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총회장 출입 봉쇄..."김정은 xx나 빠느나 힘들겠다" 막말도

전광훈 씨가 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5 (사진=연합뉴스)

전광훈 씨가 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5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기총 정상화를 요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낼 것을 예고했다. 

전 씨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기총 총회장 선거에 단독 후보로 출마해 제26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선출했다. 전 씨는 다음날인 31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유통일당 창당대회를 열고 정치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 씨가 총선을 앞두고 보수 개신교인들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한기총을 이용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전 씨는 지난해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꿰찬 후,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면 각종 불법을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 씨가 받고 있는 혐의만 내란선동·기부금품법 위반·선거법 위반 등 10여개에 이른다. 

그런데 불법은 광장에서만 표출된 것이 아니다. 전 씨는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을 꿈꾸며 지난 1년간 한기총의 정관과 운영 세칙을 깡그리 무시한 채 불법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내가 곧 법'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 위한 질주 

우선 이번 선거부터가 불법 논란에 휩싸일 소지가 크다. 이번 총회는 과반인 총 153명(출석 134명, 위임 19명)으로 개회가 성사됐다. 재적인원 272명의 과반인 136명을 넘겼다는 것. 

그러나 비대위측에서는 이날 참석한 총회대의원 숫자가 훨씬 적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날 전광훈 씨의 연임에 반대하는 대의원들의 출입은 철저히 봉쇄하면서 짜놓은 각본아래 박수로 전광훈 대표회장 연임을 추대했다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충분해 보인다. 

또 340명이었던 한기총 대의원 숫자는 전광훈 씨가 대표회장직을 맡은 후, 대폭 줄었다는 것이 비대위의 설명이다. 전 씨가 그동안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마음대로 제명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전 씨는 그동안 자신에게 우호적인 표를 확보하기 위해 구성원을 자기 사람들로 채우고 한기총을 사조직화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광훈은 자신이 운영하는 청교도영성훈련원 소속 인물들을 총 28명 대신교단 인물 11명 총 39명을 꽂았다. 뜻을 함께하고 있는 ANI선교회(이예경 대표)까지 합하면 42명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26일 열린 한기총 제30-2차 임시총회보고서에 수록된 임원과 위원장에서 청교도영성훈련원 소속이거나 전 씨의 최측근인 인물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기총 명예회장은 전광훈 씨 교회의 원로이기도 한 오재조 목사를 포함시켰고, 회계와 부회계 모두 청교도영성훈련원 사람들로 채웠다. 감사 2명 중 한명도 자신의 법률대리인이자 기독자유당 총재인 고영일 변호사다. 상임위원장 40명 중 15명과 특별위원회 위원장 15명 중 6명도 청교도영성훈련원 사람들을 포진시켰다. 그동안 전 씨가 대표회장 연임의 기틀을 차곡차곡 닦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절차상 논란의 소지가 크다. 한기총 정관과 운영세칙에 따르면 단체가 한기총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설립 5년 이상, 회원 1만명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또 단체 파송 총회대의원과 실행위원 정수는 실행의원 결의로 배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청교도영성훈련원 실제 회원 숫자가 1만명 이상인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인지도 의문이다. 

교단의 경우 200교회 이상, 10개노회(지방회)이상, 교인 1만명 이상이 되어야 회원권 자격이 주어진다. 또 교회수 201-300교회 이하는 총회대의원 3명, 301-500교회 이하는 5명, 501-700교회 이하는 7명, 701-1000교회 이하는 9명, 1001-2000교회 이하는 11명, 2001-3000교회 이하는 13명, 3001-7000교회 이하는 19명, 7001-10000교회 이하는 22명을 파송할 수 있고, 1만 교회 이상인 경우 최대 25명까지 총회대의원을 파송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전 씨가 설립한 교단(대신복원)에는 약 100명 정도가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기총 가입 기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전 씨는 자신이 설립한 실체도 모호한 교단을 한기총에 가입시킨 것도 부족해 총회대의원을 11명이나 파송시킨 것이다. 

비대위는 지난해 9월 26일 정관을 개정해 253개 지역연합을 가입시키고 기독교연합기구로 설립된 한기총이 특정정당(기독자유당)과 MOU를 맺은 것도 불법적 요소라고 꼬집었다. 이 과정 역시 전 씨의 독재적, 불법적 요소가 다분했다. 이에 비대위는 지난해 전광훈의 독주와 불법으로 진행된 제30-1~17차 임원회와 임시총회에 대해 ‘총회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한 바 있다. 

전 씨가 한기총 대표회장을 맡은 후 인사는 징계와 회유로 점철됐다. 전 씨가 자신의 직무대리로 세운 박 모 목사 등은 이미 직전 총회에서 공금 횡령혐의로 한기총 조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인물들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전 씨는 이들을 자신의 직무대리, 사무총장, 공동회장 등 임원으로 세우면서 한기총 후원금으로 들어오는 수익을 7:3으로 나눠갖자고 제의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전광훈 씨는 이미 2019년 대표회장직에 오를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대표회장 출마를 위해 필요한 신원조회서와 교단 추천서를 정상적으로 제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시 한기총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였다. 

특히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29일 전 씨의 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형을 확정했다. 또 전 씨 스스로 지난해 자신이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 설교에서 “지금껏 고발당한 횟수가 80여건이 넘는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뿐아니라 전 씨가 소속되어 있던 백석대신 교단은 지난해 8월 30일 전 씨의 목사면직과 제명 출교를 결정했다. 백석대신 총회는 지난해 전 씨에 대해 △신앙과 행위가 성경이나 헌법 또는 본 헌법에 의거 제정된 규정을 위반한 행위 △예배 방해 행위 △이단 행위와 그에 동조한 행위 △기독교인으로서 심히 부도덕한 행위 등 11가지 항목을 근거로 면직 제명했다. 또 전 씨는 시벌 받은 중에 또 다른 범행을 자행해 헌법 제94조에 따라 가중 시벌을 받았다. 

지용길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가 열린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전광훈 씨의 불법성을 고발하는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사진 평화나무)
지용길 목사가 30일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가 열린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전광훈 씨의 불법성을 고발하는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사진=평화나무)

                                                  

 

반대파 봉쇄 위해 경찰 호출까지
평화나무 취재진에게 막말 “김정은 xx나 빠느라 힘들겠다”

이날 총회장 앞에는 정장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장정 여러 명이 배치됐고, 총회에 참석하려던 대비위 소속 목사들의 출입은 철저히 봉쇄당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총회효력정지가처분신청이 일부 받아 들여져 당시 제명됐던 임원 7명의 제명 결정 효력이 정지됐지만 출입부터 막혔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전 씨가 한기총의 이름으로 후원을 받으면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계좌를 사용한 것은 한기총 공금을 횡령한 행위라고 고발했다가 전 씨에 의해 제명 조치됐다. 비대위 관계자들이 항의하자, 전 씨 측에서는 총회를 방해한다며 경찰까지 호출하는 소동을 벌어졌다. 

평화나무의 출입도 저지당했다. 평화나무 취재진이 총회장에 들어서려 하자, 선글라스를 쓴 장정 하나가 거칠게 밀며 밖으로 밀어냈고, “김정은 xx나 빠느라 힘들겠다”, "쓰레기"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 총회장 내부에서 평화나무 취재진을 색출하는 소동도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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