는 주안교회 어느 집사가 보내준 메시지라며, 주승중 목사가 12일 주일 아침 예배 설교 전에 언급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 27일 문제의 집회에서 J 목사가 주제와는 다르게 약 15초 동안 개인의 의견을 피력한 것인데 유튜브나 각종 매체에서 주안교회를 좌파교회로 프레임을 씌우고 자신의 할아버지 주기철 목사의 얼굴에 똥칠을 하지 말라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고 하파(하나님파)다.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지지하고 공산주의와 유물론은 배척하고 WCC를 사탄의 집단으로 주장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목사는 완도 A교회가 지난해 제작한 교회 달력 사진도 문제 삼았다. 10월 달력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사진이 실린 사실을 들며, “어떻게 교회 달력에 북한 김정은 사진을 실을 수 있느냐”며 J 목사를 북한과 연계된 인물인 것처럼 비난했다. 

J 목사는 전 씨 측의 이러한 공격성 발언에 대해 “(완도성광교회 달력은) 성도들이 위원회에서 자체 제작하고 해마다 주제가 다른데, 작년은 주제가 ‘통일’이라 그 사진이 들어갔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는 빨갱이로 보이는 모양”이라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교회에 일체 대응을 삼가라고 지시해 두었다”며, “(주안제일교회 특강) 당시 발언은 그 대목만 보면 일부 오해의 소지는 있으나 그걸로 이 같은 무차별 공격을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내 발언을 빌미로 무차별 공격을 가함으로써 지금 전광훈 씨를 중심한 극우 집회를 다른 목회자들이 비판하지 못하도록 잠재우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며 “대응할 가치를 못 느끼지만 굴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해 12월 26일, 전광훈 · 조나단 · 이은재 목사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검찰에 구속 영장 신청을 한바 있다. 

개천절 날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면서 탈북자 단체를 선동해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게 함으로써 폭력 사태를 유발시켰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이튿날 검찰은 이들 중 조나단 목사를 제외한 전광훈 · 이은재 목사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어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 2일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두 사람에 대한 영장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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